대화한다는 착각 - 열심히 말하는데, 왜 마음은 멀어질까?
마이클 니콜스.마사 스트라우스 지음, 윤삼호 옮김 / 교양인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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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교양인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대화한다는 착각>


✨️ 전선을 잘라놓고 불이 켜지길 바라는 이들에게

​"우리는 대화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각자 말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다"

​친구를 만나 직장 상사 욕을 한바탕 늘어놓았는데,
돌아오는 길에 이상하게 공허했던 경험이 있을 거예요.
내 말이 끝나자마자
"맞아 우리 부장도 그래!"라며 자기 경험을 얹고
섣부른 조언을 쏟아내는 친구의 모습에서 묘한 섭섭함을 느꼈다면,
여러분은 이미 '대화한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던 거에요.

임상심리학자 마이클 니콜스의 이 책은
우리가 나누는 수많은 소통이 왜 진정한 연결에 실패하는지,
그 심리적 원인을 투명하게 해부해요.
​소설이나 영화처럼 극적인 사건을 다루지 않는데도
책장을 넘길 때마다 뜨끔한 자괴감이 밀려오더라고요.
우리는 겉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머릿속으로는 다음에 내가 무슨 말을 할지 궁리하는 '대기실형'
틈만 나면 내 경험담으로 화제를 채어가는 '가로채기형'
공감보다 정답을 내놓기 바쁜 '해결사형' 습관을 저지르곤 하니까요.
저자는 이를 '자기애적 거짓 관심'이라고 불러요.
상대에게 몇 분간 발언 기회를 주는 척하지만
사실은 대화 주도권을 쥘 시간만 안절부절 기다리는 이 가짜 경청은,
마음을 열었던 상대에게 뺨을 얻어맞은 듯한 배신감을 남기죠.

​책은 우리가 남의 말을 온전히 듣지 못하는 이유가
성의 부족뿐만이 아니라,
내면의 불안과 과거의 상처 때문이라고 짚어내요.
상대의 말이 내 안의 억눌린 방아쇠를 당기면
머릿속에는 시끄러운 잡음이 울려 퍼지고, 이해의 문은 닫혀버려요.
특히 부부나 부모 자식처럼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의 사소한 불만을 나를 향한 공격이나 통제로 받아들이기 쉬워
말이 날카로운 무기가 되곤하죠.
다 큰 성인이 부모 앞에만 서면
순식간에 방어적인 십 대 시절로 돌아가 무력해지는 현상 역시,
내면의 상처가 현재의 대화를 왜곡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듣지 않고 말하려는 것은 전선을 싹둑 잘라놓고
어떻게든 전등이 켜지길 바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문장처럼, 저자는 나를 잠시 내려놓고
상대의 마음에 머무는 '이타적 절제'를 제안해요.
내 의견을 앞세우기 전에
상대의 감정부터 살피는 '반응적 듣기'를 하고,
"당신을 비난하려는 게 아니야"라며
상대의 불안을 낮춰주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거죠.
가치관이 완전히 정반대라 도무지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도,
반박할 허점을 찾는 대신 순수한 호기심으로
그 사람의 신념을 끝까지 들어주는 태도가 필요해요.
나와 다른 독립적인 존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이 훈련을 통해서만 꽉 막힌 관계에 진짜 평화가 찾아오니까요.

​인간에게 이해받고 싶은 마음만큼 강렬한 본능은 없어요.
우리는 내 속마음을 온전히 받아주는 상대에게 깊은 안도감을 느끼고,
내 말을 들어주는 사람을 사랑하게 돼요.
쏟아지는 스마트폰 알림과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조바심 속에서
진짜 연결을 잃어버린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내 귀를 막고 있던 자의식을 비워내고
상대를 향해 온전히 주파수를 맞추는 법을 배울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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