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렌디피티
요기 허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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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아프로스미디어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세렌디피티>


🕯️ 가장 이성적인 심리 전문가가
가장 비이성적인 사랑의 미궁에 빠져들 때

​누구보다 차갑고 예리한 메스로 타인의 상처를 도려내던
20년 차 임상 심리 전문가 심동만.
하지만 그녀의 등 뒤에는 희귀병 ‘스틸씨병’이 새긴 만성 통증과
이혼이 남긴 고독의 흉터가 문신처럼 새겨져 있어요.
곪아 터지기 직전의 일상을 간신히 지탱하던 그녀에게
어느 날 밤 찾아온 데이팅 앱 ‘세렌디피티’와 파병 미군 ‘케니’는
마른 장작 같던 삶에 던져진 위험하고도 달콤한 불씨였어요.

​<세렌디피티>는 화면 너머의 낯선 타인에게 영혼을 저당 잡힌
한 여자의 위태로운 비행을 다룬 심리 스릴러에요.
단 한 번도 마주한 적 없는 연인을 구하기 위해
50만 달러가 든 배낭을 메고 태국과 미얀마 국경의 무법 지대
‘두리안 콤플렉스’로 향하는 그녀의 여정은
사랑이라는 이름의 구원인지
혹은 정교하게 설계된 지옥인지 묻게 만드더라고요.

​❓ 정글의 심연 속에서 마주한 3가지 고독의 단상

​✔️ “발열이 좋은 느낌이긴 처음이었다” – 결핍이 낳은 환각

스틸씨병의 통증과 열은 동만에게 평생 저주이자 감옥이었어요.
하지만 케니와의 대화, 그리고 상상 속의 만남에서 오르는 열기는
처음으로 그녀에게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죠.
이성이 마비된 자리에 들어앉은 이 기묘한 열꽃은
지식과 논리로도 채울 수 없었던
인간 본연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처절하게 보여줘요.
잊고 싶었던 설렘에 한이 맺힌 그녀에게
케니는 존재 자체가 유일한 진통제였던 셈이죠.

​✔️ 독점욕을 버린 ‘숨은 연인’이라는 위험한 계약

동만은 결혼이라는 낡은 제도를 비웃으며
케니의 숨은 연인이 되는 스릴을 즐겨요.
사랑을 '상대'가 아닌 '내 마음속 감정'으로 정의하는
그녀의 논리는 언뜻 자유로워 보이지만
사실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사지로 몰아넣는 합리화에 가까워요.
실체 없는 연인을 위해 전 재산을 들고
정글로 향하는 비이성적인 행동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이성적인 전문가의 머릿속에서
완벽한 논리로 재조합되더라고요.

​✔️ 지도에도 없는 요새, ‘두리안 콤플렉스’의 하이퍼 리얼리즘

소설의 무대인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대는
최근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실제 납치·실종 사건들을 연상시키며
서늘한 공포를 자아내요.
외부와 단절된 기이한 요새와 폭우가 쏟아지는 정글의 묘사는
동만의 일그러진 내면을 형상화한 듯 압도적이에요.
과연 그녀가 정글 끝에서 마주할 것은 그토록 갈구하던 사랑일까요
아니면 차갑게 식어버린 조작된 데이터일까요?

​💡 감각을 깨우는 법: 고독의 난기류 속에서 나를 직면하기

📍​‘열기’의 정체 확인하기
가끔 가슴이 뜨거워지거나 설레는 기분이 들 때
그것이 진정한 연결에서 오는 온기인지
아니면 결핍이 만들어낸 '통증의 변주'인지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내 감정의 주인이 누구인지 아는 것만으로도
위태로운 비행을 멈출 수 있으니까요.

📍​디지털 너머의 ‘실체’ 감각하기
화면 속의 다정한 문장들은
때로 진짜보다 더 진짜처럼 느껴지곤 해요.
하지만 그 너머에 있는 것이 온기를 가진 사람인지
아니면 나의 욕망이 투사된 그림자인지
의심해 보는 태도가 필요해요.

📍​나의 ‘스틸씨병’ 인정하기
누구에게나 남들에게 말 못 할
만성적인 마음의 통증이 하나쯤은 있더라고요.
그 상처를 숨기기 위해
무리한 '세렌디피티(뜻밖의 행운)'를 쫓기보다
그 통증 자체를
내 삶의 일부로 담담하게 받아들여 보는 건 어떨까요?

🏷 ​그녀는 과연 어디에 있는 걸까요?
소설의 첫 문장이 던진 이 질문은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해서도
가슴 한구석을 무겁게 짓누르더라고요.
심동만이 쫓았던 것이 '케니'라는 실체였는지
아니면 단 한 번이라도 온전해지고 싶었던
자기 자신의 환상이었는지 되돌아보게 되고요.
​가장 정갈하게 닦인 상담실을 벗어나
진흙탕이 뒹구는 정글로 뛰어든 그녀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가슴 속에 품고 있는 '미친 사랑'의
극단적인 단면인 것 같아 소름 돋기도 했어요.
예측 불허의 전개 끝에 그녀가 무사히 착륙했는지
아니면 영원히 그 습한 정글의 미궁 속에 갇혔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지독하게 흥미로우면서도 서글펐네요.
타인의 상처는 잘 보면서
정작 내 발등의 불은 보지 못하는 우리 모두에게
이 소설은 아주 아프고도 선명한 거울이 되어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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