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의 문화사 - 사물의 생김새로 읽는 인간과 문명 이야기
서경욱 지음 / 한길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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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한길사 출판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형태의 문화사>


​🗿 당신이 쥐고 있는 스마트폰
왜 그 크기여야만 했을까요?
– 우리 몸이 설계한 문명의 비밀

​동전은 왜 동그랗고 지폐는 왜 네모날까요?
동전은 주머니 속에서
어느 방향으로든 매끄럽게 굴러야 하고
지폐의 폭 6.8cm는 인간의 손아귀가 움켜쥐기에
가장 완벽한 수치이기 때문이죠.
<형태의 문화사>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사물과 공간 속에 숨겨진 '인간 몸의 흔적'을 추적하는
흥미로운 관찰기에요.

​영국 노섬브리아대 서경욱 교수는
문명이란 '몸의 확장'이라고 말해요.
야구공 크기에서 시작된 문고리의 비밀부터
스마트폰을 숭배하는 현대인의 심리까지
우리 몸이 빚어낸
물질 세계의 민낯을 함께 들여다볼까요?

​❓ 사물의 형태 속에 숨겨진 3가지 신체적 진실

​✔️ 왜 우리는 세로 영상(쇼츠)에 그토록 열광할까요?

우리의 눈은 가로로 길게 배치되어
배경을 넓게 보기에 유리하지만
정작 양쪽 눈이 동시에 선명하게 집중할 수 있는
영역(양안시)은 의외로 세로가 더 길어요.
맥락보다 특정 인물이나 대상에
강력하게 몰입하게 만드는 초상화나
스마트폰 쇼츠 영상이 세로형인 건
인간 광학 구조의 약점을 정확히 파고든
지극히 합리적인 선택이었던 셈이죠.
형태는 이미 우리 눈의 구조가 가진
'집중의 비밀'을 알고 있었어요.

​✔️ 왜 한국인은 화장실 슬리퍼에 유독 예민할까요?

한국과 일본처럼 현관이라는 낮은 공간을
명확히 구획한 나라는 세계적으로 드물어요.
온돌과 마루 문화 덕분에
'바닥'이 휴식과 식사의 중심이 되면서
우리는 깨끗한 높은 곳과 더러운 낮은 곳을
본능적으로 구분하게 되었죠.
우리에게 안과 밖의 경계는
벽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아니라
신발을 벗고 맨발이 되는 '몸의 동작'으로 결정되는
심리적 성벽과 같아요.
화장실 슬리퍼를 신는 행위는
그 더러운 낮은 곳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려는 아주 오래된 문화적 본능인 거죠.

​✔️ 스마트폰은 왜 점점 매끈한 돌덩어리가 되어갈까요?

최근 스마트폰 디자인은 배터리 교체 슬롯도
물리적 버튼도 사라지며 마치 선사 시대의
거석(모노리스)처럼 변하고 있어요.
내부를 들여다볼 수 없는 이 완벽한 봉인은
사용자에게 경외심과 신비로운 완결성을 느끼게 하죠.
고대인이 거대한 돌 앞에 엎드려 우주의 신비를 느꼈듯
현대인은 손바닥 안의 매끄러운 기계를 숭배하며
그 미스터리한 형태가 주는 권위에 길들여지고 있어요.

💡 사물과 대화하는 법: 내 몸의 감각 깨우기

📍​내 손바닥이 기억하는 치수들
지금 손에 쥔 스마트폰이나 컵
혹은 방문의 손잡이를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쥐어보세요.
이 물건들의 두께와 높이가 내 손가락의 마디마디
손바닥의 넓이를
얼마나 세밀하게 배려하고 있는지 느껴질 거예요.

📍​발바닥으로 읽는 도시의 무늬
길을 걷다 보면 반듯하게 닦인 보도블록 옆으로
사람들이 밟고 지나가며 만든 흙길이나
비스듬한 지름길이 보일 거예요.
행정의 효율이 만든 직선보다
내 몸이 본능적으로 선택한
그 구불구불한 곡선을 따라 걸어보세요.

📍​익숙한 불편함 의심하기
사무실 의자나 카페의 테이블이 불편하다면
내 몸이 잘못된 게 아니라 그 '표준'이
당신을 소외시키고 있는 건 아닌지 따져보세요.
평균이라는 이름 뒤에 숨은 권력의 형태를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해요.

🏷 ​주변을 둘러보니 무심코 스쳐 지나갔던
가구의 모서리나 길거리의 보도블록 하나하나가
마치 제 손과 발의 안부를 묻는 이정표처럼 보여요.
"나는 네 손의 한계를 기억해"
"나는 네 발의 피로를 알고 있어"라고 속삭이는
사물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우리가 만든 형태가 거꾸로 우리 몸을 길들이고
심지어 먼 미래 인류의 손가락 모양까지
바꿀 수 있다는 대목에선 서늘한 긴장감이 스쳤어요.
문명이란 인간이 자신의 몸을 바깥세상으로
투사하며 만들어낸 거대한 거울이었던 셈이죠.
이제 문을 열 때도
차갑고 매끄러운 스마트폰 액정을 만질 때도
제 몸이 세상과 나누는 이 은밀하고 정직한 대화에
조금 더 세밀하게 귀를 기울여보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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