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류지에 머무는 밤 - 당신이 찾던 다정한 상실
박소담 지음 / 이상공작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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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도서출판 서로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소류지에 머무는 밤>


🌛 상실의 밤을 건너는 이들에게
고요한 새벽의 빛을 건네는 기도

​살다 보면 말로 다 할 수 없는 슬픔이 마음속에 고여
어디로도 흘러가지 못하는 순간이 있어요.
화가이자 시인인 박소담 작가는
그 고인 마음의 자리를 ‘소류지’라 부르며
그곳에서 길어 올린 시린 기억과
다정한 위로를 건네요.
생의 가장 어두운 밤을 통과하며
상처의 파편들을 정성껏 이어 붙인
끝내 견디어 살아남은 한 영혼이 보내는
가장 투명한 악보에요.

​❓ 슬픔의 물결 위에서 마주한 3가지 단상

​✔️ "엄마가 미안해..." 칼자국처럼 새겨진 유년의 기억

어린 날, 식칼로 서랍장을 내리찍으며
울부짖던 어머니의 고함과
그 뒤에 이어진 처절한 사과.
작가는 붓으로 선 하나를 그을 때마다
그 마음의 칼자국을 지우고 싶었다고 고백해요.
지독하게 시렸던 그 시절의 풍경은 이제 문장이 되어
비슷한 아픔을 가진 이들의
가슴속 흉터를 가만히 어루만져요.
그 비명 같던 슬픔조차 사실은
지독한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하는 대목이였어요.

​✔️ 이름 없이 떠난 작은 생명, ‘푸른 유영’의 기다림

아이를 잃은 뒤, 물을 볼 때마다
뛰어들고 싶었다는 고백은
차마 짐작조차 할 수 없는 깊은 상실감을 보여줘요.
하지만 작가는 그 절망 속에서도
'잊지 않기 위해' 물가로 향해요.
헤엄치지 않아도 멀리 흘러가는
아이의 발자국을 따라가는 밤의 유영.
그 아득한 그리움은 역설적으로 살아갈 이유가 돼요.
상실은 우리가 얼마나 깊이 사랑했는지를 증명하는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 소멸 중인 나를 붙드는 ‘이음새’의 문장들

따돌림을 당하던 학교, 역한 냄새가 난다며
구역질 시늉을 하던 아이들 틈에서도
작가는 '지키고 싶은 이름'을 잊지 않았어요.
세상이라는 거대한 광장에서
소멸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마다
그녀는 붓을 들고 글을 썼어요.
아픔의 옷자락을 붙잡고 제자리에 서서
몸을 떠는 그 시간이야말로
무너진 자아를 다시 잇는 가장 고귀한 '이음새'였어요.

​🌿 상실의 계절을 지나가는 당신을 위한 마음 리추얼

📍​‘내 마음의 소류지’ 찾아가기
너무 힘들 땐 억지로 밝은 곳으로 나가지 않아도 돼요.
슬픔이 잠시 머물다 갈 수 있는
나만의 작은 방을 허락해 주세요.

📍​그림으로 슬픔 닦아내기
작가가 붓으로 칼자국을 지웠듯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낙서나 색깔로 표현해 보세요.
선 하나에 마음의 응어리 하나가 옅어질지도 몰라요.

📍​상처에게 인사 건네기
내 안의 깊은 상처에게도 이름을 붙여주고
인사를 건네보세요.
"안녕, 나의 아픔아. 오늘도 잘 견뎌주어 고마워."

🏷 ​박소담 작가의 문장 사이를 가만히 걷다 보니
제 안의 묵혀두었던 낡은 상처들이
하나둘 물 위로 떠오르는 기분이였어요.
유년의 가난이나 뜻하지 않은 이별처럼
굳이 들춰보고 싶지 않았던 기억들이
작가의 다정한 고백 덕분에
비로소 따뜻한 빛 아래서 숨을 쉬는 것 같달까요.
​"죽으면 다 그만이다"라던 어머니의 서늘한 유언마저
실은 "부디 잘 살아다오"라는
눈물 섞인 당부였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가슴 한구석이 아릿하면서도 차분해졌어요.
어둠이 깊어야 새벽빛이 더 선명해지듯
이 책이 보여준 지독한 상실의 밤은
역설적으로 지금 제 곁에 남은 작고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일깨워주네요.
이제는 상처를 애써 가리려 하기보다
그 흉터 위에 피어난 맑은 윤슬을 사랑하며
조금 더 다정하게 저만의 밤을 건너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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