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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카프카 단편선 ㅣ 소담 클래식 7
프란츠 카프카 지음, 배인섭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10월
평점 :
🌟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를 통해 소담출판사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변신>
🐛 “어느 날 아침, 나는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었다.”
★★ 모더니즘과 실존주의를 아우른 문학의 거장
프란츠 카프카 단편선! ★★
20세기 문학에서 프란츠 카프카의 이름은 작가 이상이에요.
그의 이름에서 파생된 '카프카적(kafkaesque)'이라는
단어 자체가 부조리한 세계와
인간 존재의 불안을 상징하는 고유명사가 될 정도죠.
저는 카뮈, 사르트르, 무라카미 하루키 등
수많은 거장들에게 영감을 준
카프카의 이 초기 대표 단편 3선을 읽고 나서
왜 그의 작품이 시대를 넘어 계속 읽히는지 온몸으로 느꼈어요.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소외와 불안에 대한
가장 정확한 진단서인 것 같아요.
📔 세상의 억압 vs 자아의 붕괴 세 가지 지옥도를 걷다.
이 단편선은 카프카 문학의 정수를 담고 있는 세 편
「화부」, 「선고」, 「변신」을 묶었어요.
각각의 작품이 던지는 충격이 너무 강력해서
책을 덮고 나서도 한동안 멍하니 있을 정도였죠.
✔️ 「화부」: 낯선 신대륙에서 느낀 표류감
낯선 신대륙에 도착한 이민자 청년 카를 로스만의 이야기예요.
그는 가정부의 유혹으로 아이를 낳고
부모에게 버려져 미국으로 보내지죠.
저는 이 작품을 읽으면서 정의를 위해 싸우려 하지만
세상의 거대함 앞에 소외되는
한 인간의 혼란에 공감되더라구요.
📖 “만일 그의 부모가 그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낯선 나라에서 명망 있는 사람들을 앞에 두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면!
그러면 부모는 그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지 않을까?”
이 구절을 읽는데 카를이 원하는 건
단 한 번의 인정과 이해라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부모에게 버려지고 낯선 곳에서 고독하게
정의를 찾으려 발버둥 치는 카를의 모습은
어딘가에 소속되지 못하고 떠도는 현대인의 표류감과
정확히 겹쳐 보이더라고요.
✔️ 「선고」: 아버지라는 거대한 억압의 무게
이 작품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억압과 순응이라는 주제를
너무나 독창적이고 강렬하게 풀어내요.
아들에게 '선고'를 내리는 아버지의 모습은
사회적 권위와 낡은 질서가
개인의 실존을 어떻게 붕괴시키는지를 보여줍니다.
📖 “어머니는 죽을 수밖에 없었어.
어머니는 이런 환희의 날을 체험할 수 없었지.
친구는 그의 러시아에서 몰락하고 있다.
벌써 삼 년 전에 누런색이 되어 내버려진 꼴이지.
그리고 나는, 잘 보고 있겠지. 내가 어떤 모습인지.”
아버지는 아들을 향해
"나는 잘 보고 있겠지. 내가 어떤 모습인지"라고 외치죠.
이 말 속에는 '너는 내 시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무시무시한 통제가 담겨 있어요.
아들이 뛰어난 체조 선수다운 멋진 모습으로
난간을 넘어 강으로 뛰어드는 마지막 장면은
억압에서 벗어나려는
유일하고도 비극적인 해방처럼 느껴져서 숨 막혔어요..
✔️ 「변신」: 인간성의 붕괴와 실존적 고립
카프카의 가장 유명한 걸작이죠.
어느 날 아침 흉측한 벌레로 변해버린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의 이야기예요.
저는 이 작품이 그냥 '벌레로 변한 사람'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을 위해 돈 벌던 한 개인이 노동력과 쓸모를 잃었을 때
얼마나 쉽게 '인간'이라는 지위를 박탈당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잔혹한 사회 비평이라고 생각해요.
📖 “어머니가 소스라쳐 벌떡 뛰어오르더니
팔을 길게 뻗고 손가락을 넓게 벌리고는 소리쳤다.
'사람 살려. 아이고머니나, 사람 살려!'”
벌레로 변한 그레고르를 보고 어머니가 비명을 지르는 이 장면은
사랑하는 가족조차 그의 외형이 아닌 그의 '쓸모 없음'을 보고
공포에 질린다는 것을 보여줘요.
겉모습이 벌레로 변한 게 아니라
이미 사회와 가족에게 '인간이 아닌 존재'로
취급당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그레고르의 고독함
그게 바로 카프카적인 불안의 핵심 같아요.
카프카의 단편들은 우리가 겪는 불안, 소외 그리고 세상의 부조리가
결코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줘요.
문학의 거장이 남긴 이 세 편의 걸작을 통해
우리의 '벌레' 같은 실존을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를 얻으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