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시공사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눈이 가는 카피 손이 가는 브랜드>어느 아침엔 멀쩡했던 회사가 저녁엔 사라져 있고그 공백 위에서 다시 길을 고르는 한 사람의 고백이 이어진다. 카피라이터와 마케터 사이잿더미처럼 남은 마음을 들여다보며 새로운 생을 발굴해 나가는 일과 삶의 전환을 정직하게 기록한 책.📖 책을 읽고 나서낡은 직함을 잠시 내려놓고 나면삶은 뜻밖의 질문을 건네곤 한다. 익숙한 책상도오래 붙들어온 역할도 순식간에 흔들릴 때사람은 자신이 어디까지 견딜 수 있는지 시험대에 올라서게 된다.이 이야기의 페이지들은 바로 그 순간들로 가득하다.회사의 이름이 지워져 버린 어느 날방향을 잃은 채 시부야의 인파를 헤치던 그 마음의 형태가 또렷하게 남아 있다. 갑작스러운 상실 앞에서 주저앉지 않으려애쓰던 흔적이 아니라선택을 새로 그리는 과정에서 뒤척이는 인간의 무언가에 가깝다.기존의 자리로 돌아가라는 손짓과단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문을 두드려 보라는 충동이 동시에 속을 흔들 때 우리는 결국 스스로에게 묻는다. ‘지금 내게 더 가까운 이름은 무엇인가.’ 이 기록에서는 그 질문에 선뜻 답하지 않는다. 대신 흔들림 속에서 매일 조금씩 중심을 다시 세우는 시도를 응시한다. 카피 한 줄을 붙잡고 씨름하던 시간도마케팅이라는 언어를 새로 익히며 낯선 세계를 헤아리려던 순간도모두 한 사람의 변화라는 여정을 구성하는 조각들이다.변명하지 않고 화려하게 포장하지도 않으면서오히려 일과 삶 사이 어딘가에 서 있는 인간의 몸짓을 담담히 보여준다. 패배처럼 보이는 일과 시작처럼 보이는 일이 뒤섞인 자리에서누군가는 주저하고 누군가는 나아간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하나의 사실이 드러난다. 방향을 잃는 순간은 무너지는 시간이 아니라지금까지의 가정이 깨지고 새로운 선택이 태어나는 자리라는 것.이 책은 변화 앞에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마음의 표면을 숨기지 않고 펼쳐 보인다. 실직이라는 낯선 충격도 새 직무의 낯설음도그 모든 파동을 끌어안고 스스로 살아갈 이름을 다시 골라내는 한 사람의 여정이 오래도록 번져 나온다.마침내 선택의 문턱에서 머뭇거리던 발걸음이 움직이는 순간 이 기록은 자국을 남긴다. 잃어버린 자리가 끝이 아니며혼란도 방향의 일부가 된다는 사실. 삶이 예상치 못한 모양으로 뒤집힐 때조차사람은 또 다른 자신으로 이어지는 길을 어렵사리 찾아낸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