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생각의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무한대의 소년>빛과 회로, 기억과 살의 경계가 무너지는 지점에서 한 소년이 묻는다.“나는 누구인가?”그리고 그 질문이 인간과 기계를 가르는 마지막 선을 집어삼킨다.숨을 삼키게 하는 추적존재를 뒤흔드는 선택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깨어나는 정체성의 이야기.📖 책을 읽고 나서 거의 끝까지 몰려온 세계의 숨죽임 속에서한 존재가 스스로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선택을 거듭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생의 시간이 짧다는 사실을 일찍 알아버린 아이는미래라는 말이 주는 부드러운 환상을 애초에 손에 쥐어보지도 못한 채 살아간다. 그러나 그 결핍이 오히려 명료함을 부른다. 살아 있는 동안 무엇을 할 수 있는가무엇을 해야만 하는가그 두 문장이 서로를 맞부딪치며 빛을 만든다.그 지점에서 다른 장면이 스친다.생각이 너무 빨라 종종 주변의 속도를 앞질러 버리는 친구.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는 말모든 문장은 이미 펼쳐져 있으며우리는 그 문장들을 읽어내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말.그 가파른 사유는 삶을 향한 질문을 새로 고쳐 쓴다.현재라는 틀을 붙잡지 못하는 인간은선택의 연속 위에 자신을 세울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말한다.기계를 향한 탐구가 시작되면서 경계는 느슨해진다.기억과 목표, 불안과 바람, 사랑과 근심이 모든 것이 몸이라는 하드웨어에깃들어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라면인간이란 무엇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인간을 옮기듯 옮겨지는 의식이 하나의 가능성이 되는 순간존재의 정체는 물리적 몸을 벗고 확장된다.이 세계가 요구하는 질문 역시 달라진다.“너는 무엇이냐”가 아니라 “너는 어떤 선택을 하려 하느냐”로.납치와 실종,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순간들 속에서하나의 존재가 지워질 가능성이 점점 짙어지지만그 공백은 더 많은 가능성을 품는다.잔혹한 희망이 되살아났다 꺼졌다 반복되는 동안인간이든 기계든 결국 ‘알 수 없음’ 속에서자기 자신을 다시 세우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스며든다.가장 잔인한 것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죽음인지 아닌지를 모르는 상태에서숨을 이어가는 마음의 무게라는 점을 보여준다.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질문이 던져진다.“넌 인간이니?”그 질문은 존재의 근원을 가르는 칼날 같은 구분이다.한 존재는 자신이 무엇으로 불리는지보다어떤 삶을 선택하는지가자신을 규정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선택이 쌓여 하나의 인간을 만든다는 결론은그가 몸을 새로 얻었든 잃었든 변하지 않는다.그래서 그는 대답한다.단순한 선언 이상의 의미로 자신을 지켜낸 이의 목소리로.“나는 인간이에요.”그 결론은 자신을 다시 세상에 기입하는 행위에 가깝다.세계가 어떤 모습을 띠고 있든존재는 선택으로 완성된다는 사실을또 한 번 증명하는 장면.그렇게 이야기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문을 연다.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다움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그 질문은 다시 읽는 이의 앞에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