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 외로움은 삶의 방패가 된다 -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를 지키는 고독의 힘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장은주 옮김 / 북플레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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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북플레저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때로 외로움은 삶의 방패가 된다>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한 칸의 공간이 있다.
바쁘다는 말로 밀어두고
시끄럽다는 이유로 피하고
무의식적으로 두려워해 온 바로 그 자리.
그 자리를 향해 다시 몸을 돌리게 만드는 책이 있다.

혼자일 때만 들리는 생각의 목소리
아무에게도 기대지 않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나의 기율
관계가 아닌 ‘나’라는 중심에서 출발할 때만
열리는 내면의 방향.

이 책은 혼자를 두려워하는 사회 한가운데서
‘홀로 있는 시간’이야말로
인간을 다시 세우는 힘이라고 말한다.
외로움이 결핍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변하는 지점,
그 문턱을 넘게 만드는 문장들로 가득하다.

혼자라는 이유로 흔들리는 사람보다
혼자 있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


📖 책을 읽고 나서


사람이 사람을 지나치듯
생각도 어느 순간 스스로를 잃는다.
눈앞의 반응 하나에 마음이 흔들리고
화면 속 작은 아이콘 몇 개에
하루의 중심이 바뀌는 시대에서
사고는 갈 곳을 잃은 채 떠다닌다.
그 표류가 너무 익숙해져 아무 의심도 하지 않게 된 지금
이 글은 익숙함을 거꾸로 세워 바라보며 시작된다.

세상은 끊임없이 이어지라고 말하지만
이어질수록 방향을 잃는다.
많은 연결이 힘을 주는 듯 보일 뿐
실제로는 판단이 가벼워지고 깊이가 얇아진다.
인정의 신호가 빠르게 도착하는 만큼
마음도 빠르게 닳아간다.
화면 하나가 하루를 움직이고
반응 하나가 내면의 기준을 흔든다.
이 흐름의 중심에서 사람은 자주 자신을 잃는다.

그래서 고독이 필요하다.
누구도 끼어들지 않는 시간
오롯한 사고의 움직임만 남는 그 순간.
외부의 속도에 휩쓸려 들어가던 마음이 멈추고
멈춤 속에서 새로운 방향이 생겨난다.
고독은 생각이 제 모양을 찾는 자리다.

외로움이 두렵다는 말은 흔하지만
두려움의 정체는 외로움이 아니다.
사람을 괴롭게 하는 것은
‘정지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마음’이다.
사회가 멈추지 말라고 일렁일렁 흔드는 와중에
혼자 있는 시간은 결핍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바로 그 정지의 순간에서 진짜 사고가 자란다.
타인의 기대가 사라지고, 승인 욕구가 침묵하고
비교의 자리가 사라진 자리에서 사고는 방향을 세운다.

관계가 넓어질수록 마음은 바깥으로 흘러나가고
많은 소리가 뒤엉킬수록 생각은 방향을 잃는다.
사람들은 깊은 사고가 필요하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쉽고 가벼운 유대에 더 손을 뻗는다.
연결의 편리함이 성장의 시간을 잠식하고
떠들림이 쌓일수록 내면은 조용히 침몰한다.
이 글은 그 침몰을 막기 위해 고독이라는 밧줄을 불러낸다.

혼자 있는 시간은 결핍이 아니라 힘이다.
한 사람의 사고가 스스로 확장되는 유일한 순간이며
내면의 구조가 다시 정렬되는 자리다.
누구도 대신 대신해줄 수 없는
방향 설정의 힘이 그 속에서 생겨난다.
관계의 소음이 잠시 사라지는 동안
마음의 표면에서 오래 눌려 있던 질문들이 떠오르고
그 질문들이 자기만의 의미와 궤적을 만들어낸다.

고독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은
삶의 속도에 끌려가는 존재가 되고
고독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은
삶의 방향을 스스로 잡는 존재가 된다.
이 글이 강조하는 건 외로움의 미화가 아니다.
고독은 무거움도 쓸쓸함도 아니다.
고독은 ‘나를 되찾는 기술’이다.

단절이 아니라 재정비,
비움이 아니라 정렬.
고립이 아니라 회수.

사람은 혼자 있을 때 자신에게 다가간다.
그 다가감이 자리를 잡을 때
관계는 다시 건강한 무게를 갖는다.
타인의 시선으로 흔들리던 마음이
스스로 균형을 잡기 시작한다.
심리학이 말하는 승인 욕구의 소음이 가라앉고
비교와 불안의 그림자가 걷힌다.

고독은 감내하는 시간이 아니라 사용하는 시간이다.
지키는 시간이 아니라 꺼내는 시간이며
세상의 소음이 걷힌 자리에
새로운 시선이 태어나는 순간이다.

사람이 스스로를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하나,
아무도 없는 자리에서
사고가 처음의 힘으로 되살아나는 순간.

지금의 흐름을 멈출 용기만 있다면
고독은 누구에게나 가장 날카로운 도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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