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책좋사 를 통해 동아엠앤비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최소한의 양자역학>양자역학을 ‘배우는’ 책이 아니다.양자라는 거대한 서사가 처음 숨을 틔운 16세기부터아인슈타인 응축이 탄생하고 양자 컴퓨터가 등장하는 순간까지500년의 과학이 하나의 파도처럼 밀려온다.스테빈의 계산, 갈릴레이의 실험, 뉴턴의 미적분플랑크·아인슈타인·드 브로이슈뢰딩거·하이젠베르크의 도약이정말 하나의 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증명하는 책.양자역학이 추상이 아니라세계가 움직이는 방식 자체라는 사실을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책을 읽고 나서 양자의 역사는 서로 다른 시대의 사람들이 남긴 생각의 자취가 겹쳐지며 하나의 흐름이 되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어딘가에서 물체를 떨어뜨리는 실험이 반복되고그 실험이 다시 새로운 질문을 부르고질문이 또 다른 세계의 문을 여는 동안처음에 던져진 의문은 점점 더 낯선 방향으로 뻗어 간다. 그렇게 쌓인 시간 위에 새로운 문장 하나가 놓이면그 문장은 지금까지 이어져 온 모든 탐구가 향하던 지점과 새로 생겨나는 지점이 만나는 자리처럼 보인다. 양자를 향한 여정이란그런 교차의 순간들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든다.이 흐름 속에는 늘 질문이 앞서 움직인다.물체는 왜 그렇게 움직이는가빛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입자는 어디에 있는가 같은 질문들은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지만답을 찾아가는 과정은 어느새 수 세기 너머까지 이어지고서로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의 계산과 문장이보이지 않는 다리를 놓는다.그 다리를 건너는 동안 과학은 한 시대의 경계를 넘고다음 세대를 향해 다시 이어지고그동안 아무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식이 조금씩 형태를 드러낸다.보어가 빛의 성질을 다시 해석하고드 브로이가 모든 입자에 파동의 움직임을 부여하고슈뢰딩거가 그 움직임에 수학적 언어를 붙일 때까지이 모든 과정은 각기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하나의 목적을 향해 모여드는 장면처럼 다가온다.가장 놀라운 점은 이 방대한 움직임이 어느 순간부터인간의 직관을 벗어나는 방향으로 전진한다는 사실이다.동시에 여러 상태에 머물러 있는 존재들측정하기 전까지 확정되지 않는 값서로 닿아 있지 않아도 얽혀 있는 관계들.익숙한 세계의 규칙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들이 모여 새로운 세계의 기초를 이루는 순간양자는 더 이상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만이 아니라사고 그 자체를 새로 짜야 하는 과제가 된다.이 지점에서 물리학은 인간이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 전체를새로 정비하도록 몰아붙인다.스테빈이 계산을 고치고갈릴레이가 실험을 정확히 기록하고뉴턴이 미적분으로 움직임을 붙잡고해밀턴이 사원수로 새로운 구조를 열어 놓는 동안그들의 행위는 시대를 향해 소리치기보다 자신이 세운 원리를 끝까지 밀어붙이려는 태도에 가까웠다.그들이 남긴 문장과 기호가 말하고자 한 것은‘여기까지 왔으니, 다음은 너희가 이어라’라는 요청에 가까웠다.뒤이어 등장한 과학자들도 그 요청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았고서로 다른 시대의 기록들이 겹겹이 쌓여 오늘의 물리학이 되었다.그리고 이 모든 과정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양자 정보 과학은 새로운 재료를 손에 넣은 것처럼다음 시대의 언어를 만들어 내고큐비트와 얽힘은 계산과 소통의 방식을 다시 쓰게 하고보스-아인슈타인 응축체의 등장은 물질의 경계를 새로 긋는다.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여전히 가장 넓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지만그 미완의 영역 자체가 앞으로 이어질 문장의 초안처럼 보인다.양자의 세계는 완성된 체계보다 열린 운동에 가깝다.누군가가 남기고 간 생각의 조각들이 서로를 비추며다음 시대의 구조를 만들어 가고그 구조에 다시 새로운 질문이 더해지고질문은 또 다른 계산을 불러오고계산은 다시 새로운 해석의 바탕이 된다.이 과정이 끝없이 반복되며 하나의 거대한 길을 만든다.이 길의 어디쯤에 서 있든지금 보고 있는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할 이유는 없다아직 적지 않은 영역은 설명되지 않았고설명되지 않은 영역은 다시 새로운 질문을 낳고그 질문들은 앞으로의 세대를 향해 더 넓은 문을 여는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