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중심으로 사는 법 - 이론물리학자가 말하는 마음껏 실패할 자유
김현철 지음 / 갈매나무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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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갈매나무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우주의 중심으로 사는 법>


세상은 언제나 중심을 말한다.
더 높은 곳, 더 큰 이름, 더 빛나는 자리.
하지만 진짜 중심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다.
눈을 감으면 느껴지는 심장의 고동
그 안에 이미 하나의 우주가 있다.

이 책은 거대한 질서 속에서
자신만의 궤도를 그리며 살아가는 존재들의 이야기다.
별처럼 흩어진 삶들이
각자의 빛으로 제자리에서 우주를 만든다.
누가 더 빠르게 도는가보다
어떤 궤도로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
그 사실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에서 이 책이 태어났다.

세상은 끊임없이 길들이려 하지만
우주는 늘 새로 태어난다.
한 사람의 발걸음이
생각이, 용기가 또 하나의 별이 된다.


📖 책을 읽고 나서


별이 태어나는 곳은 침묵이다.
아무 소리도 없고, 아무 색도 없다.
그러나 그 안에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일들이 있다.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모든 시작이 거기서 태어난다.

삶도 그렇다.
밖으로는 고요하지만
안에서는 언제나 무언가가 움직인다.
무너지는 마음, 다시 세워지는 의지
보이지 않는 균형이 우리 안을 돌고 또 돈다.

사람은 늘 중심을 찾는다.
더 높이, 더 멀리, 더 많은 것을 향해 간다.
하지만 중심은 바깥에 있지 않다.
아주 조용히 몸 안쪽에 숨어 있다.
그것을 잊은 채 사람들은 타인의 속도를 좇는다.
누가 더 빠른가를 비교하는 동안
자신이 어디쯤 있는지 모른 채 흘러간다.

나는 중심을 본 적이 있다.
아주 짧은 순간이었다.
누군가의 웃음 속에서
바람이 머무는 나뭇잎의 그림자 속에서.
그건 눈부시지도 위대하지도 않았다.
그저 존재했다.
그렇게 ‘있는 그대로’의 것들이 나를 멈추게 했다.
우주의 중심은
살아 있다는 단순한 감각이라는 걸 알게됐다.

세상은 사람을 길들이려 한다.
정해진 모양과 크기 안에서 살아가게 만든다.
그러나 진짜 삶은 모양이 없다.
움직이는 대로 흔들리고 흔들리는 대로 모양이 바뀐다.
그 불안정함이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모양을 갖추려 애쓸수록 우리는 생을 잃는다.
길들지 않은 마음만이 중심을 지킨다.

한때는 실패라 불렸던 일들이 있다.
다시 보니 그건 뿌리였다.
눈에 보이지 않게 아래로 자라나
훗날 나를 단단히 붙잡아 준 힘이었다.
별도 터져야 빛난다.
무너지는 일 없이는 새로운 빛이 생기지 않는다.
삶이 나를 시험할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지금의 혼란도 언젠가 나를 비추는 빛이 될 거라고.

중심은 멀지 않다.
아침의 커피 한 잔 속에도 있고
말없이 지나치는 이의 뒷모습 속에도 있다.
모든 것은 그저 제자리에서 돌고 있을 뿐이다.
한 사람의 하루도
한 사람의 생각도 모두 궤도를 따라 돈다.
누구는 빠르고 누구는 느리다.
그러나 모두 같은 중심을 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름이 없다.
‘살아 있음’이라는 온기가 있다.

나는 이제 알겠다.
우주의 중심으로 산다는 건
무언가를 증명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호흡을 믿는 일이라는 것을.
하루가 기울 때마다 나는 나의 궤도를 다시 그린다.
때로 비틀리고 멈추고 되돌아가지만
그 모든 순간이 내 우주를 확장시킨다.

어떤 별은 작아서 보이지 않고
어떤 별은 너무 커서 다 담을 수 없다.
그러나 모든 별은 스스로의 자리에서 빛난다.
나 역시 그중 하나다.
빛을 낼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게 내가 우주의 중심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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