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흐름출판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도파민 가족>거실에 모여 앉은 가족들이 각자의 화면을 바라본다웃음도, 대화도, 시선도 따로 흩어진 채로.빛나는 화면 속에서 도파민은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고이제 사람 사이의 언어보다 더 빠르게 반응한다.<도파민 가족>은 그런 세상의 단면을 들여다본다.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리듬이 무너진 시대.사랑을 주고받는 일보다연결을 유지하는 일이 더 어려워진 세대.뇌과학과 심리그리고 교육의 언어로 가족의 관계를 다시 묻는다.우리가 잃은 것은 집중력도 의지도 아니다. 함께 있던 시간, 말 한마디의 온기그리고 식탁에 남아 있던 사람들의 온도다.도파민의 세상 속에서도 여전히 가족은 서로를 구할 수 있다는 희미한 믿음.그 믿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책.📖 책을 읽고 나서거실마다 다른 빛이 있다. 누군가의 얼굴을 비추는 TV의 잔광누군가의 손끝에서 깜박이는 휴대폰의 화면서로 다른 세상의 조각들이 한집 안에서 엇갈린다.가족이 한 공간에 모여 있어도마음은 각자의 어둠 속으로 흩어지고 있다.대화 대신 화면이 있고 시선 대신 알림이 있고마주 앉아 있으면서도 서로의 하루를 모른다.언젠가부터 말보다 빠른 것이 생겼다.손가락의 움직임은 감정보다 민첩해지고표정 대신 이모티콘이 마음의 형태를 대신한다.‘오늘 어땠어?’라는 질문은 짧아졌고‘괜찮아’라는 대답은 의미를 잃었다.가족은 여전히 함께 밥을 먹지만그 밥상 위엔 밥보다 침묵이 많아졌다.식사는 행동으로 남고정서는 그릇을 채우지 못한 채 흩어진다.식구라는 말의 본래 뜻이‘밥을 함께 먹는 사람들’이었다는 걸우리는 잊은 채 살아간다.아이들의 눈동자는 게임 속 세상을 따라가고부모의 시선은 불안의 방향을 향한다.아이의 산만함을 탓하지만사실 산만해진 건 어른의 마음이다.뇌는 점점 즉각적인 자극에만 반응하고기다림은 오래지 않아 피로로 변한다.멈추는 법을 잃은 세대는집 안에서도 늘 달리는 중이다.가정은 피난처여야 하지만이제는 또 다른 속도의 경기장이 되어버렸다.사랑은 여전히 존재하지만그 표현은 낯설어진다.부모가 건네는 “나는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는사랑의 말처럼 들리지만아이의 귀에는 불안의 소리로 남는다.사랑의 방향이 어긋날 때뇌는 그것을 가장 먼저 감지한다.말로는 속일 수 있어도 마음은 속지 않는다.그리고 그 마음의 틈이 가족의 거리다.서로를 향한 말이 줄어들수록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상상력도 사라진다.감정이 무시되는 일은 소리를 내지 않지만그 침묵은 관계를 부식시킨다.보이지 않는 단절이 가장 오래 남고그 단절 위에 일상이 쌓인다.그래서 우리는 함께 살지만서로의 안부를 묻지 않는다.하지만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여전히 작은 틈 사이에서 사랑은 숨을 쉰다.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순간이 있다.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아니라그 옆에 있는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가족은 완벽한 이해가 아니라불완전한 공존의 다른 이름이다.서툴지만 계속 이어지는 그 시간 속에서우리는 여전히 연결되고 있다.그것만으로 충분한 시대를다시 배워야 할 때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