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를 통해 다반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포르투갈 황제>사람은 믿는 대상을 닮아간다. 얀은 현실보다 마음을 믿었다.그 믿음은 제국이 되었고 딸은 그 안에서 여왕이 되었다.세상은 그를 미쳤다 말했지만 가장 이성적인 건 그였을지도 모른다.그는 상실을 견디지 않았다. 그저 그것을 다른 형태로 살았다.라겔뢰프는 그 남자의 세계를 멀리서 바라보지 않는다.그녀는 그의 망상 속으로 조용히 걸어 들어가그가 꾸는 꿈의 가장자리에서 인간의 마음을 다시 그린다.사랑이 부서질 때 어떤 사람은 울고어떤 사람은 세상을 다시 쓴다.얀은 후자였다.그는 제국을 세워 잃은 것을 되찾으려 했고그 믿음은 인간의 또 다른 형태였다.📖 책을 읽고 나서세상에는 이해되지 않아도 계속 살아 움직이는 마음들이 있다.사람들은 그걸 광기라 부르고어떤 이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른다.그 두 단어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이 얀의 삶이었다.그는 어느 날부터 현실보다 기억 속의 시간을 더 믿게 되었고그 속에서만 자신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알았다.딸이 떠난 날세상의 빛깔이 아주 조금 바뀌었다.그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었지만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고 말하지만잊히는 건 기억이지 감정은 아니었다.그는 그것을 버릴 수도 치유할 수도 없었다.그래서 대신 만들어냈다.새로운 세계, 새로운 신화, 새로운 이름.포르투갈이라는 허구 속에서 그는 조금씩 살아갔다.그 세계에서는 가난하지 않았고그 세계에서는 잃어버린 것이 없었다.딸은 언제나 웃고 있었고그 웃음이 세상을 환하게 만들었다.현실이 사라지는 대신 상상이 피어올랐다.그는 그 상상을 통해 버텼고그 상상이 그를 다시 사람으로 만들었다.사람들은 종종 말한다.현실을 직시하라고 망상에 빠지지 말라고.하지만 누가 감히 타인의 세계를 정의할 수 있을까.사람은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 언어를 만든다.그 언어가 현실이든 환상이든그건 중요하지 않다.그에게는 그것이 살아가는 방식이었다.그의 세계에서 사랑은 한 사람을 지탱하는 신화였다.그 신화 속에서 그는 패배하지 않았고누구에게도 무너지지 않았다.사랑을 잃은 자의 마지막 본능처럼.나는 그가 만든 세계를 떠올리며 생각했다.우리 모두에게는 그런 포르투갈이 있지 않을까.아무도 닿을 수 없지만그 안에서는 모든 게 살아 있는 세계.이성으로는 부정하면서도마음은 여전히 그곳을 찾는 곳.누군가를 잃은 자가 다시 살아가기 위해 만들어낸가장 인간적인 환상.그는 미친 게 아니었다.그저 너무 사랑했던 사람의 이름을 잊지 않으려 했을 뿐이다.그 이름을 부를 수 없게 되었을 때그는 그것을 다른 이름으로 바꿔 불렀다.그 이름이 포르투갈이었다.그가 지은 세계는 허구였지만그 허구 속에서만 진심이 숨 쉴 수 있었다.그의 이야기는 슬프지 않다.애써 견디는 마음보다끝까지 놓지 않는 마음 쪽에더 많은 진실이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나는 그 진실이 조금은 부럽다.세상이 냉정할수록그의 망상은 더 따뜻한 현실이 되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