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소명출판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다윈을 오해한 대한민국><다윈을 오해한 대한민국>은 다윈의 언어를 새로 번역한다. 사람들이 들은 ‘진화’는 늘 경쟁과 서열의 말이었지만그가 본 세계는 전혀 달랐다. 생명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겹치고 섞이며 자리를 바꾼다. 강한 것이 남는 게 아니라 남은 것이 강해지는 과정이었다. 그는 자연을 전쟁터로 보지 않았다. 바람이 지나가면 나무가 따라 움직이고그 움직임 속에서 다른 생명이 방향을 잡는다. 다윈은 그 질서를 기록했을 뿐이다.이 책은 잃어버린 그 감각을 다시 꺼낸다. 생명은 선택당하는 존재가 아니라스스로의 이유로 살아 있는 존재라는 것. 변화는 우연이 아니라 관계의 결과라는 것. 다윈의 문장은 그래서 여전히 현재형으로 남아 있다. 진화란 살아남는 법이 아니라함께 변해 가는 일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책을 읽고 나서생명이라는 말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언어가 너무 빠르게 굳어버린다는 생각을 한다. 살아 있다는 건 늘 움직이는 일인데말로 옮겨지는 순간 멈춰버린다. 다윈의 문장에는 여백이 있고그 여백 안에서 바람이 통한다. 생명은 경쟁으로 요약될 수 없고진화는 목적이 아니다. 그는 세상을 설계도로 보지 않았다. 모든 존재가 서로의 그림자를 밟으며그 안에서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을 바라보았다. 나뭇잎이 빛의 방향에 맞춰 몸을 기울이는 일흙이 물을 받아들이며 결을 바꾸는 일인간이 하루를 살아내며 조금씩 생각을 달리하는 일그 모든 것이 다윈의 세계였다.나는 글을 쓰면서 종종 다윈을 떠올린다. 세상을 관찰한다는 건세상에 말을 걸지 않는 일일지도 모른다. 가르치거나 증명하는 대신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태도. 다윈의 문장은 자연선택이라는 단어조차누군가를 고르고 버리는 뜻이 아니라남아 있는 것들이 서로에게 맞춰가는 방식에 대한 기록이었다. 살아 있다는 건 이기는 일이 아니라 계속 연결되는 일이라는 것. 변화란 의지의 산물이 아니라 관계의 결과라는 것.나는 그 문장들을 따라가며 내 안의 질서를 다시 바라보았다. 인간이 만든 수많은 기준들이 얼마나 쉽게 다른 생명들을 밀어냈는지그 기준 안에서 나 또한 얼마나 많은 생명을 외면했는지 생각했다. 다윈의 세계에서는 모든 것이 자기만의 이유로 존재한다. 불완전한 것들도 제자리를 가지고쓸모없는 것들도 서로의 세계를 지탱한다. 그는 생명의 질서를 정의하지 않았다. 그 질서 속에 자신을 포함시켰다.글을 쓴다는 건 세계와 거리를 두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다르게 느껴진다. 다윈의 문장을 읽고 나면글이란 세계로 더 깊이 들어가는 일에 가깝다. 나를 둘러싼 것들 사람, 시간, 자연, 사소한 일상의 결까지모두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져 있다. 다윈이 본 자연의 움직임은 내 안에서도 반복된다. 나는 글을 쓰며생명이 스스로를 기록하듯 나를 옮겨 적는다. 그게 진화일지도 모른다. 살아남는 방식이 아니라살아가며 계속 변해가는 하나의 서술로서의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