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죽음에 관한 철학
나이토 리에코 지음, 오정화 옮김 / 이사빛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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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책과콩나무 를 통해 이사빛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죽음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가 되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닿아 있으나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그 금기를 향해 걸어 들어가는 책이 있다.

철학자들의 사유와 종교의 단서
과학자들의 이성과 예술가의 상상력이
한 자리에 놓인다.
그들은 각자의 언어로 죽음을 이야기하지만,
이 책은 그 언어들을 엮어
하나의 ‘사유의 지도’를 펼쳐 보인다.

죽음을 연구한 철학서이자
죽음을 이해하려는 인간의 기록이며
무엇보다도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사색의 공간이다.
죽음을 통해 우리는 삶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사라짐의 경계를 묻는 일은
곧 존재의 이유를 되묻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신은 자신의 마지막을 어떤 얼굴로 마주할 것인가.”
그 물음은 우리 모두의 삶을 향해 있다.


📖 책을 읽고 나서


죽음은 늘 내 곁에 앉아 있었다.
이름을 부르지도 않았는데
불현듯 손끝에 닿을 만큼 가까이 있었다.
사람들은 죽음을 멀리 두려 하지만
죽음은 우리 안에서 가장 오래된 감정일지도 모른다.
낯설고도 익숙한
태어날 때부터 함께였던 그림자처럼.

나는 죽음을 생각할 때마다 살아 있음을 느낀다.
무언가가 끝난다는 사실은
내가 아직 시작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죽음은 사라짐이 아니라 멈춤의 형태로 다가오고
그 멈춤 속에서 마음이 깜빡인다.
살아 있다는 건 그 깜빡임을 느끼는 일인지도 모른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게 된 것은
그 안에 사랑이 있다는 걸 알게 된 뒤부터였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마음
다시는 닿을 수 없는 얼굴을 떠올리는 일
그 모든 게 죽음의 언어다.
사랑이 많은 사람일수록 죽음을 많이 품고 산다.
그건 살아 있다는 증거에 가깝다.

죽음을 안다는 건
언젠가 모든 것을 놓아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이다.
나는 죽음을 공부하며 삶을 조금 더 사랑하게 되었다.
손에 쥐고 있는 이 사소한 따뜻함들이
얼마나 짧은 유예의 선물인지
그 사실을 알아버린 뒤부터 세상이 다르게 보였다.

죽음은 어둠이 아니다.
그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형태의 빛이다.
그 빛은 너무 가까워 눈으로 볼 수 없고
너무 조용해 귀로 들을 수 없다.
그저 가슴 안쪽에서 미세하게 울리는 진동처럼
살아 있는 모든 것을 향해 흐르는 숨결처럼 존재한다.

나는 이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건 나의 끝이 아니라
언젠가 다시 시작될 시간의 한 점이라는 걸 안다.
삶이 다 닿았을 때
나는 미소를 띤 채 죽음의 손을 잡을 것이다.
두려움이 아니라 귀향처럼 느껴지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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