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세우스 패러독스 안전가옥 오리지널 46
이경희 지음 / 안전가옥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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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안전가옥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테세우스 패러독스>


한 인간이 죽음의 경계를 넘어

자신을 다시 마주하는 세계.

그곳에서는 기술이 신이 되고

기억이 영혼의 자리를 대신한다.

사라진 육체는 복원될 수 있지만

마음은 복제되지 않는다.

<테세우스 패러독스> 는 바로

그 틈새에서 피어나는

인간의 서사를 그린다.

기계로 되살아난 남자와

그를 둘러싼 존재들의 삶은

죽음을 이겨낸 승리의 서사가 아니라

‘살아 있음’이라는

고통의 증거처럼 다가온다.

기술의 진보가 인간의 불안과 맞닿을 때

그곳에서 어떤 감정이 남는지를

이 작품은 매혹적으로 보여준다.


🌟 죽음 이후에도 인간은 계속 살아 있을까


✔️ 몸이 사라져도 마음은 남는다


기술은 육체를 다시 만들었지만

마음까지는 닿지 못했다.

기계로 되살아난 인간은 살아 있으면서도

살아 있지 않은 존재로 서 있었다.

그의 몸은 완벽했지만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감정은

어딘가 어긋나 있었다.

그 장면들을 읽으며 나는 생각했다.

인간이란 ‘불완전함’을 품고 있을 때

가장 인간답다는 것을.

고통도, 슬픔도,

모두 살아 있다는 증거라는 것을.


✔️ 복제된 존재의 외로움


가짜와 진짜의 경계는 생각보다 희미했다.

“원본을 복제한다고 해서

가짜가 생겨나는 것은 아니야.

진짜가 둘이 되는 것뿐이지.”

나 자신조차 매일 다르게 변해가는데

진짜와 가짜를 나누는 기준이 과연 있을까.

어쩌면 복제의 비극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서 시작된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은 언제나 누군가의 눈에

‘진짜’로 보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 끝을 알고도 계속 살아가는 일


죽음을 이긴 사람보다 죽음을 품은 채

살아가는 사람이더 용감해 보였다.

진환의 두려움과 망설임이

나에게도 닿았다.

삶이란 어쩌면 그런 것 같다.

끝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걸어가고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사랑하고

언젠가 다 사라질 감정에

자신을 다 쏟아붓는 일.

그 무모함이

어쩌면 인간의 가장 아름다운 힘이다.


📖 책을 읽고 나서


기계가 인간을 대신할 수 있는 세상

복제가 진짜를 위협하는 세상.

그곳에 서 있는 인물들은

인간의 껍데기를 쓰고 있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사랑하고 두려워하는

살아 있는 마음이 있었다.

기술로 죽음을 밀어낸 자들이었지만

그들 안에는 여전히

사라짐의 그림자가 남아 있었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죽음’이라는 단어를 조금 다르게 느꼈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면

삶은 무엇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

복제된 몸이 살아 있어도

마음이 남지 않는다면

그것을 ‘존재’라 부를 수 있을까.

인간은 그저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계속 사랑하고 기억하려는

존재인지 모른다.

그 무모함 속에서

‘인간다움’이라는 게 피어난다.


책 속의 진환은 기계가 되어도

여전히 인간이었다.

그가 두려움을 느끼고 망설이고

기억을 붙잡으려 애쓰는 모든 순간이

어딘가에서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살아 있다는 건 늘 불완전한 일이고

완전해지려는 순간마다

더 큰 상실이 찾아온다.

그래서일까

이 소설의 세계는 차갑지만 따뜻했다.

그 안에서 인간은

끝내 인간으로 남으려 애쓰고 있었다.


나는 이 작품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그저 인간으로 살아가는 일의

무게를 느꼈다.

삶은 늘 어딘가 결함투성이고

사랑은 언제나 불완전하며

기억은 틈이 많고 쉽게 부서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매일

같은 문장을 되뇌며 살아간다.

“나는 오늘도 살아 있다.”

그 문장 속에는 어떤 철학보다 단단한

살아 있는 존재의 온기가 배어 있었다.


살아 있다는 건

완전하지 않아도 괜찮은 일

영원하지 않아도 충분한 일

그 모든 불완전함 속에서도

누군가를 향해 마음이 움직이는 일.

그게 인간의 존엄이라는 걸

이 책이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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