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공감 - 우리는 왜 남의 말에 휘둘리는가
제나라 네렌버그 지음, 명선혜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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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넥서스북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거짓 공감>

공기처럼 퍼진 눈치가 사람을 잠식한다.
공감이라는 말이 넘쳐나지만
그 안에는 두려움이 숨어 있다.
틀린 말을 할까 봐 입을 다물고
잘못된 공감을 할까 봐 표정을 고친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은
서로의 감정에 손을 내밀기보다
안전한 위치를 택한다.
그사이 진짜 마음은 사라지고
‘무리 속의 나’만 남는다.
이 책은 그런 시대에
스스로의 목소리를 되찾으려는 시도다.
진심을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그 어려움이
왜 필요한지를 짚어낸다.

🌟진심이 사라진 시대의 목소리

✔️ 공감의 얼굴을 한 검열

공감은 사람 사이를 잇는
가장 부드러운 다리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다리 위에서
모두가 조심스레 발끝만 디딘다.
말 한마디가 화살이 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무난함을 선택한다.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같은 문장은 친절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피로한 마음이 숨어 있다.
나 역시 그런 말들로 하루를 버텨왔다.
누군가의 상처에
내 말이 닿기를 바라면서도
동시에 ‘괜히 오해받진 않을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공감이란 진심보다 안전을 택한
우리의 또 다른 방패였다.

✔️ 두려움이 만든 안전한 언어

사람들은 자유롭게 말하는 시대라고
말하지만 그 자유에는 늘 조건이 붙는다.
비난받지 않을 것,
다수의 의견에 어긋나지 않을 것.
이 조건은 생각의 폭을 점점 좁힌다.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자신이 정말로 믿는 말보다
남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한다.
SNS 속 공감과 분노는
한 끗 차이로 뒤바뀌고
말보다 침묵이 더 편한 선택이 된다.
나도 그런 공간에 오래 있었다.
다들 의견을 나누는 척하지만
정작 아무도 자신의 마음을 꺼내지 않는다.
침묵은 평화를 지켜주는 듯하지만
동시에 생각의 방향을 잃게 만든다.

✔️ 다시 ‘나’로 말하는 연습

진심을 말한다는 건 섬세한 용기다.
관계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안고서도
내 안의 생각을 꺼내는 일.
그건 나를 회복하는 과정이다.
저자는 말한다.
관계를 이어가면서도
자기다움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고.
‘틀리지 않기 위해 침묵했던 시간들’을
떠올리며
나도 이제는 조금씩 말해보려 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서툰 문장 속에서도
나라는 존재가 드러난다면
그게 진짜 대화의 시작일 것이다.

📖 책을 읽고 나서

사람들은 점점 말을 아낀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고
다수의 시선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다.
나 역시 그런 세상 속에서 조심스러워졌다.
어쩌면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그걸 ‘성숙함’이라 믿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두려움이었다.
틀릴까 봐, 불편함을 만들까 봐,
상처를 남길까 봐.
그렇게 내 말은 점점 작아졌고
내 마음까지 작아졌다.

“당신이 하는 공감은 진짜인가.”
공감은 좋은 말의 다른 이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사실은 타인을 향한 감정보다도
‘나를 지키는 기술’로 변해 있었다.
내가 건넨 위로가 진심이었는지
혹은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장식이었는지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쉽게 답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침묵을 선택하는
이유를 이해한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판단하고,
한 번의 말실수로
사람을 완전히 지워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표현보다 검열이 먼저 몸에 밴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는
나라는 존재가 점점 옅어진다.
생각이 사라지고, 감정이 둔해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된다.
세상을 두려워하다가
내 마음까지 잃어버리는 일.
그것이 지금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이다.

그래서 이제는
조심스러움보다 진심을 택하려 한다.
모두의 마음에 들 수는 없어도
적어도 내 마음에는 솔직하고 싶다.
완벽한 말보다 솔직한 말을
안전한 침묵보다
불완전한 대화를 믿으려 한다.
누군가의 비난보다
내 안의 목소리를 잃는 것이
더 두렵기 때문이다.
말은 살아 있는 마음의 증거다.
그 증거를 지키기 위해
나는 오늘도 조심스럽게
그러나 분명히 말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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