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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카르트의 아기 - 세계적 심리학자 폴 블룸의 인간 본성 탐구 ㅣ 아포리아 8
폴 블룸 지음, 김수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8월
평점 :
🌟 이 책은 21세기북스 @jiinpill21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데카르트의 아기> - 마음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그 말을 한 데카르트가 아기들을 봤다면,말을 배우기도 전에 ‘이미’생각하는 그들을 어떻게 설명했을까. 🫧누군가를 이해하려면,그 사람의 마음을 상상해야 한다.근데 그걸 아기들도 한다.말도 못하는 시기에.표정, 몸짓, 시선의 흐름 같은미세한 정보들을 가지고의도를 짐작하고, 감정을 알아채고,선한 쪽에 더 끌린다는 반응을 보인다.언어도, 도덕도, 사회도아직 모를 때부터우리는 이미 ‘마음이 있는 존재’ 를구분하고 있었다는 얘기다.그건 놀라운 사실이다. 🫧‘마음을 읽는 능력’ 은생존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누군가를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속임수에 당하지 않기 위해서.그 능력을 키워온 우리는,사람뿐 아니라 사물에도의도를 부여하기 시작했다.단순한 장난감 하나에도,“왜 이걸 이렇게 만들었을까?” 를물어보게 된다.그리고 그 질문은 어느새식물과 동물, 자연 그 자체로 옮겨간다.마치 누군가 설계한 것처럼. 🫧예술에 대한 인식도 그렇다.작가의 ‘의도’ 가 있을 때작품이 성립한다고 믿는 태도.그건 우리가 가진기본값에 가까워 보인다.그런데 그 기본값을뒤흔드는 사례들이 등장한다.창작자가 절대 보지 말라고남긴 작품들이수많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아이러니.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으려던 글이오히려 더 널리 퍼지는 역설.그럼에도 사람들은 의미를 찾고,‘이건 왜 남겼을까’‘이 말에 담긴 진심은 뭘까’ 를끊임없이 궁리한다. 🫧도덕, 공감, 혐오, 종교…모두 우리가 ‘사회적 존재’ 로살아가는 데 필요한 감정들이다.그 감정들이 어디서 왔는지를따라가다 보면생각보다 훨씬 오래전,훨씬 더 본능적인 지점에 닿는다.혐오라는 감정도 마찬가지다.누군가가“그건 너무 역겨워” 라고 말할 때,사실 그건‘당신도 그렇게 느껴야 해’ 라는압박에 가깝기도 하다.그래서 혐오를 내세우는 순간대화는 중단된다.그 감정을 반박할 수 없게 되니까.말문이 막히고, 생각이 정지된다.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라는 말로는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사람은 의미를 만들어내고본질을 찾으려 들며그게 없을 땐 만들어서라도 해석한다.그 해석의 기준은 대부분‘태생적 감각’ 에 가깝다.우리는 의미가 없다는 상태를견디지 못한다.그게 아기일 때부터라면,인간이라는 존재 자체가애초에 그런 방식으로만들어졌다는 얘기가 된다. 🫧과학과 철학이 맞물릴 때가끔은 이런 질문들이 가능해진다.“왜 나는 자꾸 마음을 상상하게 될까?”“왜 저 사람은 나랑 다르다고 느껴질까?”“이건 왜 하필 예술이어야 하지?”“그건 왜 나쁘다고 생각되는 걸까?”이 책은 그 질문들을 던지고뿌리까지 내려가 본다.대답은 전부 주어지지 않지만궁금해할 가치가 있다는 건확실히 느껴진다. 📍신념, 예술, 도덕, 공감 같은 단어들은한참 나중에 생긴 것 같지만,어쩌면 그 씨앗은 아기의 눈동자 안에처음부터 심겨 있었을지도 모른다.인간은 단순히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라끊임없이 의도를 읽고,본질을 상상하고,보이지 않는 것에조차의미를 찾는 존재다.지식보다 오래된 감각,설명보다 앞선 직관.그걸 알고 나면,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조금은 다르게 보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