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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너스에이드
치넨 미키토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7월
평점 :
🌟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chae_seongmo 를 통해 소담출판사 @sodambooks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웃집 너스에이드> - 마음으로 치유하는 사람
🫧
병원이라는 공간은 언제나 양면적이다.
생명을 구하는 곳이면서
동시에 죽음을 마주하는 장소고,
환자를 치유하는 손이
자칫 누군가에게는
무력함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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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안에서 ‘간호조무사’ 라는
자리를 지키는 미오의 시선은
누군가에겐 작고 하찮아 보일지 몰라도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그곳이
얼마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가장 가까운 자리인지 알게 된다.
환자를 옆에서 바라보는 일,
손을 잡고 이름을 불러주는 일,
침묵 속에서 불안을 감지해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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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지 않지만
놓치면 안 되는 감정들.
미오는 그 작은 움직임에
예민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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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류자키는 다르다.
환자보다 의학을 먼저 본다.
정확하고 냉철하다.
틀리지 않고, 실수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음을 보려 하지 않는다.
그건 그에게 불필요한 ‘변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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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와 류자키의 충돌은
단순한 성격 차이나
직책의 다름이 아니다.
‘무엇이 의료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방식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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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그 대답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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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를 겪으며 트라우마를 가진 채
병원에 발을 들인 미오.
누구보다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누구보다 자신을 낮춘다.
하지만 환자 앞에 섰을 때만큼은
망설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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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흔들려도 손은 멈추지 않는다.
무력함에 주저앉고 싶어도
눈을 감고 다시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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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호조무사입니다.”
이 말에는
한 인간으로서의 정체성과
과거의 자신을 끌어안으려는
의지가 동시에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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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녀에게 류자키가 건넨 말은
한 사람의 삶 전체를
바꿔놓을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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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의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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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존재를 바라보는 방식의 전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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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오가 의료 현장에 남아있기로
결심한 이유,
그 선택이 옳았음을 말해주는
장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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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선택을 하든
그 안에는 이유가 있다.
마음을 다해 움직였다면
그건 절대로 잘못된 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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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돌본다는 건
단지 전문성과 스킬만의 영역은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곳에 마음이 빠져 있다면
그건 결국 ‘치료’ 가 아니라
‘조작’ 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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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면,
심장 소리를 스스로 들어보며
‘지금 내 심장은 잘 뛰고 있을까’
라고 묻는 미오의 모습은
지금의 나에게도
질문을 건네는 것 같았다.
📍
치료받아야 할 건
환자만이 아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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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다 읽고 난 뒤,
가만히 손끝을 자신의 가슴에
대어보게 되는 책.
아마 그게 이 소설이 가진
가장 강한 힘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