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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이 닿는 거리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7월
평점 :
🌟 이 책은 블루홀6 @blueholesix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달빛이 닿는 거리> - 달빛은 늘 도착해 있었다, 우리가 몰랐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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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나
달빛이 닿는 거리에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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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주 작고
은은한 말 한 마디가
생각보다 깊숙한 곳에 들어와
박힐 때가 있다.
이 책엔 그런 문장이 여럿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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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은 머릿속에 그려본
‘가족’ 이라는 풍경이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언제나
그 상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누구에게나 사정은 있다.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사정’ 을 붙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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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라는 열일곱 소녀가 있다.
처음으로 느껴본 태동, 부모와의 갈등,
그리고 ‘낳겠다’ 는 다짐.
말 한마디가 쉽게 나왔던 건 아니었다.
그래도 그 말을 내뱉은 순간,
이미 그녀는 스스로 삶을 선택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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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와 도착한 낯선 공간,
‘그린 게이블스’ 라는 이름을
소리 내어 부를 때,
그 장면이 마음에 남았다.
뭔가 시작되는 기분.
혼자지만, 혼자만은 아닌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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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일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걸 처음 해내려는 사람에겐
세상 그 무엇보다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미유의 마음은 자주 요동치고,
때로는 무너지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또 힘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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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엔 미유 말고도
수많은 여자아이들이 등장한다.
거리에서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
어른을 믿지 않는 아이들,
누군가에게는
‘비행 청소년’ 이라 불리는 아이들.
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거짓말이라도
누군가의 다정한 말 한마디가
필요했던 아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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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리카라는 인물은
그 아이들의 눈빛을 알아본다.
한때 자기 눈빛도 그랬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존재가
하나의 작은 불빛처럼 느껴졌다.
누군가의 등을 밀어주는 방식은
꼭 정답처럼
고상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리리카가 말해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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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건
같은 방향을 보고
서 있으려는 마음 아닐까.
누구는 피로 이어졌고,
누구는 우연히 만났고,
누구는 자신이 선택해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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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의 아이를 낳는 일이
어떤 존재에겐
삶 전체를 바꾸는 일일 수 있고,
그 시작이 누군가에겐
끝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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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을 즈음,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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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끝까지 지키겠다는 마음,
그게 얼마나 커다란 용기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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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사랑이라는 단어보다
‘책임’ 이라는 말이
더 따뜻하게 들릴 때가 있다.
이 책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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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두 사람 몫의 만족과 행복을
염두에 두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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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말을 온전히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어쩌면 지금 이미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