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냅니다
김민지 지음 / 샘터사 / 2025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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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샘터 @isamtoh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냅니다> - 나로 살아내는 연습, 반짝이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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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하나씩 버리다가,
버리지 못한 게 있다.
시간이 지나도 쉽게 닳지 않는 어떤 기억.
‘그때 그 순간의 내 마음’ 을
꺼내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 책은 마치 그런 순간을
통째로 담은 서랍장을 연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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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삶은 빛나고,
어떤 삶은 묵묵히 흘러간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내가 살아낸 하루’ 는
누구의 하루보다 덜 소중하지 않다.
감당할 수 없어 도망치고 싶던 날,
어깨를 짓누르던 책임감에
꾹 참고 밥을 지어야 했던 날,
미지근한 자기 위로밖에 남지 않던 날들. 그 하루하루를 단정히 적어 내려간
마음이 읽는 내내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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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할 것 없어도,
그저 존재만으로
단단해지는 기분이 있다.
누군가의 딸, 아내, 엄마로 불리는
일상의 이름들이
하나도 작지 않다는 걸 안다.
하지만 거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나답게 사는 것’ 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걸 글로 꺼내는 사람의 태도는
어쩐지 믿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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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된다는 건,
바다가 되는 것과 같다.”

잠을 몇 시간도 못 자고,
일은 하루 종일 하면서도
아이를 웃게 할 힘이 남아 있는 사람들.
그게 무슨 마법이라도 되는 양,
눈물겹게 강한 사람들.

매일을 버티고, 웃고, 화내고,
또 견디는 그 사람들을 위해
써진 듯한 문장이었다.
화려하지 않은 언어로 쓰였지만,
그 안에 담긴 삶의 밀도는 대단했다.
자기만의 속도, 자기만의 리듬을
지켜가려 애쓰는 사람들에게
유난히 따뜻하게 다가갈 문장들이
여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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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지나치고 싶었던
흑역사 하나쯤은 있다.
그 시절의 나를 누가 소환이라도 하면
얼굴이 화끈해지는 일.
그런 기억을 덤덤히 꺼내어 웃고,
때로는 울면서 쓰는 일은
생각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작가는 ‘부끄러움을 마주하는 일’ 을
미화하지 않는다.
그냥,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다는 걸 보여준다.
완벽할 수 없고,
완전하지도 않은 존재라는 걸 고백하며,
자신도 몰랐던 마음을 찬찬히 어루만진다.
자신의 약한 면을 덮지 않고
펼쳐 보이는 태도가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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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안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늘 복잡하다.
어떤 말에 웃다가도,
불쑥 쓸쓸해지기도 하고,
때론 사소한 일에 상처받는다.
사람을 이해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감정을 표현한다는 게
왜 그렇게 망설여지는 건지.

글 속에 등장하는 선배, 동료,
가족, 친구들 모두 선명하게 다가왔다.
사람을 향한 애정이 깃든 문장들이 많았다.
무례한 사람도 있었고,
다정한 사람도 있었지만,
그 모두에게서 배울 점이 있었다는 태도.
어떤 말보다 진심이 느껴졌다.
 
 
 
📍
요즘 ‘괜찮은 하루’ 라는 말이
더 간절하게 느껴지는 때가 있다.
무탈하고, 사소한 기쁨 하나 있으면
충분하다고 느껴지는 날들.
그런 하루들이 모여 삶이 되고,
삶은 또 다른 마음에게
건네질 수 있다는 걸,
이 책이 보여줬다.

바람이 불고, 하늘이 예뻤던
어느 여름날의 산책처럼.
아무 계획도 없이 길을 걸었는데
문득 ‘지금 이 순간이 참 좋다’ 고
느껴지는 때처럼.
읽는 내내 마음 한쪽이 너그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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