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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아직 배송 중 - 일상의 문턱을 넘어오는 다정한 위로
마일리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5년 6월
평점 :
🌟 이 책은 꿈공장플러스 @dreambooks.ceo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행복은 아직 배송 중> - 아무 일 없는 하루에 도착한 작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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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행복하냐고 누가 물으면
대답이 느려진다.
행복한 순간이 없는 건 아닌데
딱 잘라 “응, 행복해” 라고
말하긴 애매하다.
괜히 어딘가 더 좋아져야 할 것 같고
좀 더 특별해야 할 것 같아서
행복도 자꾸 미뤄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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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만히 생각해보면
행복은 늘 뭔가 이뤄야만 따라오는
보상처럼 느껴졌다.
조금 더 예뻐지면,
조금 더 안정되면,
조금 더 인정받으면.
그렇게 “조금 더” 라는 조건을 다 채우면
행복이 “이제 너 차례야” 하고
배송되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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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그걸 기다리는 동안
문 앞엔 이미 행복이 와 있었던 것 같다.
포장을 풀지도 못한 채
바쁘다는 이유로,
아직 준비 안 됐다는 이유로
그냥 한쪽 구석에
쌓아두고만 있었던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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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좋은 날 방 안에 번지는 먼지,
예상보다 일찍 도착한 택배,
괜찮았던 커피 맛,
연락 안 해도 편한 사람 하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던 순간들이
지나고 나면 자꾸 생각나고
그때 그 느낌이 괜히 또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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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아야 한다는 말에
자꾸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삼게 된다.
인정받는 사람, 계획대로 사는 사람,
무너지지 않는 사람.
근데 진짜 잘 사는 건
아무도 안 볼 때 혼자 꾸역꾸역
자기 속도를 지키는 거 아닐까.
늦어도, 돌아가도, 중간에 멈춰도
자기 방식으로 도착하는 거.
다른 누구보다도 내가 나를 몰라줄 때가
제일 속상하다.
내가 노력한 걸 내가 외면하면
진짜 아무 의미 없어지는 기분.
내가 나한테
"그만하면 잘했어" 라고 말하는 순간이
진짜 중요한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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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란 말은
늘 크고 근사한 무언가 같았는데
사실은 소파에 누운 자세가 딱 맞을 때나
쌓인 빨래 다 개켜놓고 멍 때릴 때,
그런 사소한 틈에서 제일 자주 발견된다.
늘 뭔가 부족하다고 느낄 때
문득, 부족한 게 아니라
이미 충분한 걸
모른 거였던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이만큼의 하루도
누군가에겐
너무 간절한 시간일 수 있으니까.
🫧
행복은 늘 늦게 도착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계속 내 곁을
맴돌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놓친 거지,
행복이 늦은 게 아니었달까.
그래서 요즘은
그냥 무사히 하루를 끝내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 일 없는 오늘,
그 자체로도 꽤 고마운 하루니까.
📍
행복이 뭐냐는 질문에
대답 대신 웃을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한 날도 있다.
꼭 특별하지 않아도,
누군가가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 말해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잘 지내고 있는 증거 아닐까.
우리 모두의 행복은
조금씩, 각자의 속도로
지금도 어디쯤 오고 있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