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음악 - 양차 대전과 냉전, 그리고 할리우드
존 마우체리 지음, 이석호 옮김 / 에포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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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책과콩나무 를 통해 에포크 @epoch.books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전쟁과 음악> - 레퍼토리 밖으로 밀려난 사랑받던 음악들
 
 
 
🫧
“왜 클래식은 늘 그 곡들만 나와?”
사실 나도 같은 의문을 갖고 있었다.
좋아하는 곡은 있는데,
왜 자꾸 듣는 곡만 듣게 되는지
왜 우리가 아는 ‘클래식’ 은
20세기 초반에
멈춰 있는 것처럼 보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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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사람의 취향 탓일까?
레퍼토리 선정의 보수성?
아니면 새로운 음악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게 만들어졌기 때문일까?
누구나 느꼈을 그 답답함에 대해
이야기는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
전쟁과 정치, 이념과 후원금.
사람들이 좋아한 음악보다
제도가 선택한 음악이 살아남았다는 말.
시간의 평가라기보단
누구의 승인이 있었느냐가
더 중요했다는 얘기.
그래서 우리가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 음악이 있다는 사실.

낯설다고, 진지하지 않다고,
영화음악이라고, 대중적이라고.
그런 이유들로 음악이
‘2등 시민’ 취급을 받았던 시간.
어떤 곡은 너무 현대적이라는 이유로,
어떤 곡은 너무 아름답다는 이유로
들리지 못한 채 옆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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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가 넘도록
새로운 음악은
"복잡하고 어렵다" 는 인식에 갇혀 있다.
듣는 사람보다 만드는 사람을 위한 음악.
애초부터 이해받기를 바라지 않은 작품들.
그 앞에서 우리는
늘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내가 부족한 걸까?”
“이걸 이해 못 하는 내가 문제인 걸까?”

그 사이,
우리는 어떤 음악들과 점점 멀어졌다.
여전히 사람들은 음악을 듣고 싶어 하고,
사랑하는 노래 앞에서는
이유도 분석도 필요 없는데도.
음악을 좋아하는 마음에
자격을 붙여야 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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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와 할리우드,
그리고 전쟁 이후
미국으로 옮겨간 계보들.
클래식의 흐름이 갑자기 끊긴 게 아니라
다른 길을 택해
흘러갔다는 얘기를 듣고 나니
막연한 궁금증이 퍼즐 맞추듯 이어졌다.
누가 들을지, 어디에서 연주할지를
누가 정해왔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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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위대한’ 음악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있었지만
그저 스쳐 지나갔던 멜로디에
다시 귀 기울여보는 일일지도 모른다.

다 듣지도 않은 채
닫아버린 문이 얼마나 많았을까.
사랑해도 된다고,
좋아한다고 말해도 된다고,
누군가 먼저 말해줬다면
덜 망설였을 음악들이 있었다.
 
 
🫧
클래식이라는 단어를 붙여야
격이 생기는 게 아니고,
시대를 구분해야
작품의 가치를 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진짜 듣고 싶었던 음악은
그저 시대 밖에서
다시 누군가의 귀를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
다 들었는데도 뭔가 빠진 느낌이 들 때,
그건 아마도 들려야 할 음악이
아직 틀어지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떤 곡은
좋아한다고 말하기에
너무 오래 죄책감을 요구받았고,
어떤 작곡가는
잊혀지기엔 너무 오래 사랑받아왔다.

우리는 이제
선택받은 음악만 듣는 시대를
조금씩 벗어날 수 있을까.
누가 승인했는지가 아니라,

내 귀가 반응하는지를 믿는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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