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
사라 피어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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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밝은세상 @wsesang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유리 빛이 우리를 비추면> -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벌어진 가장 차가운 이야기
 
 
 
🫧
물끄러미 쳐다보게 되는 창밖 풍경이 있다.
눈이 쉼 없이 쏟아지고,
그 속에 묻혀가는 건물 하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뭔가 들릴 것 같은 기분.
 
 
🫧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그리고 모두가 입을 다문다.
무섭다는 감정보다
더 먼저 밀려오는 건 의심이었다.
누가 무슨 말을 숨기고 있는지,
왜 다들 눈치를 보는지.
누군가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가 괜히 신경 쓰였다.
 
 
🫧
고지대 호텔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이 공간은 처음부터
'호텔' 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읽는 내내 뒤를 따라왔다.
새로 칠한 벽에도, 근사한 스파 시설에도
지워지지 않는 과거가 남아 있는 느낌.
 
 
🫧
누군가
“지금 네가 보고 있는 건 전부 진짜일까?”
하고 물어보는 것 같았다.
인물들은 서로의 눈을 마주치면서도
어딘가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것 같고,
말로는 괜찮다고 하면서도
그 말 안에 꾹 눌러 담긴
긴장감이 새어 나왔다.
 
 
🫧
처음엔 여행처럼 시작된다.
가족 행사 참석차 찾아간 고급 호텔,
바쁜 일상에서 잠깐 벗어나는
기분 좋은 시간.
그런데 마주치는 인물마다
사연이 묘하게 얽혀 있다.
내가 본 게 전부일까?
그들이 말하지 않은 건 뭘까?
슬슬 가슴이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
눈사태로 외부와 차단된 공간.
경찰도 오지 못하고,
전기도 끊길 수도 있고.
그러다 정말 살인이 일어난다.
마치 영화 같은 설정인데,
그 안에 놓인 인물들의 감정은
너무 현실적이다.
 
 
🫧
죽은 동생, 의심받는 가족,
아무도 모르게 앓고 있던 트라우마.
그걸 애써 숨기고 살아가던 인물에게
그날의 호텔은 '고립' 이 아니라
'직면' 의 시간이었다.
피하고 싶던 진실 앞에 서게 되는 순간.
그때부터는 범인을 찾는 이야기보다
그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쪽에 집중하게 됐다.
 
 
🫧
어딘가 열려 있는 문.
그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손끝이 서늘해지는 장면들이 많았다.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누군가 나를 보고 있는 기분.
그런 상상들이 자꾸 마음을 두드렸다.
 
 
🫧
요란하지 않은 공포.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오히려 더 무서운 장면들이 있다.
잔잔한 말투, 느릿한 시선,
그러다 갑자기 던져지는 한 문장.
그 한 줄이 너무 생생해서
책을 덮지 못하게 만든다.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계속 이어지는 불안, 의심, 그리고 기억.
범인을 찾는 추리 그 이상으로,
이야기는 인간 내면의 균열을 들여다본다.
 
 
🫧
눈은 모든 걸 덮지만,
때로는 그 아래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얼어붙은 호텔 안에서 드러난 것들은
누군가 외면했던 감정의 파편들.
 
 
 
📍
반짝이는 유리창과
고급 인테리어로 포장된 공간,
그 안에서 가장 오래된 상처가
몸을 일으킨다.
숨기고만 있던 말들이
고요한 눈발에 실려 흘러나오고,
모두가 침묵할 때,
한 사람만이 기억을 붙잡는다.
누가 살아남았는지가 아니라
누가 끝까지 자신을 외면하지 않았는지가
더 중요해지는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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