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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질감
윤우진 지음 / 나무옆의자 / 2025년 7월
평점 :
🌟 이 책은 나무옆의자 @namu_bench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랑의 질감> - 사랑하되 닿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 🫧“엄마가 날 사랑한다고 느꼈던 순간도분명히 있었던 것 같다.”이 문장을 읽는데한동안 페이지를 넘기지 못했다.누구나 그렇겠지만가족이라는 관계는 참 애매하다.가장 가깝고, 가장 오래된 사이인데어쩐지 그만큼 어렵다.사랑이라고 믿었지만통제로 느껴질 때가 있고,보살핌이라 여겼던 마음이내 숨을 막았던 적도 있다.모두가 괜찮은 줄 알고 있었던 가정이사실은 온통 상처투성이일 때,가장 먼저 그걸 들여다보는 사람은늘 그 안에 있는 누군가다.“왜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지 않지?”“정말 시키는 대로만 하면 날 좋아해줄까?”그 질문들이 계속 맴돈다.어린 시절엔그게 나만의 고민인 줄 알았는데이제는 그 말들이 다른 사람의 문장으로조금씩 떠오를 때가 많다. 🫧누군가의 아픔을 들여다보는 일이그 사람의 삶을 침범하는 건 아닐까조심스럽게 읽기 시작했는데,이야기는 예상보다 훨씬 가까이 있었다.엄마와 딸,자신과 부모,혹은 과거의 자신과 지금의 나.서로 다른 이름이지만닿아 있는 마음이 겹치는 지점이 많았다. 🫧반복되는 폭력에 대한 후회,스스로를 붙잡지 못하고또다시 과거를 따라가는 손,그걸 바라보며차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시간.‘왜 이런 식밖에 안 되는 걸까’혼잣말처럼 쏟아지는 문장들이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아서자꾸 마음이 묶였다.“우리 선우.”짧은 말인데그 안에 너무 늦은 마음이 담겨 있었다.사랑하고 싶었던 사람과사랑받고 싶었던 사람이서로를 오해하고,애써 외면하다가결국 서로의 손을 다시 잡는 그 순간.마음이 꽤 아팠다. 🫧누군가는 이 이야기 안에서엄마일 수도 있고,딸일 수도 있고,혹은 둘 다일 수도 있다.서로를 이해하기엔너무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그럼에도 손을 내밀어보는마음이 남아 있었다. 🫧관계는 늘 엉켜 있고,사랑이라는 말은 언제나 무겁다.하지만,그 무게를 감당하려 했던사람들의 마음은아주 조심스럽고 다정했다.책을 덮은 뒤에도누군가를 미워했던 기억,누군가에게 미움받았다고 느꼈던 순간,그리고 아무도미워하고 싶지 않았던 내 감정까지한꺼번에 떠올랐다. 🫧완벽하지 않아도,때로는 후회로 가득하더라도서로를 끌어안고 싶은 마음이아직 남아 있다면그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은 언제나 너무 가까워서,상처가 났을 때도 서로를 탓하기 쉽다.그럼에도 끝내 외면하지 못하고,무너져가는 순간마다다시 붙잡고 싶은 얼굴이 있다.관계는 때때로 참담하게 부서지지만그 안에 남아 있는 진심이한 번쯤은 서로에게 닿을 수 있다면,그게 가장 조용한 기적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