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제인 오스틴 - 최초의 문학이 된 여자들
홍수민 지음 / 들녘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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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들녘 @dulnyouk_pub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비포 제인 오스틴> - 사라지지 않은 목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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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궁금했다.
왜 고전 문학 안에서 여성 작가는
늘 뒷자리에 머무는 걸까.
존재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계속해서 지워졌던 게 아닐까.

그 이름들이 남지 않은 이유는
단 하나였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기록되지 않았다는 것.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동안,
마치 잊힌 목소리를
다시 듣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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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복원 작업 같지만,
그보다 더 오래되고 넓은 맥락을 짚어간다.
한 명씩, 시대별로, 나라별로…
그들의 쓰기는 곧 삶이었다.
삶의 언어였고, 자신을 지키는 방패였고,
때론 투쟁이자 유일한 도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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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수도원 안에서,
누군가는 귀족의 안뜰에서,
누군가는 ‘여자는 글을 써선 안 된다’ 는
조롱 속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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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 깊었던 건,
작품 하나하나의 완성도보다도
그 글이 쓰이기까지의 배경이었다.
조건 없이 주어진 자유 같은 건 없었다.
오히려 더 많이 감시받았고,
더 많이 가려져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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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 시야가 조금 달라진다.
‘여성 문학’ 이라는 장르가 아니라,
그간 문학사 자체가 얼마나
편향되어 있었는지에 대한 인식.
‘그 시절엔 여자들이 글을 쓰지 않았어’
라는 말이
얼마나 게으른 판단이었는지도
함께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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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워지고, 묻히고, 불완전하게만
전해진 이름들.
그 틈을 이 책이 다정히 메워준다.
정확히는, 지워진 목소리를
대신 말해주지 않는다.
그들이 남긴 언어로,
직접 나와 마주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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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사를 배우며 지나쳐버렸던 빈칸들,
‘아무도 없었던 것 같던 그 자리에
사실은 있었다’ 는 사실만으로
오랜 왜곡이 다시 풀리는 것 같았다.
시간은 지나도 기억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기록되지 않은 여성들의 이름을 되짚는 것,
그 자체로 하나의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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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대개 남성의 목소리로 전해져 왔다.
그러니 여성의 고전이란 그 자체로
숨겨져 있던 또 다른 세계다.
이제야 비로소 균형을 찾기
시작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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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그토록 철저히 무시되었고,
때로는 글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손가락질받았던 여자들.
그들이 쓴 문장은
지금 여기, 우리에게까지 닿아
그 시절의 ‘쓰기’ 가 얼마나 절박하고
강한 것이었는지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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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나는 지금 무엇을 쓰고 있는지,
누구의 이야기를 듣고 있고,
어떤 시선으로 문학을 보고 있는지.
 
 
🫧
말해지지 않은 이야기를 들여다볼 때,
조금씩 균형이 생긴다.
그리고 그 균형이
우리가 문학을 읽는 방식도 바꾼다.
 
 
 
📍
누군가의 이름이 지워진 자리에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빛을
놓치며 살아왔을까.
당연히 없다고 여겼던 자리에
사실은 누군가의 발자국이
이미 남아 있었다는 걸
늦게라도 알게 되는 순간이 있다.

잊힌 이름들을 다시 불러보는 일은
그냥 과거를 돌아보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내가 어디쯤
서 있는지를

차분히 짚어보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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