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언어들 - 세포에서 우주까지, 안주현의 생명과학 이야기
안주현 지음 / 동아시아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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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동아시아 @dongasiabook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생명의 언어들> - 살아 있는 것들 사이에 흐르는 언어들
 
 
 
🫧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과학을 시작하게 했다는 말이 있다.

생각해보면
그런 용기는 어릴 때 더 자연스러웠다.
왜 하늘은 파랄까,
왜 비누는 거품이 날까,
딸기우유는 왜 분홍색일까.

궁금함은 늘 앞섰고,
답을 몰라도 부끄럽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질문보다 침묵이 익숙해지고,
모른다는 말이 부담처럼 느껴졌다.
 
 
🫧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겨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가까운 이야기들이
이어져 있었다.
딸기우유의 색은,
딸기에서 온 게 아니라고.
그 한 줄에서 다시 시작되었다.
오래전 궁금했던 것들이
다시 하나씩 떠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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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한 올에 담긴 구조,
주사의 통증을 줄이기 위한 설계,
바닷가로 향하는 순록의 식습관까지.
처음엔 그저 신기했다.
그런데 조금 더 읽다 보니
하나하나의 이야기 안에
다른 이야기가 겹쳐져 있었다.

기후와 생태계, 생명 윤리와 기술,
수치로만 느꼈던 과학이
생활 속으로 들어와 있었다.
별다를 것 없어 보였던 질문들이
사람과 연결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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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장면에선 웃음이 났고,
어떤 문단에선 멈칫했다.
투구게의 푸른 피가 왜 필요한지,
연지벌레 없이 색을 낼 수 있는 방법은 뭔지.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생소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
단지 아는 게 늘어나는 기분은 아니었다.
조금씩 달리 보는 법을
배워가는 쪽에 가까웠다.
새로운 감각이라기보다는
한때 알고 있었지만 잊고 있던 감각,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마음속에서 옅게 머무는
무언가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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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과학은 나와는
조금 먼 이야기라고 느껴졌었다.
뉴스에서는 과학기술, 유전공학,
인공지능 같은 단어들이 넘쳤지만
그게 내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은
잘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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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딸기우유, 거미줄, 해초,
바늘 없는 주사 같은 이야기에서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방식으로
그 연결이 그려졌다.

단순히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조금 더 천천히 바라보게 되었다.
 
 
🫧
특별한 사건이 있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순간은 자주 온다.
거창한 결론이나 감동 대신
작은 물음표들이 남는다.

왜 그런 걸까?
그게 무슨 의미일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
지식을 채운다기보다
생각할 틈을 내어주는
책이라는 말이 더 맞겠다.
어떤 꼭지를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창밖으로 시선이 간다.
거리에 있는 풀, 주차된 차,
지나가는 사람까지도
조금 다른 각도로 보이게 되니까.
 
 
🫧
아마 그건
모든 과학이 결국 생명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일지도.
그리고 생명은
언제나 질문에서 시작되니까.

이런 식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물어봤을 법한 질문에서
조금 더 깊은 이야기가 시작되면 좋겠다.
그게 다시 삶으로 이어지면 더 좋고.
 
 
 
📍
언젠가 아이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딸기우유는 그냥 분홍이 아니야.
거미줄은 그냥 실이 아니고.
과학은 그냥 공식이 아니야.

그걸 다 말로 설명할 수 없더라도,
함께 궁금해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들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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