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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 ㅣ 정호승 우화소설
정호승 지음 / 비채 / 2025년 6월
평점 :
🌟 이 책은 #비채 @drviche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항아리> - 버려졌다고 생각했던 마음에, 새로 피어나는 숨🫧누군가 내게 말을 걸었다.말로가 아니라, 기억 속에 묻혀 있던 어떤 감정으로.항아리 하나가 속삭이고, 나무토막 하나가 손을 뻗었다.읽는 내내 그렇게 작은 것들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언젠가 나는 나를 '쓸모없는 존재' 라고 느낀 적이 있다.아무도 내 마음을 모를 거라 생각했었고, 내가 가진 무언가가 아무 데도 닿지 않을 거라고 믿었다.그런데 이 책 속의 존재들은,그런 마음으로도 계속 존재해주었다.사라지지 않고, 조용히 기다려주었다.버려졌지만 다시 쓰이고,날 수 없지만 끝내 하늘을 그리워하고,이름조차 없던 마음들이 어느새얼굴을 갖고, 온기를 갖고, 나에게 말을 걸었다.🫧특별하지 않은 장면들이 이상하게 더 자꾸 생각났다.누군가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고,누군가의 소원을 정말로 이루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작고 보잘것없다고 여겼던 순간들이얼마나 뜨거웠는지를,다시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들.🫧읽는 동안 마음속에서 조용히 부풀어 오르는 장면들이 있었다.눈이 서울역에 내리고,노숙자가 만든 눈사람이 광장에 서 있고,그 눈사람이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게 손을 흔드는 순간.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풍경이이상하게 계속 떠올랐다🫧이 책은 누군가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아니라,세상에 먼저 마음을 건네는 이야기다."나 여기 있어요.""나는 당신을 기억하고 있어요."하는 말들이 책 사이사이에 담겨 있었다.📍이 책을 읽는 동안, 창밖을 오래 바라보게 되었다.겨울날, 바람이 불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 햇살 같은 이야기랄까.책을 읽고 난 후, 고구마를 구워 먹었다.속이 노랗게 익고, 손끝이 따뜻해지는 그 느낌이이야기 마지막 문장과 비슷하게 느껴져서괜히 더 오래 굽게 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