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무법자
크리스 휘타커 지음, 김해온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위즈덤하우스
@wisdomhouse_official )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나의 작은 무법자> - 무법자의 길, 사랑과 복수의 경계를 달리다

💡이름이 운명이 될 때

세상에는 ‘이름’ 이 운명이 되는 사람들이 있다.
더치스 데이 래들리, 그녀는 스스로를 ‘무법자’ 라 불렀다.
13살 소녀가 이토록 단단한 벽을 두르고 스스로를 지키겠다고 다짐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세상에 대해 마음을 열기에는 너무 많은 배신을 겪었고, 사랑을 믿기에는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다.
엄마는 술과 약에 취해 있었고, 동생을 보호하는 건 더치스의 몫이었다.
그녀가 무법자가 되기로 한 순간, 이미 세상은 그녀에게 등을 돌렸다.
어린 나이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그녀를 길들였고, 그 무게가 만든 딱딱한 껍데기 속에서 더치스는 외로움에 몸을 웅크렸다.
하지만 세상이 더치스를 무법자로 만든 것인지, 아니면 그녀가 스스로 그렇게 되기를 선택한 것인지, 그 답은 여전히 모호하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녀의 이름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무법자는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는다.
누구에게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누구에게도 구원받기를 원하지 않는다.

💡죄는 선택이었을까, 운명이었을까

죄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선택이자 결과이며, 때로는 필연적 운명이기도 하다.
빈센트 킹은 열다섯 살에 살인을 저질렀고, 30년의 시간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돌아왔다.
하지만 정말 돌아온 걸까? 아니면 그의 시간은 여전히 30년 전, 그날에 멈춰 있는 걸까?
한순간의 실수로 던져진 형벌은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조각내는지, 그리고 그 조각들은 서로 어떻게 맞물려 또 다른 비극을 만들어내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한 번 발을 헛디디면, 모든 것이 끝나버리는 세상이 있다는 걸.
빈센트 킹은 과거를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그리고 더치스는 그를 용서할 수도, 잊을 수도 없었다.
결국 그들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서도, 결코 같은 길을 걸을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죄가 운명이 된다면, 구원은 무엇으로 가능한 걸까?
아니, 과연 구원이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할까?

💡사랑이라는 이름의 감옥

사랑은 때때로 가장 잔인한 감옥이 된다.
더치스가 엄마를 사랑했기에 그녀는 엄마에게 버림받았고, 동생을 사랑했기에 그를 위해 스스로를 무너뜨렸다.
사랑은 그녀를 세상과 단절시켰고, 스스로를 보호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에 짓눌리게 했다.
그녀의 사랑은 희망을 품기보다는 생존을 위한 무기가 되었고, 결국 사랑을 지키기 위해 세상과 맞서 싸우는 선택을 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토록 원했던 사랑이 끝내 그녀를 구원할 수 있을까?
사랑은 때로 잔인한 덫이 되고, 사랑받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은 더욱 깊은 절망으로 이어진다.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믿음은 신기루와 같다.
손에 닿는 순간 흩어지고, 붙잡는 순간 사라진다.
더치스는 끝까지 사랑을 원했지만, 사랑은 그녀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기대지 않기로 결심한 순간에야 비로소 자유가 주어졌다.

💡끝과 시작은 하나의 선 위에 있다

비극은 종종 반복된다.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누구도 막지 못했던 사건들.
더치스의 삶은 끊임없이 끝으로 내몰렸다.
하지만 끝이라고 생각한 곳에서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노란 드레스에 피를 묻히고, 총을 들고 말을 타고 달려 나갔을 때, 그것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 믿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끝은 진짜 끝이 아니며, 어떤 시작은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
더치스는 결국 길을 떠났다.
그녀의 과거를 두고, 그녀의 이름을 두고, 그녀의 모든 분노를 가슴 깊이 묻어둔 채로.
그리고 그녀가 떠난 후, 그녀가 남긴 흔적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새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모든 것이 사라진 후에도, 삶은 계속된다.
결국 더치스는 무법자였다.
하지만 그녀는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살았고, 누구보다도 강렬하게 존재했다.
그게 그녀의 이야기의 끝이든, 혹은 새로운 시작이든, 중요한 건 단 하나다.
그녀는 더치스 데이 래들리였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