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 동물 열전 - 최애, 극혐, 짠내를 오가는 한국 야생의 생존 고수들
곽재식 지음 / 다른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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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다른 @darunpublishers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팔도 동물 열전> - 도심에 나타난 야생,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

📌 책 소개

야생은 텔레비전 속 다큐멘터리나 멀리 떨어진 국립공원에만 있는 게 아니다.
도심을 걷다 마주치는 고라니, 동네 뒷산의 너구리, 전설처럼 남은 여우까지!
실은 우리가 사는 곳이 곧 그들의 삶의 터전이다.
과학자이자 소설가인 저자는 한국의 산과 들을 직접 발로 누비며 야생동물들의 생태, 역사적 기록, 민속 속 상징성을 엮는다.
고구려 설화부터 박쥐의 드라큘라 이미지까지, 동물들의 생존 전략은 그 자체로 살아 있는 기록이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무심히 지나쳤던 존재들을 재조명하며, 인간과 함께한 수천 년의 공존과 충돌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이야기는 과학적 사실 위에 상상력과 문화적 맥락을 덧붙이며, 도시의 일상과 야생 사이의 경계를 허문다.

💬서평

💡야생동물은 지금 여기 있다

어느새 도심은 고라니와 멧돼지의 무대가 되었다.
사람들은 놀라지만, 그들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
변화한 건 그들의 서식지가 아니라 인간의 공간 침범이다.
익숙해진 환경 속에서 우리는 야생을 잊는다.
하지만 숲과 산은 여전히 살아 있다.
고라니는 논두렁을 건너고, 너구리는 담장을 넘는다.
문제는 그들의 출현이 아니라, 우리가 그들을 낯설게 여긴다는 데 있다.
생존 전략을 바꿔가며 적응해온 그들에게 위협이 된 건 인간이다.
인간 중심의 도시 구조는 동물들의 삶을 방해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들은 다시 도시로 향한다.
환경을 선택하지 못하는 존재는 침입자가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또 다른 시민이다.
야생은 자연 속에만 있지 않다.
지금 여기에도 있다.

💡이름에 새겨진 오해와 역할

청설모와 다람쥐의 혼동은 단순한 외형 문제 이상이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이름조차 혼동한다.
여우는 교활하다는 이유로 미움받았고, 담비는 잊힌 존재였다.
반면 곰은 귀엽고 강하다는 이미지 덕에 보호받는다.
생물학적 특성이 아니라 인간의 시선이 동물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귀엽거나 상징성이 있으면 보존되고, 불쾌하거나 해롭다고 여겨지면 사라진다.
이름은 정체성을 설명해주는 도구이지만, 동시에 편견을 고착시키는 장치이기도 하다.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이 누군가의 무관심 탓이라면, 그 무관심은 대부분 이름에서 비롯된다.
동물의 운명은 그들의 생태보다 우리가 그들에게 부여한 의미에 달려 있다.

💡생존은 전략이자 선택의 문제

돼지의 심장이 인간의 목숨을 구하고, 담비는 무리를 지어 사냥한다.
한국 너구리는 겨울잠을 자지 않고, 청설모는 남향에 다주택을 짓는다.
이 모든 행동에는 이유가 있다.
생존을 위한 전략이자, 환경에 맞춘 적응이다.
인간이 과학으로 분석한 이 생태는 사실 놀라운 직관과 선택의 결과다.
땅 위에서, 나무 위에서, 밤과 낮을 나눠 살아가는 동물들은 인간의 관점으로 보면 이상해 보이지만, 그들에게는 살아남기 위한 최적화된 방식이다.
생존은 단순한 본능이 아니라 끊임없는 조정과 판단이다.
그 안에는 고단한 진화의 역사가 담겨 있고, 인간과의 오랜 상호작용도 포함되어 있다.
적응력은 경쟁력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의 태도다.

💡보호라는 이름의 정치

멸종위기종 보호 정책에는 언제나 여론이 필요하다.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예산도 생긴다.
그래서 반달곰은 살아남았고, 여우는 한동안 잊혔다.
정책의 기준은 과학적 절박성보다는 대중의 공감대다.
자연보호는 생태 문제이기 이전에 사회적 문제다.
누가 주목받는가에 따라 보호받는 생명도 달라진다.
황금박쥐는 그 희소성과 이름 덕에 이야기로 남았지만, 평범한 벌레의 절멸에는 아무도 반응하지 않는다.
생태계는 균형의 문제지만, 인간 사회는 선택의 문제다.
자연을 지키는 일도 결국은 정치다.
이미지, 스토리, 관심도 모두 동물 보호의 전략 요소가 된다.

공감할 수 있어야 지킬 수 있다는 사실은 야생조차 선택받아야 살아남는 시대임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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