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은 하마스를 모른다 - 금기와 편견 너머, 하마스를 이해하기
헬레나 코번.라미 G. 쿠리 지음, 이준태 옮김, 팔레스타인평화연대 감수 / 동녘 / 2025년 6월
평점 :
🌟 이 책은 #동녘 @dongnyokpub 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당신은 하마스를 모른다> - 테러 단체라는 프레임을 걷어낼 때📌 책 소개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 ‘하마스’ 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인터뷰집이다.세계 각지의 팔레스타인 전문가 여섯 명이 참여해 하마스의 역사, 이념, 조직구조, 정치적 전략을 조망한다.하마스가 단순히 ‘테러 조직’ 으로 낙인찍히는 현실 속에서, 각 대담은 하마스를 정치운동으로 바라볼 수 있는 논점을 제시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복잡한 역사적 맥락을 되짚는다.협상 가능성과 정당성, 무장 저항의 배경,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입장 등을 중심으로 하마스의 실제 목소리를 되도록 왜곡 없이 전달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편견을 걷어내고, 이들이 어떤 배경에서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있는 그대로’ 의 맥락을 묻는다.💬서평💡하마스를 혐오하기 전에 먼저 구조를 보라하마스는 공격적인 이미지로 소비되는 일이 잦다.하지만 대담자들의 분석을 따라가다 보면, 이 단체는 단순한 전투 집단이 아니라 복잡한 정치 조직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저항이 이들의 존재 이유이자 정당성의 핵심이라는 점은 반복해서 언급된다.이스라엘의 점령이라는 맥락 없이 하마스를 바라보는 시선은, 마치 이유 없는 분노를 감정적으로 해석하는 것과 같다.국제사회가 주목해야 할 것은 폭력의 시작이 아니라, 그 폭력이 뿌리내린 역사다.정치운동으로서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협상 경험도 있으며, 두 국가 해법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은 바도 있다.전투에만 주목하는 한, 그들의 정치적 가능성은 영원히 지워지게 된다.💡‘선명한 악’ 이라는 환상은 너무 편리하다하마스를 ‘테러 집단’ 으로 단정하는 말은 너무 익숙해서 의심조차 잘 되지 않는다.하지만 이 책에서는 ‘누가 그런 이미지를 만들어냈는가’ 라는 구조적 질문을 던진다.교도소 안에서도 협상을 이어간 하마스의 전략, 2017년 두 국가 해법 수용 공식화 같은 사실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이유는 명확하다.대중에게는 복잡한 설명보다 선명한 구도가 더 쉽게 먹히기 때문이다.적이 필요했던 이스라엘, 그리고 이를 받아 적는 언론, 관망하는 국제사회는 모두 복잡한 이야기를 단순하게 포장하는 데 일조해왔다.악을 ‘명확히 설정하면’ 누군가의 폭력은 정당화된다.그 구도를 거부하는 것이 이 책이 택한 서사의 방식이다.💡전쟁을 기록하는 방식은 항상 정치적이다하마스를 다루는 뉴스와 이 책이 다루는 하마스는 거의 다른 존재처럼 느껴진다.이유는 간단하다.전쟁은 언제나 정보전을 동반하고, 서사는 늘 누군가에게 유리하게 구성되기 때문이다.이스라엘은 자국의 폭격을 ‘정밀 표적 공격’ 이라 부르고, 하마스의 반격은 ‘무차별 테러’ 라고 규정한다.이런 언어 구성이 얼마나 일방적인지를 반복해서 짚는다.특히 허위 정보가 어떻게 여론을 움직이고, 어떤 방식으로 생명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만드는지에 주목한다.누가 말을 많이 했느냐보다, 누가 이야기 구조를 만들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따라서 하마스라는 주제 자체보다 그것이 설명되는 프레임을 점검하는 것이 더 급선무다.💡‘중립적 태도’ 라는 환상이 만든 공범자들가자지구에서 수만 명이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하마스가 먼저 공격했잖아” 라는 말은 너무 쉽게 나온다.이런 태도는 중립적이라기보다는 무기력한 동조에 가깝다.하마스의 존재가 불편하다고 해서, 이스라엘의 폭력에 면죄부가 주어져서는 안 된다.이 책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하마스를 바라보게 만든다.하마스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입장에는 ‘저항’ 이라는 키워드가 있다.압도적인 힘의 불균형 속에서, 최소한의 주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이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었는지를 묻는다.모든 저항이 옳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다만 누가, 왜 그 자리에까지 몰렸는지 먼저 이해하려는 시도는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