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항선 하나에 두 명의 사냥꾼
고호 지음 / 델피노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chae_seongmo 를 통해 델피노 @delpinobooks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밀항선 하나에 두 명의 사냥꾼> - 도망치지 않는 자들이 쥔, 진실의 조각


📌 책 소개


한때 엘리트로 불렸던 경찰 태열은 어느 날 시골로 좌천된다.

좌천된 자리에서 그는 불법체류자 관련 사건에 휘말리고, 교통사고를 계기로 지역 권력 구조 속 복잡한 관계와 마주하게 된다.

죽은 여자의 마지막 메시지, 그녀의 옷 속에 숨겨진 핸드폰 메시지 하나가 사건의 방향을 틀어놓는다.

그녀는 단순한 밀입국자가 아니었다.

마을 실세들과 얽힌 카르텔, 그들의 이익 계산, 수면 아래에서 움직이는 1천억 원의 돈 냄새.

살아남기 위해 거짓과 협상이 반복되는 가운데, 진실은 끝까지 드러나지 않는다.

모두가 누군가를 속이거나, 속은 채 살아간다.

허울뿐인 정의 속에서 등장인물은 각자의 생존을 꾀하고, 그 복잡한 생존의 틈바구니 속에서 이야기를 따라가게 된다.

정의는 어디에 있고, 진실은 누구에게 유리한가.

이야기는 사건보다 사람을 따라 움직이며, 각자의 판단이 부른 결과를 보여준다.


💬서평


💡작전은 사고처럼 시작됐다


사고는 우연처럼 보였다.

그러나 여성의 죽음과 함께 메시지 알림이 울리는 순간, 구조가 드러난다.

그녀는 한국에 오기로 되어 있었고, 누군가는 이미 그녀의 도착을 알고 있었다.

태열은 불법체류자를 쫓다 사고에 연루된 게 아니라, 의도된 흐름에 편입되었다.

이후 벌어지는 사건들은 대부분 필연적으로 이어진다.

살아남은 자들은 죽은 자의 흔적에서 무언가를 읽어내고, 그녀의 역할을 대신할 인물을 찾는다.

경찰, 밀항 브로커, 지역의 실세, 돈이 급한 항공 승무원이 차례로 끌려 들어온다.

모든 조각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사건은 겉으로 보기에 혼란스럽지만, 정해진 순서와 목적이 있었다.

내가 쥐고 있던 이야기의 실은 이미 다른 누군가의 손에 있었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판은 움직인다


생존자 한 명의 죽음 이후, 남겨진 단서는 한 줄 메시지와 접선의 가능성이었다.

그녀가 누군가를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는 점이 새 판을 만든다.

이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태열, 영춘, 환국은 그녀의 역할을 대체할 사람을 찾기 시작하고, 마침내 서현이 들어온다.

서현의 등장은 의도된 것인지 우연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누군가 빈자리를 채웠다는 사실이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그가 남긴 구멍 하나가 모두를 움직이게 한다.

처음엔 연민이나 책임처럼 보였던 개입이 곧 거래가 되고, 거래는 협박으로 바뀌고, 협박은 공모로 변한다.

말없이 사라진 인물이 하나일 때, 남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반응한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은 죽은 자가 아니라 산 자의 욕망이다.


💡경찰이 아니라, 인간으로 선택할 때


태열은 법과 절차의 경계에서 점점 이탈한다.

처음엔 직업적 책임감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상황은 직업의 범주를 벗어난다.

위에서 조용히 덮으라는 지시, 동료의 회유, 자신을 향한 혐의 제기까지 겹치면서 태열은 점점 더 ‘경찰’ 이 아닌 ‘한 사람’ 으로서의 판단을 강요받는다.

마약과 1천억이라는 실체 앞에서 그의 행동은 명확히 변한다.

그것은 수사의 연장이 아니라, 선택의 연속이다.

진실을 밝히는 대신 입을 다물 수도 있었고, 정의를 따르기보다 이익을 선택할 수도 있었다.

서현과의 관계, 환국과의 균열, 그리고 영춘의 태도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아니 어떤 사람으로 변해가는지를 보여준다.

권위와 책임의 옷을 벗었을 때 남는 것은 오롯한 욕망, 혹은 양심뿐이다.

그리고 그 둘은 종종 충돌한다.


💡끝까지 살아남는 건 누구인가


판은 커졌고, 참여자는 늘어났다.

처음엔 마을의 사건이었지만, 점차 얽혀 있는 이해관계가 드러나며 사건은 전국적 규모로 확장된다.

죽은 여자를 대신해 판에 들어온 서현, 권력과 협상하며 움직이는 영춘, 그리고 결국 도망자가 된 태열까지.

각자 다른 방향에서 움직이지만 결국 모두 하나의 지점으로 향한다.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순간, 남는 질문은 하나다.

진실을 아는 자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는가.

거대한 돈과 범죄, 그리고 조작의 그물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이가 누구였는지보다 더 중요한 건, 누가 끝까지 ‘사람’ 으로 남았는가이다.

누군가는 생존을 택했고, 누군가는 복수를 택했다.

어떤 선택이든 그 끝은 책임의 몫이었다.

결국 살아남는 건, 가장 치열하게 자기 몫을 감당한 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