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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ㅣ 소담 클래식 2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유혜경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4월
평점 :
🌟 이 책은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chae_seongmo 를 통해 #소담출판사 @sodambooks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위대한 개츠비> -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파티의 끝📌 책 소개화려함이 최고인 시대였다.샴페인이 쏟아지고, 정원에는 음악이 흐르고, 셔츠가 너무 예뻐서 데이지는 울었다.하지만 누군가는 그 광경을 담장 너머에서 지켜보고 있었고, 그는 매일같이 희미한 초록 불빛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사랑을 되돌리려는 한 사람, 과거로 돌아가려는 집념, 그리고 그 집념이 자본의 세계에서 어떤 방향으로 증폭되는지, 이야기는 미끄러지듯 흘러간다.소수만이 가진 우아함과 다수의 조잡한 열망이 엇갈리는 미국 재즈 시대의 한 장면을, 딱 그 시대의 리듬으로 그려낸 소설이다.💬서평💡파티는 끝나고, 아무도 남지 않는다여름 내내 열린 그 집의 파티엔 손님들이 넘쳐났지만, 막상 장례식장에는 거의 아무도 오지 않는다.이 간극은 이 소설이 그리고자 했던 세계의 본질을 뚜렷하게 보여준다.모두가 즐기기 위해 왔지만, 책임지기 위해 남아 있는 사람은 없었다.웨스트 에그에 모여든 인물들은 즐길 줄은 알았지만, 누군가를 끝까지 믿는 건 하지 않았다.그들은 파티가 끝나자 정체를 감췄고, 그 집을 떠났다.화려함은 많았지만, 관계는 없었다.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이는 개츠비가 아닌, 관찰자인 닉뿐이었다.가장 멀리 있던 사람이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어버린 아이러니가 끝내 씁쓸하게 남는다.💡셔츠는 많았고, 말은 없었다개츠비의 옷장에서 쏟아진 셔츠 더미 앞에서 데이지는 눈물을 보인다.그러나 그녀가 눈물을 흘린 건 감동이 아니라 당황에 더 가까워 보인다.셔츠의 값어치, 수량, 디자인은 모두 개츠비가 만들어낸 세계의 상징이었다.그것은 말로 전하지 못한 감정의 대신이었다.데이지는 말하지 않았고, 개츠비는 묻지 않았다.둘 다 명확히 하지 않은 채 5년 전의 기억 위에서 다시 시작해보려 했지만, 그때와 지금은 달랐다.셔츠는 분명 눈부셨지만, 그것이 감정을 복구해줄 수는 없었다.오히려 감정은 점점 더 기형적으로 부풀었다.그리고 끝내 한 번도 진짜로 닿지 못한 채 서로를 지나쳤다.💡부자의 집은 안락하고 조용했다동부의 부촌 이스트 에그는 언제나 정적이었다.정원은 정돈되어 있었고, 창틀엔 커튼이 흔들렸다.반면 웨스트 에그에선 음악과 불빛이 밤새 쏟아졌고, 사람들은 이름도 모른 채 와서 마셨다.그런데도, 마지막에 남은 것은 부유한 이스트 에그의 사람들뿐이었다.문제는 저지르고 간 건 웨스트 에그였지만, 진짜 문제를 감추고 가만히 있었던 건 이스트 에그였다.돈은 어느 쪽에도 있었지만, 무게는 달랐다.데이지와 톰은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책임을 지지 않았다.그들은 조용히 사라졌고, 누구도 그들을 추궁하지 않았다.조용하다는 건, 죄가 없다는 뜻이 아니었다.💡녹색 불빛은 모든 것을 설명해주지 않는다강 너머에서 개츠비가 바라보던 녹색 불빛은 그가 붙잡고 싶었던 과거의 상징이다.하지만 그 불빛은 단지 데이지의 집에서 비추는 조명일 뿐이었다.개츠비는 현실이 아닌 기억을 기준으로 미래를 만들려 했다.문제는, 그가 기억하던 순간이 진짜였는지도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녹색 불빛은 낭만적인 이미지로 포장되어 있지만, 실상은 극도로 현실적인 표지판에 가깝다.어느 집의 부두 끝에 설치된 등불 하나가 인생의 방향이 될 수는 없는데, 개츠비는 그 불빛을 중심으로 세계를 설계했다.설계는 치밀했지만, 방향은 틀렸고, 결국 도달할 수 없는 목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