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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잃어버린 심장
설레스트 잉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5년 5월
평점 :

🌟 이 책은 #비채 @drviche 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의 잃어버린 심장> - 우리도 살기 위해 침묵을 배웠다
💡“미국답다” 라는 잣대 뒤에 숨은 타인의 얼굴
팩트(PACT)라는 법이 시행된 뉴욕은 ‘미국답지 않은’ 모든 것을 배제한다.
그 기준은 폭력처럼 도처에 내려앉는다.
이 작품은 ‘미국적이지 않다’ 는 말이 어떻게 어떤 얼굴을 겨냥하게 되고, 그 얼굴이 얼마나 쉽게 지워지는지를 보여준다.
마거릿이 침실에 놓인 슬리퍼와 새 침대보를 구매하던 장면, 그게 ‘미국적인 삶’ 의 전부인 시대.
그 단정한 모습이 아이러니하게도곧 가장 의심받는 지점이 된다.
익숙한 것이 얼마나 폭압을 덮는 외피가 될 수 있는지, 평범한 삶이 어떻게 배제가 되는 기준이 되는지 촘촘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붉은 동포의 얼굴을 보는 눈이 얼마나 쉬운가
마거릿과 이선, 두 사람이 닮은 그 ‘표정’
광대뼈, 속눈썹, 보조개의 구분 없는 닮음을 포착하는 장면은 이 작품의 또 다른 축이다.
공권력은 단순히 문화나 언어가 아닌, 얼굴의 ‘닮음’ 을 기준 삼아 차별을 가할 수 있다.
이름, 정체성, 사상과 같은 개인적 행동보다 ‘얼굴’ 이 더 빠르게 시선과 의심의 대상이 되는 건 이 작품이 가장 무섭게 드러낸 부분이다.
외관을 훑어보고, ‘우리와 같은가’ 부터 먼저 묻는 그 시선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방식은 공포 고발을 넘어서는 날카로운 메시지를 남긴다.
💡체제 앞에서 저항으로 이어지는 선택의 용기
“시위가 소용없다면 왜 여기 왔냐” 고 되묻는 장면은 단순한 질문이 아니다.
아무도 듣지 않는 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그 소리를 내는 순간이 얼마나 용기인지, 말을 꺼내기 전까지의 두려움이 얼마나 깊은지를 압축한다.
사람들은 저항을 ‘파도를 거스르는 싸움’ 이라고 불렀다.
체제가 흘러가는 속도보다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일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지, 그 피곤함과 두려움 사이에서 소리가 진동으로 남는다.
저항은 선언이라기보다 몸의 움직임이고, 살아있는 진동이다.
💡침묵으로 살아가는 삶은 더 긴 질문을 남긴다
숨을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 해도, 조용히 살아남는 것이 답이 될 순 없다.
동화를 입고 숨죽이는 삶은 선택이 아니라 체제의 요구일 뿐이다.
마거릿이 새 이름을 받아 숨을 계획을 세우는 장면 앞에서, 당신은 숨고 싶지 않을 수도 있다.
“가끔은 새도 고개를 높이 들고 날기도 해” 라는 문장은 그제야 이해된다.
침묵이 아닌, 다시 꿈을 꾸기 위한 용기.
질문하며 살아낸 삶은 침묵 속을 통과한 사람의 마음에 오래 머문다.
이 이야기는 그 파장을 소리보다 선명하게 남긴다.
📖서평 요약
얼마나 오래 ‘미국답게’ 살아야 하는가를 질문하게 한다.
몸보다 얼굴로, 말보다 표정을 먼저 재단하는 사회의 잔혹함이, 익숙함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지워간다.
침묵이 아니라 질문을 던질 때, 우리가 지녀야 할 건 숨는 용기가 아니라 말할 용기임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