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일록 작전
필립 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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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비채 ( @drviche )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샤일록 작전> -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우리는 누구인가

💡내 이름으로 살아가는 또 다른 나

우리는 우리의 이름을 당연하게 여긴다.
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누군가 내 이름을 빌려 살아가고 있다면?
<샤일록 작전> 은 이 황당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소설 속 ‘필립 로스’ 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인물이 이스라엘에서 정치활동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동명이인의 소행인가, 아니면 철저한 사칭인가?
주인공은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이스라엘로 향하지만, 이 여정에서 그는 점점 더 혼란에 빠진다.
자신이 쫓는 인물은 단순한 사칭범이 아니라, ‘필립 로스’ 라는 정체성 자체를 위협하는 존재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필립 로스는 이를 통해 정체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불안정한지 보여준다.
우리는 우리의 이름, 직업, 국적, 그리고 과거를 통해 자신을 설명하지만, 그것이 진짜 우리를 증명하는 것일까?
누군가가 우리의 이름을 도용해 살아간다면, 우리는 여전히 ‘나’일 수 있는가?
이 책은 단순한 추적극이 아니라, 우리가 믿고 있는 정체성의 실체를 흔드는 철학적 실험이다.

💡유대인의 정체성, 어디에서 오는가

작품은 단순한 개인의 정체성 문제가 아니라, 유대인의 집단적 정체성에 대한 탐구로 확장된다.
사칭범은 ‘유대인의 진정한 삶’ 이란 유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또 다른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이야말로 유대인의 유일한 안식처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유대인의 정체성은 무엇으로 정의되는가?
과거에 뿌리를 둔 것인가, 현재의 공동체에 의해 형성되는가?
이 작품은 유대인의 역사적 경험을 배경으로 하면서, 정체성이 단순한 혈통이나 국적에 의해 결정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유대인 정체성의 핵심은 끊임없는 논쟁과 갈등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는 유대인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어떤 요소들로 인해 우리가 ‘한국인’ 이라고 느끼는가?
우리가 속한 공동체가 우리를 규정하는가, 아니면 우리가 그것을 선택하는가?
<샤일록 작전> 은 이 거대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며, 정체성이란 결코 하나의 답으로 설명될 수 없는 문제임을 보여준다.

💡문학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리다

필립 로스는 늘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소설을 써왔다.
하지만 <샤일록 작전> 은 그 경계를 더욱 철저하게 허문다.
소설 속 ‘필립 로스’ 는 실존하는 작가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그의 삶 자체가 소설 속에서 허구로 재탄생한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필립 로스가 소설 속에서 허구가 되는 순간, 실제 필립 로스도 허구의 일부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필립 로스는 우리가 믿고 있는 ‘현실’ 이 사실은 하나의 이야기이며, 언제든 조작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설 속 필립 로스는 자신이 진짜라고 주장하지만, 독자는 점점 더 혼란에 빠진다.
과연 ‘진짜’ 란 무엇인가?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는 세계 역시 누군가가 만들어낸 이야기일 뿐이라면?
이 책은 문학이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현실을 다시 구성하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존재에 대한 끝없는 의문

이 소설은 끝까지 독자에게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필립 로스는 결국 자신의 정체성을 찾았을까? 아니면 애초에 정체성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이 책은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우리가 믿고 있는 자아가 얼마나 쉽게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질문은 소설 속 인물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과연 우리의 정체성을 어떻게 규정하는가?
이름, 직업, 과거의 경험, 혹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일까?
필립 로스는 독자에게 ‘너는 누구인가?’ 라고 묻는다.
그리고 우리는 그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서평 요약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물며 정체성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다.
이스라엘에서 자신을 사칭하는 인물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필립 로스’ 는 그를 쫓으며 점점 더 자신의 존재와 유대인 정체성, 그리고 역사 속에서의 위치를 고민하게 된다.

첩보소설의 형식을 빌려와 유머와 냉소, 철학적 성찰을 결합한 이 작품은 우리가 믿는 ‘나’ 라는 존재가 얼마나 불확실한 것인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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