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해내는 아이의 비밀 - 스탠퍼드대 박사 엄마의 뇌과학 컨설팅
김보경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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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바뀌면 뇌가 바뀐다>


몇 해 전 시청했던 다큐였던 거 같다. 유럽 어느 나라의 9살 아이와 한국의 같은 또래 아이의 아침 풍경을 비교했던 영상인데, 유럽의 아이는 아침에 스스로 일어나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양치와 세수를 마친 뒤 그날 입을 옷을 고르고, 정해진 시간 안에 아침 식사를 하고, 등교할 준비를 스스로 척척 해내었다. 반면 한국의 아이는 기상부터 이 닦기, 아침밥 먹기까지 거의 부모님의 손을 거쳐 수행했다. 너무 비교된다고 여겼는데, 이제 초등 4학년 중반을 향해 가는 우리 집 아들의 아침 풍경도 그때의 한국 아이와 별반 다르진 않은 거 같다.

그 유럽의 아이는 원래 자율적이고 성실한 성품을 타고난 것일까?

스스로 해내는 아이의 비밀이 궁금하다!



행동과학자이자 신경심리학자인 김보경 씨는 그 비밀은 ‘뇌’에 있다고 말한다.

더 자세히 말하면 ‘뇌가 만들어 낸 습관’이다.

여러 뇌과학책에서 인류는 원시인일 때부터 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려 해왔다고 말한다. 그렇게 우리의 뇌는 일일이 신경 쓰지 않고 행동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도록 습관을 만들어 낸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이런 습관들이 형성되고 이렇게 만들어진 습관은 쉽게 사라지거나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잘 들여놓은 좋은 습관은 아이의 삶을 도와줄 귀한 유산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이런 습관은 무의식적으로 은연중에 형성되기도 하지만, 노력을 통해 의도하는 대로 긍정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이미 형성된 습관도 고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형성된 좋은 습관은 뇌 발달을 돕고, 다시 좋은 행동을 하게 하는 선순환 효과도 가져온다.

그럼, 이런 좋은 습관 형성을 위해 뇌과학 전문가가 제시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좋은 습관을 들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은 <1부 습관이 바뀌면 뇌가 바뀐다>에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뇌가 어떻게 습관을 배우는지, 습관을 만드는 마법의 5단계가 무엇인지, 쉽게 습관을 만드는 비결까지 소개한다.


여기서 '습관을 만드는 마법의 5단계'를 간단히 소개하며 나름 깨달은 바도 정리해 보겠다.

(1단계) 목표 설정 : 목적지를 확실하게 정하라

명확한 목표를 정해놓아야 하는데, 그것은 아이에게 앞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 아이가 겪는 문제 해결, 아이가 원하는 것이 될 수 있겠다. 표적 행동을 정하기 전 그 방향성을 설정하는 단계이다. 여기에는 가족, 문화, 신념, 아이의 상황 등등 좀 더 크고, 넓게 보며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거 단계인 거 같다.

(2단계) 행동 선택 : 타깃 행동을 잘 골라야 쉽게 성공한다

습관으로 만들고자 하는 행동을 타깃 행동이라 부르는데, 좋은 타깃 행동을 고르기 위해 리서치 작업이 필요하다. 책, 논문, 기사, 강의, 아이와의 대화 등등을 통하자.

타깃 행동은 목표 설정과 일치하는 행동인지, 행동을 작게 쪼개어 간단하게 만들었는지, 아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골랐는지, 아이의 능력에 맞는 행동인지 고려해야 한다.

(3단계) 보상의 힘 : 보상이 없으면 반복도 없다

보상은 행동에 따른 결과이다. 보상에는 외적인 동기와 내적인 동기를 자극하는 방식이 있는데 둘 다 적절하게 사용하게 될 때 효과적일 것이다. 보상에 관한 기술을 별도로 139~163쪽에 자세하게 설명하는데, 저자가 쓰는 축하의 기술이 재미나다. 박수 치기, 하이 파이브, "예~~"하고 외치기부터 성공을 축하하면서 가족들끼리 손잡고 둥글게 서너 번 도는 강강술래나 기념사진 찍기, 인터뷰하기처럼 내적동기를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 지도하는 입장에서도 대단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축하'라는 보상을 주는 방법이 참 인상적이었다. 아이가 해낸 작은 성공에 소소한 이벤트를 하면서 함께 기뻐하고자 하려는 노력을 오늘부터라도 해보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된 대목이었다.

(4단계) 신호 주기 : 행동의 방아쇠 당기기

우리가 은연중에 하던 많은 습관들이 알고 보면 어떤 '신호'에 의해 움직인다고 한다. 여기서 신호는 여러 가지가 될 수 있는데, 습관을 형성하고 싶은 어떤 타깃 행동을 위해 이 신호를 의도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문앞에 바로 매일 아침 챙겨야 할 준비물을 의도적으로 두는 공간을 마련한다거나 저녁 식사를 마치면 바로 이어 독서 30분을 한다거나 매주 토요일 저녁 7시 알람이 울리면 아파트 단지 5바퀴 뛰고 오는 식으로 신호를 타깃 행동에 맞춰 이리저리 배치해 보는 것이다.

(5단계) 반복 또 반복 : 바로 행동이 나올 때까지

이제 잘 설계한 신호-행동-보상의 연결고리가 자동화되도록 충분히 반복해야 한다.

물론 노력해도 자동화가 안 된다면 설계를 수정할 수 있다. 목표에 맞는 행동을 '어쨌거나' 수행하고, 기뻐하고, 지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뒤이어 '3장 쉽게 습관을 만드는 다섯 가지 비결'에서는 습관을 만드는 비결이 나오는데, 그중에 편안한 루틴 만들기 비법인 루틴 이름 짓기를 우리 집에 적용해 보고 있다. 매일 저녁에 반복하는 일과의 이름을 정했는데, 그 루틴의 이름이 '신. 낭. 독'이다. 어린이 신문읽기의 '신', 영어책 10분 낭독 녹음하기의 '낭', 30분 저녁 독서의 '독'이다. 매일 입 아프게 "신문 읽었니?"부터 "독서 30분은?" 하고 소리치는 거 보다 '신낭독!' 이 한마디면 아이도 기억하기 좋고, 스스로 챙기기까지 한다. 이처럼 책에서 알려주는 방식으로 뇌에 습관을 가르친다면 우리 집도 잔소리가 조금은 줄어들 거 같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2부 스스로 해내는 아이의 습관>에서는 집중하는 뇌, 공부하는 뇌, 행복한 뇌를 만들기 위한 습관 만들기를 제시하고 있다!

집중하는 뇌를 위해서는 잠을 잘 자고, 잘 먹고, 디지털 미디어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당연한 거 같지만 생각보다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며,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으며, 스마트폰이나 TV를 통제하기란 어른인 나도 어렵다.

눈여겨본 챕터는 디지털 미디어 습관인데, '지루함이 신호가 되어 스마트폰 사용으로 이어지고 지루함을 해결하는 보상' 또는 '스마트폰의 각종 알림 신호, 스마트폰 사용, 스마트폰의 자극이 주어지는 보상'의 단단한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다.

간단히 소개하면,

아침에 눈 뜨자마자 스크린 타임(게임, 영화, TV 쇼 등 화면 보는 활동 시간) 갖지 않기, 잠들기 최소 2시간 전부터는 스크린 타임 갖지 않기, 스크린 타임 정해두고 미디어 기기 사용하기, 미디어 사용 습관을 기르는 중이라면 공개된 장소에서 사용하기, 공부할 때는 정해진 자리에 두기 등이다.

그리고 각 가정의 상황을 반영하여, 습관 형성을 위해 신호-행동-보상 체계를 설계한다. 예를 들어, 하교- 친구와 놀이터-귀가 후 간식-숙제-스크린 타임-기기 정리-운동-샤워-저녁 식사 루틴이다.


공부하는 뇌를 위해서는 잘 읽어야 하고, 단계적으로 공부 시간을 늘리며,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는 게 공부임을 알아야 하며, 성장에 따른 고통을 견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곳은, 270~278쪽의 슬픔과 고통을 감내하게 하는 습관 형성 부분이었다. 아이가 공부나, 운동이나, 피아노 연습이 힘들고 어렵다며 불평하거나 힘들어할 때(신호) "그렇게 할 거면 그만둬!"라고 강하게 반응(행동)하는 평소 내 습관을 돌아보았다. 이렇게 해서 얻어지는 (보상)은 아이의 고통을 덜어주었다는 순간의 위안이었을까?

노력하지 않은 결실이 없듯이, 고통을 인정하지 않고 아이가 좋은 것을 누리게 하려는 내 얄팍함이 저런 행동을 하게 한 거 같다. 여기서 나의 방향성을 다시 설정하면, 아이의 자발적인 고통 감내로 인해 찌푸린 얼굴로 고분고분하지 않은 태도로 그 어느 것을 수행하더라도 계속해야만 탁월함을 만들어 낸다는 걸 머리에 새기게 되었다. '내가 선택한 고통이 나를 성장하게 한다.' 이 사실을 부모인 나뿐 아니라 아이에게도 가르쳐야 하겠다. 그리고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 고통이 있는 순간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축하하고 칭찬하여 받아들이도록 도와주어야겠다.


행복한 뇌를 위해서는 매일 감사하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능력을 키워주며, 자신을 믿고 노력해야 한다. 많이 와닿았던 부분이 '감사' 지적인 능력이기도 해서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감사 능력을 위해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연습도 제시하고 있다.

그날 하루,

나에게 일어난 좋은 일 발견하기, 그 일이 일어나도록 도움을 준 상대 찾기, 내가 얻은 유익의 값어치 인식하기, 상대의 의도와 비용 이해하기, 감사를 표현하기, 선행 베풀기의 6가지이다.

상대적인 비교에 불행할 요소만을 기가 막히게 찾아내는 요즘, 매일 내 삶에서 감사하는 습관을 뇌에 가르친다는 생각만으로 행복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자신의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신호를 알아차리고, 이때 말로 표현하는 습관을 기르는 데에 부모가 좀 더 지지해 주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아이가 표현하는,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사소한 불안을 그냥 무시하거나 비난한 적은 없는지 반성도 해본다.


책에는 좋은 습관을 형성하는 데에 필요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변할 수 있고, 이를 위해 노력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라 한다. 사소한 행동들의 성공으로 자신을 믿고, 이런 습관들이 모여 더 나은 나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그 믿음이 아마도 스스로 해내는 아이의 비밀이지 아닐까?

뇌과학에 기반한 심리학책이지만 그간 자녀와 잦은 갈등의 원인 분석과 해결부터 부모로서 큰 방향성도 찾을 수 있는 육아 철학서 같기도 한 이 책을, 모든 부모님에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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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벤저스 1 - 명예 훼손죄, 진실을 말해 줘! 어린이 법학 동화 1
고희정 지음, 최미란 그림, 신주영 감수 / 가나출판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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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되도록 안 가면 좋은 곳이 몇 군데 있다.
그 중 하나가 법정인 거 같다. 가기도 싫지만 막상 송사에 휘말리면 어디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난감하기는 어른이 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럴 때 집안 가족 중 변호사 한 명 있다면 참 든든할 듯 싶다.
변호사. 나의 억울함을 법률적으로 대변해주고, 대신 다퉈주니 참으로 든든하다!
그런데 만약 변호사가 이제 로스쿨을 막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갓 합격한 어린 변호사라면?


법무법인 지음에는 아주 특별한 어린이 변호사들이 있다. 어린이 변호사 양성 프로젝트에 선발되어 로스쿨을 졸업하고 이제 막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수습 변호사들 유정의, 권리아, 양미수와 1기 출신의 주니어 변호사 이범이 바로 그들이다.그리고 시니어 변호사 고민중은 풋내기 변호사들을 가르치라는 한대표의 지시에 의문과 반감이 크다.


아직 주니어 변호사에다 그 아래 수습 변호사들까지 줄줄이 다 못 미덥다.
하지만 생활고로 인한 지적장애인의 절도 사건의 변호를 맡으며 집행 유예를 이끌어 내고,  명예훼손죄로 고소를 당한 김하나의 사건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으며 지음의 대표 변호사 한대호의 신뢰를 높이게 된다.


의사 어벤저스 시리즈를 썼던 고희정 작가가 이번에는 어린이 변호사들을 대동하여 법정 이야기를 다룬다. 개인적으로 법정 이야기는 언제 봐도 흥미 진진하다. 물론 5,6학년 사회책을 통해 들여다보는 법은 딱딱하지만 이렇게 이야기로 풀어내니 또 기나긴 시리즈로 엮어낼 만큼 소재도 풍부할 거 같다.


매번 다루는 법 이야기도 다르다. 본격 어린이 법학 동화를 표방하며 가제로 10권까지 소개한 내용을 보면어린이들과 밀접한 주제들로 구성되었다. 온라인 활동이 많은 요즘 아이들이 휩쓸리기 쉬운 명예 훼손죄를 1권으로 시작해, 동물 보호법, 아동 복지법, 소비자 보호법, 학교 폭력 예방법, 소년법, 저작권법, 청소년 보호법 등의 법률에 대해 다룬다. 

이야기야 이미 <의사 어벤저스> 시리즈로 유명한 고희정 작가의 필력으로 흡입력 있으면서 아이들의 흥미를 끝까지 잡아둘 만큼 재미나고 감동도 있다. 이에 더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에피소드 원작자로 알려져 있는 신주영 변호사의 꼼꼼한 감수를 거쳐, 보다 전문적인 법학 동화로 거듭난다. 이야기 중간중간 만화로 소개되는  법률 용어와 법률 관련 다양한 기관이나 종사자, 법률 역사와 상식 등등 어디 하나 놓칠 게 없다. 또한 내용도 만화로 재미나게 따로 정리해서 꾸민 것이라 매우 알차다.


이번에도 의사 어벤저스 만큼 아이들이 헤어나기 어려울 거 같다. 책이 온 날, 4학년 아이가 먼저 읽고 이어 받아 본 동화책인데 우리집에서는 벌써 2권을 기다리고 있으니.
자칫 딱딱하고 생활과 동떨어졌을 것만 같던 법을 이렇게 자연스럽게 동화로 녹여내면서 흥미까지 불러일으키니 빨리 다음 권이 기대될 수 밖에!
법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는 물론, 법에 딱히 관심이 없더라도 이야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모두 좋아할만한 <변호사 어벤저스> 강력하게 추천한다!
고 작가님~~~어서 다음편 부탁드려요~^^ 

  
*** 본 도서는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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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호구 되는 부동산상식 - 난생처음 부동산 문을 열기 전에 당신이 알아야 할 최소한의 부동산상식 떠먹여드림 모르면 호구 되는 상식 시리즈
박성환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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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린이, 줍줍, 청무피사, 임장, 영끌…. 부동산에 대한 신조어가 유독 많아진 요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거움을 느낀다. 동네 초등학생들마저 빌라와 아파트를 구분하고, 어느 단지에 사는지를 물어보며 배경을 파악하는 세태를 보면 부동산에 관한 관심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닌 거 같다. 신분제가 폐지된 지 한참이지만 요즘 대한민국은 사는 곳으로 부동산 신분 나누는 웃지 못할 현상도 나타난다.

하지만 이렇게 부담되는 사회 현상으로 인해 부동산에 눈 감고, 귀 닿고 살기에는 우리 생활과 너무나도 밀접한 주제여서 모르는 것보다는 정확하게 아는 게 중요할 것이다.

부동산 주제의 책들은 시중에 넘쳐나지만, 부동산에 대한 기초부터 전문적인 부분까지 통틀어 다루어진 책은 많지 않다.


<모르면 호구 되는 부동산 상식>은 난생처음 부동산 문을 열기 전에 알아야 할 최소한의 부동산 상식부터 세무사에게도 만만치 않은 부동산 세금과 고수의 영역인 경매까지 부동산 분야의 다양한 상식을 담았다. 저자는 건설부동산부 기자로서 누구나 쉽게 부동산을 이해하도록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우선 목차를 살펴보면, 전월세, 매매, 청약, 정비사업, 경매, 세금 편으로 나뉘고 있어 제일 먼저 전월세부터 다루는 것을 알 수 있다. 



요즘 부동산이나 정치권에서도 전세에 대한 문제가 뜨거운 감자인데, 확실히 전직 사회부 기자답게 서민들이 가장 와닿는 전월세부터 이야기하고 있다. 첫 번째 파트에서 인상적인 것은 세입자의 마인드를 무장시키는 것이다.


“세입자는 을이 아닙니다. 채권자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세입자는 집을 담보로 집주인에게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을 빌려줍니다. 다시 말해 집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집주인이 집을 담보로 자신에게 돈을 빌리다는 개념이 맞습니다.”- 19쪽 ‘세입자가 집주인을 대하는 태도’


이런 마음가짐으로 부동산 문을 열기 전, 계약서 꼼꼼히 확인하는 방법, 전세 사기를 예방할 수 있는 전월세 계약서 작성 노하우, 등기부등본 보는 법, 임대인 세금 체납 확인하는 방법까지 인생 선배가 콕 짚어서 알려주는 내용을 읽어나간다면. 전세 사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은 떨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 부동산 초심자들만을 위한 내용만 담겨있지 않다. 초심자부터 부동산 매매와 투자를 넘나드는 다양한 범위의 부동산 상식을 구석구석 잘 실어놨다.

사실 유주택자인 필자도 제일 먼저 펼쳐본 페이지가 141쪽 ‘집값은 왜 자꾸 오르나?’였다.

책을 통해 주택보급률이 100%인 우리나라에서 실제 주택으로 수요가 높은 수도권 아파트뿐만 아니라 단독, 연립주택, 시골 빈집까지 포함하는 통계의 이면을 보면, 왜 주변에 집은 많은 거 같은데 집값과 전셋값이 한없이 오르는지 이해가 간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집값이 오를지 말지 확인할 수 있는 선행 지표도 알려주는데, 전세가율, 청약 경쟁률, 경매 낙찰가율, 거래량까지 파악하면 시세 흐름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만약 주택을 처음 구입하고자 할 경우에는 166쪽부터 내 집 마련 절차부터 살펴보면 좋다. 나의 재무 상태부터 매물을 찾는 방법, 임장할 때 살펴봐야 하는 점, 내가 받을 수 있는 대출, 최근에 새로 생긴 규제까지 쭉 따라 읽어가면서 숙지하면 된다. 거기에 더해 계약 과정에서 계약 파기가 되었을 때 대응 방안과 빌트인 가전이나 가구의 처리, 교환 매매의 방법까지 세부적이면서 전문적인 사항도 짚어주고 있다. 그리고 청약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청약제도가 여러 차례 바뀌었고 과정도 까다로워서인지 부적격자도 급증하였다고 한다. 이 책의 3파트만 보면 청약의 대부분 내용은 파악할 수 있다. 청약 통장에는 매달 얼마씩 넣으면 좋은지와 같은 팁도 알려준다. 공공분양과 민간 분양의 경우와 지역에 따라 청약 통장에 넣을 돈이 달라지니 이점도 확인하자. 또한 재테크 수단으로도 청약통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한 파트가 끝날 때마다 만나는 ‘더 재밌는 부동산 이야기’ 또한 읽는 재미가 있다.

부동산 에세이나 부동산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라고 해두면 좋을까? 기자라 그런지 부동산의 역사와 다양한 부동산 관련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놔 책 속의 또 다른 코너를 읽는 느낌이라 이 부분만 따로 더 집필해도 재미있는 책으로 엮어질 거 같다.



그리고 파트 4의 정비사업이나 파트 5의 경매, 파트 6의 세금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며, 제도의 변화나 그간 애매하게 용어만 알았던 내용을 정리할 수 있었다. 정말 떠먹여 준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내용이 자세하게 안내되어 있다. 책을 보고 바로 확인해 본 것도 있는데, 우리 아파트를 인터넷에 검색하여 건축 공법도 알게 되었다. 만약 특정 아파트의 층간소음이나 부실시공에 대한 의문이 일 때 건축 공법에 대해 파악해 놓으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매매계약 단계에서도 꼭 확인해 볼 요소라고 하니 반드시 확인 방법을 알아놓자!



그리고 스페셜 파트로 ‘찐’부동산 기자만 아는 부동산 뒷이야기는 부동산 기자로서 생생한 현장의 이야기와 부동산 기사를 읽을 때 주의할 점, 건설 전문가나 알법한 부동산 분야의 뒷이야기를 재미나게 읽을 수 있다.


부동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부린이부터 고수까지 그 어느 책보다 방대하게 다룬 <모르면 호구 되는 부동산 상식>! 넓다고 대충 훑고 지나가지 않는다. 563쪽에 달하는 이 책의 페이지를 보면 부동산 전문 기자인 저자의 정보력과 열정을 감히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부디 이 책을 만나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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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키호테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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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자를 위한 길과 곳곳에 멋스러운 성당. 끝없이 펼쳐진 올리브밭과 하얀 풍차가 떠오르는 곳. 스페인!

유럽에서 제일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스페인 하면 이사벨 여왕이나 콜럼버스보다 돈키호테와 가우디가 제일 먼저 떠올랐던 거 같다. 아마도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나 성 파밀리에 성당의 가우디가 힘들고 비참한 생으로 마감하지 않았다면 내 유럽 여행 다이어리도 내용이 바뀌지 않았을까?

이 둘의 공통점은 세상 끝 막다른 곳에서도 희망을 품었고, 끝까지 문학적 예술적 모험을 멈추지 않았다는 거 아닐까?



김호연 작가의 신작 <나의 돈키호테>를 읽으면 이들처럼 대전 옛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꿈을 좇는 이들을 만나볼 수 있다.

2018년 서울에서 PD 생활을 접고 대전으로 내려온 솔은 마치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홀로 튕겨 나간 쓸모없는 돌멩이가 된 기분이다. 서른 살이지만 아직 눈에 보이는 번듯한 디딤돌이 없다. 여차하면 엄마의 통닭집에서 닭을 튀기며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중, 15년 전 중학생 시절 드나들던 선화동 비디오 가게를 마주하게 된다. 그곳은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 그 가게의 주인인 돈 아저씨(자칭 한국의 돈키호테 아저씨)와 영화와 책 이야기를 나누던 곳. 라만차 클럽이라는 사조직도 있었다. 공부에 치이고 사춘기에 몸부림치는 중학생들끼리 뭉쳐 영화도 보고 여행도 갔었더랬다.

추억을 곱씹으며 그 시절을 떠올리던 솔은 돈 아저씨의 행방도 궁금하다. 돈 아저씨의 아들인 한빈과 비디오 가게의 건물의 주인인 성민의 사정도 한몫 더해 적극적으로 아저씨의 행방을 찾아 유튜브 채널도 만들어 콘텐츠를 제작하게 된다. 이 채널의 주요 콘텐츠는 주로 그 시절 아저씨가 추천했던 영화와 책 이야기, 그리고 종적을 감춘 아저씨를 찾는 과정이다.

이 책은 절반 이상을 오리무중인 돈 아저씨의 행방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담고 있다. 아저씨의 과거는 마치 돈키호테처럼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정의를 위해 무모하지만, 저항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아저씨의 지인을 만나는 장면에서는 젊은 시절 함께 이상을 꿈꿨으나 중년이 되어 세상과 타협하여 순응하거나 오히려 저항의 대상이던 이들의 모습을 닮아버린 이들도 나와 씁쓸하다.

"그 모든 과정을 겪는 와중에도 아저씨는 <돈키호테> 번역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대표와 몇몇 직원들의 싸늘한 시선과 은근한 압박에도 꿈쩍 안 하고 자리를 지켰다. 지긋지긋해진 김승아 씨는 퇴사를 고민했지만, 아저씨를 두고 혼자 회사를 빠져나갈 순 없었다.

한 교수와 얽힌 사전이 모두 마무리된 뒤 아저씨는 출판사를 그만뒀다. 마치 자기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김승아 씨는 아저씨가 그만두기 전날 자신을 대신해 한 교수와 싸워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물었다. 어떤 용기로 한 교수 같은 권력에 맞서 싸울 수 있었는지를. 그건 부끄러웠던 자신의 모습에 대한 반문이기도 했다. 아저씨는 이렇게 답했다. 한 교수 같은 사람이 이 사회의 지식인으로 인정받으면 안 된다고, 그래서 그걸 깨기 위해 나섰다고. 지식인은 많이 배운 사람이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고, 세상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179~ 180쪽

"가끔 보면 그런 놈들 있어. 호의를 베풀면 아, 이 사람한테 내가 통하나 보다 하고 뭘 자꾸 더 요구한다고. 그럼 끝인 거야. 규칙을 모르는 얼간이란 게 들통난 거지. 자네들 호의의 대가가 뭔지 알아? 그건 호의를 받으면 입 닫고 사라지는 거야. 뭘 더 요구해서도 안 되고 어디 가서 자랑도 금물이고. 말하자면 호의는 베푸는 사람의 의지지 받는 사람의 의지가 아니라는 거." - 220쪽

책을 읽다 보면 90년대 학창 시절을 보낸 이면 공감할 수 있는 대목도 많이 나와 반갑다. 특히 영화나 책을 좋아했었다면 작가가 소설 구석구석 녹여낸 그 시절 영화 이야기에 빠져볼 수 있을 것이다. '아~~ 나도 그 시절 '씨네21' 영화 잡지를 손에서 놓지 않던 꿈 많던 학생이었는데.' 하며 잠시 감상에 젖기도 했으니.

그리고 작가의 전작 <불편한 편의점> 독자라면 반가운 산해진미 도시락이나 앞 글자를 딴 작가 특유의 신조어를 보며 겹치는 부분을 발견해 재미도 느낄 것이다.

"2001년 한국 영화계에서는 '와라나고 운동'이 벌어집니다. 여러분 와나라고 운동 아세요? 새마을 운동도 아니고 금 모으기 운동도 아닌 와라나고 운동은, 흥행은 못했지만 완성도가 뛰어난 한국 영화를 응원하고 지지하기 위해 영화인과 영화 팬들이 자발적으로 벌인 운동입니다. -중략- 여기 '와'는 바로 <와이키키 브라더스>입니다." 103~104쪽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장면과 대사가 있는데요, 지금 소개해 보겠습니다. 배두나가 맡은 캐릭터 '태희'와 옥지영이 맡은 캐릭터 '지영'은 인천 지하철 위를 지나는 고가를 건너다가 한 미친 여자와 마주칩니다. 두 사람은 애써 그 여자를 피해 지나가는데, 잠시 뒤 지영이 태희에게 이렇게 말해요. "아까 그 거지 말이야. 솔직히 나는 그렇게 될까 봐, 무섭다." 그러니까 태희가 이렇게 답해요. "무섭다는 생각은 안 해봤고, 가끔 그런 사람들 보면 궁금해서 따라가고 싶어. 매일 뭐 하면서 지내는지, 아무런 미련 없이 자유롭게 떠돌아다닐 수 있다는 건 좋은 거 아닌가?" 그러자 지영이 다시 이렇게 말해요. "그걸 자유라 그러니?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그렇게 다니다 무슨 일이라도 당하면 어떡하게?"

저 역시 이 장면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 시절 저희집도 IMF로 가계가 어려워진 지 좀 됐고 저도 딱히 뭐가 되고 싶은 게 없었거든요. 그러다가 목척길이라고 저희 선화동에 구옥들 모여 있는 어두운 골목에서 이상한 할머니와 마주치면, 정말 발이 딱 멎고 나도 저렇게 마귀할멈처럼 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도 들곤 했거든요. 영화의 이 장면이 그런 제 마음과 정확히 겹쳤어요. 그리고 지금 유튜버가 된 서른 살의 저는, 혹시라도 미친 여자로 보이지 않기 위해 애쓰며 살고 있답니다. 이제 태희처럼 마음껏 자유를 꿈꿀 호기는 없지만, 지영이처럼 넘 겁을 먹지도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105~106쪽

그 사람이 걸어온 궤도를 쭉 그어보면 누구나 소설 한두 권 쯤의 이야기를 품고 있지 않을까? 그 책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어릴 적 간직했던 꿈이 커져 있을지, 닳고 닳아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지 알게 된다. 여기 <나의 돈키호테>의 돈 아저씨는 꺼져가던 꿈을 다시 살려 자신만의 소설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거 같다는 기분 좋은 느낌이 든다. 나도 나의 옛 비디오가게에 무엇이 담겨있었다 들여다봐야 할 거 같다.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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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 - 변화 가득한 오늘을 살아내는 자연 생태의 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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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시골 쥐와 도시 쥐 이야기를 들으면서 역시 붐비는 도시보다는 시골이 훨씬 살기 좋다고 생각하곤 했다. 도시에서 쫓기듯 지내다 시골로 돌아온 쥐는 짚더미에서 편안하게 몸을 누이며 역시 내 시골집이 최고라는 얼굴로 이야기가 끝난다.



그렇다면, 시골 토끼 vs 도시 토끼는 어떨까?

이 책은 저자 마들렌 치게가 프랑크푸르트에서 머물며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이 도시에 대해 고민하다, 자신과는 달리 건강하고 활기차게 이 도시에서 생활하는 도시 토끼들을 보며 궁금증을 가지며 시작한다.

마침 저자는 진화생물학을 공부하고 있다.

야생동물에겐 스트레스 천지일 것 같은 이 도시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토끼.

그에 비해 자신에겐 도무지 맞지 않는 프랑크푸르트. 저자는 급기야 발작까지 일으켜 쫓기듯 그 도시를 떠난다.

사람에게도 알맞은 서식지가 있는 걸까? 그건 사람마다 다를까? 프랑크푸르트의 토끼는 왜 도시에서 오히려 잘 지내며 번식까지 성공하는 걸까?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에 이상적인 장소가 어디인지 알려주는 길잡이는 과연 있을까?


저자는 생명체의 알맞은 서식지를 알려주는 길잡이로 ‘스트레스’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한다.

‘스트레스’라 함은 만병의 근원이며, 없애버려야 할, 하지만 늘 우리에게 따라다니는 필요악과 같은 존재로 여기지만, 저자의 스트레스 어원과 개념 탐구 과정을 따라가 보면 오히려 고대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보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개념 혼동으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외부 요인과 스트레스에 대한 내부 반응이 혼용되고 있어, 1장에서는 일단 스트레스 개념 정리부터 하고 있다. 1장을 읽다 보면 스트레스가 삶을 방해하기는커녕 삶을 위해 뭔가 달라져야 한다는 신호라는 걸 알 수 있다. 스트레스 외부 요인으로 인해 생명체의 적합성이 떨어질 때 이를 회복하기 위해 생명체가 궁리한 스트레스 반응으로 한 단계 적응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누군가 내게 스트레스가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주 쉽게 대답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에 스트레스는 적합성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다음 세대에 DNA를 많이 물려줄수록 당신의 적합성은 올라간다.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건강이 최상이어야 한다. 그리고 건강은 당신의 수행 능력으로 수월하게 측정할 수 있다.” -86쪽


2장 ‘모든 존재에게는 그들만의 서식지가 있다'에서는 모든 생명체의 기본욕구를 가장 잘 채우는 장소에 관해 이야기한다. 흥미롭게 읽은 내용 중, 사람도 동물인지라 자신과 잘 맞는 장소가 있다는 거였다. 저자 개인의 경험처럼, 나도 지금 내가 사는 도시의 일부가 되고 싶은지 아닌지, 그리고 잘못된 장소에 와 있는 듯한 강렬한 감정이 드는지 고민해 보았다. 저자는 이러한 잘못된 장소에 와 있는 듯한 강렬한 감정이 최적의 장소로 생명체를 안내해 줄 길잡이라고 본다. 즉 사람과 동물은 모두 자신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장소에 끌린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도시는 우리의 기본욕구를 충족해야 한다

도시 고유의 논리는 확실히 타당성이 있는 것 같다. 어떤 도시는 다른 도시보다 유난히 우리와 성격이 잘 맞는다. 그런데 정말로 그게 전부일까? 아니면 최애 도시로 선택하게 되는 이유가 또 있을까?”-124쪽


3장 ‘자연은 불안과 친구가 된다’에서는 읽는 내내 소름과 전율이 느껴지는 대목이 곳곳에 있었다. 내가 생물학책을 보고 이토록 감동할 줄이야!

우선 3장에는 '세상에나 이런 일이!' 라고 놀랄 정도의 동식물 이야기가 나온다.

스트레스 요인에 반응하는 자신만의 방식이 나오는데, 우리가 보기엔 놀랍기 그지없다.

예를 들면 스스로 몸을 잘라내는 달팽이다. 달팽이가 기생충에 감염된 몸 일부를 예리한 칼로 도려낸 거처럼 절사한다. 그리고 잘린 부분은 다시 자란다. 이때 자라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먹이로 먹은 식물의 엽록소에서 얻기 위해 잠시 달팽이는 식물이 되기도 한다!

모든 동물이 자신의 적합성을 높이기 위해 이러한 스트레스 반응을 하지만 식물도 마찬가지다.

코요테 담배라는 담배풀은 매우 영리하다. 자기 몸에 기거하는 애벌레가 어느 정도 기어다닐 수 있을 만큼 기다린 다음, 스스로 맛없는 먹거리가 되어 애벌레들이 알아서 이웃 식물로 이동하게끔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만약 애벌레가 이동하지 않고 계속 머문다면? 화학 메시지를 보내 침노린재와 말벌을 불러 애벌레와 알을 먹어 치우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이렇게 자연 안에서 서식지를 찾거나 현재 서식지에 적응하는 데에는 유전자 선호도보다 학습 능력을 우선으로 들기도 해서 나 같은 수줍은 생명체에게 희망을 주기도 한다. 저자는 우리가 주변 환경, 즉 서식지에 맞춰 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바이오필리아’ 개념을 말한다.

동식물 모두가 자신에게 적합하도록 환경 즉, 서식지를 바꾸는 생태공학자이기도 하다는 사례를 들면서, 인간 스스로 과연 자연과의 공존을 생각하며 서식지를 개선하고 있는지 질문하게 만든다. 이때 필요한 것이 ‘생명애’ 즉 바이오필리아인데, 생명과 살아 있는 모든 존재를 열렬히 사랑하자는 개념이다. 이는 다른 생명체뿐 아니라 그들의 성장을 위한 구상이나 계획도 지원하려는 욕구다. 모든 생명체가 제 서식지에서 생물학적 본성에 걸맞게 행동한다면 그 자체로 자신을 위한 멋진 보금자리를 마련할뿐더러, 다른 생명체를 위해 균형을 잘 유지하는 길이라고도 말한다.

이어 4, 5장에서는 죽지 않는 이상 생명체는 스트레스가 0일 수는 없다고 딱 잘라 말한다. 스트레스가 없는 최고의 적합성을 가진 존재인 이른바 ‘다윈의 악마’는 없다. 모든 생명체는 일생 한정된 자원의 배분 스트레스를 느낀다. 가장 효율적으로 자신의 적합성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자원을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숨 쉬는 모든 것은 강도 높은 스트레스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를 거듭한다.


혹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가? 그렇다면 나의 신체나 감정이 보내오는 그 신호에 잘 귀 기울이자. 그 신호는 내 적합성이 떨어지기에 보내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뭔가를 바꾸라는 신호이기도 하다. 솔직하게 그 느낌을 인정하고, 길잡이대로 가장 최적의 거주지, 직장, 파트너, 환경으로 이동하자. 그리고 더 나아가, 과연 우리는 자신에게 적합한 장소에서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나아가 주변 생명체를 더불어 풍요롭고 이롭게 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스트레스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나 하나 행복하게 바로 세우는 게 다른 생명체와도 유기적으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비결인 것을 일깨워 준다. 좀 비약한 거 같지만 이 책의 독자라면 충분히 공감할 것이다!

생물학이 주를 이루는 책이지만 심리학책 같기도, 철학책 같기도, 심지어 본인의 특별한 ‘모험 여행’을 들려주는 여행기 같기도 한 이 이상한 책을 나의 주변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우리는 모두 주변과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자연에 태어난 존재이기에!


“자연의 모든 것은 각자 자기 자리가 따로 있다. 그리고 당신이 당신 자리를 찾아내는 데 스트레스가 도움이 될 수 있다.”-288쪽


**네이버카페 미자모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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