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 디톡스 - 쾌락과 고통에 지배당한 뇌를 되돌려라
애나 렘키 지음, 고빛샘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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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마약중독으로 인기를 누리던 유명인이 세상을 달리했다.

대한민국에서는 절제하지 못함, '중독'이라는 사안에 유달리 엄중한 잣대로 보며 자기 관리 못하고 실패한 것으로 낙인찍는다.

이런 생각의 이면에는 자기 절제를 할 수 있음에도 나약한 의지로 중독에 빠지고 방만한 생활을 하게 된 것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기에 그러한 거 같다.

과연 중독은 마음만 먹으면 스스로 극복 가능할까?


누구나 적게든 많게든 중독되는 대상이 있을 것이다.

지하철을 타보면 많은 이들이 서서도, 앉아서도 휴대전화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다. 만원 지하철에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에서도 소셜미디어의 여러 콘텐츠를 돌려보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식당에서 함께 마주 앉아 있는 사람들조차 각자 휴대전화를 보기에 여념이 없다.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휴대전화 중독 현상이 아닐까 싶다.


2021년 <도파미네이션>이라는 책으로 현대 사회에 만연한 중독 문제와 쾌락 추구가 어떻게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렸던 애나 램키가 이번에는 <도파민 디톡스>라는 처방전을 들고 왔다.

<도파민 디톡스>의 대상은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다.

(물론 심각한 수준의 도파민 중독자를 제외한다. 이들에겐 자칫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책에서는 애초에 중독은 '의지'의 영역이 아닌 뇌의 질환으로 본다.

더 정확히 말하면 중독된 뇌는 보상의 회로가 변한 것이다.


우리의 뇌는 긍정적인 행동에 대한 보상을 해주도록 만들어져 있다.

보통 좋은 영화를 보거나 즐거운 놀이를 하거나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음식을 먹으며 좋은 시간을 보내면 ‘도파민’이라는 신경 전달 물질이 뇌에서 나오고 그것이 우리의 기분을 좋게 함으로써 그 행동을 보상한다.


그런데, 자극적인 행동(게임, 도박, 스포츠, 포르노 영화 등)이나 물질(마약, 카페인, 알코올)에 의해서도 도파민이 과도하게 만들어지게 되는데 그로 인한 쾌락은 그 행동이나 물질의 지배를 받게 하는 중독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중독 증상은 더 많은 자극을 요구하게 되고 이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재정적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중독은 스스로 알아차리기도, 인정하기도 힘들지만, 인식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극복하기는 더욱 어렵다.

애나 렘키는 이러한 잘못된 보상 회로에 뇌가 완전히 지배 당하기 전에 우리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도파민 디톡스 처방을 제안한다.

약물치료나 정신과 치료가 아닌 4주간의 도파민 디톡스 프로세스가 그것이다.


이 프로세스는 DOPAMINE이라는 머리글자로 그 주제를 대신하는데, D(데이터), O(목표), P(문제), A(절제와 금욕주의), M(마음챙김), I(통찰과 솔직함), N(다음 단계), E(실험) 이렇게 8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책은 각 단계를 설명한 순서에 따라 읽어도 좋고, 필요한 부분을 읽는 것도 괜찮다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1~4단계까지 읽고 연습 문제를 완료한 후에 디톡스 실천을 하고, 그 후 5, 6장을 읽고, 디톡스가 끝날 무렵에 7, 8단계를 읽으라고 권한다.


1장(데이터)에서는 중독에 대해 정의한다. 광범위한 의미의 중독은 자신과 타인에게 해를 끼치는 특정 물질이나 행동을 지속적, 강박적으로 사용하거나 행하는 것을 말한다. 중독은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발생하는데, 많은 사람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강박적 과소비의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고 특정 물질이나 행동을 과소비하지 않아도 균형을 유지하려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중독은 언제라도 내 문제가 될 수 있다.

저자인 애나 렘키 또한 자녀에 대한 과도한 걱정, 불안, 로맨스 소설 탐독에 대한 중독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고군분투했던 경험을 공유한다.

중독의 대상에는 흔히 알고 있는 물질이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행동뿐이 아니다.

책에서는 자신을 파악할 수 있도록 연습 문제가 나오는데, 강박적 과소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문제 물질 및 행동을 파악하도록 체크리스트도 제시한다.



소개된 내용에는 긍정적이고 일반적으로 보이는 가족에 대한 걱정, 승진, 수상, 일이나 운동 등을 열심히 하는 것 또한 중독의 대상으로 나온다.


2장(목표)에서는 강박적 과소비에 따른 결과와 실제 그렇게 하려는 내 의도와의 간극을 성찰해 보도록 한다. 즉 특정한 강화 물질을 사용하거나 특정 행동을 하게 되는 목적을 살펴보면 자기를 더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3장(문제)에서는 강박적 과소비와 관련된 문제와 갈망, 금단 증상, 의존성을 유발하는 뇌의 작용에 대해 나온다. 여기에는 이전 저서 <도파민네이션>의 그렘린이 또 등장한다. 뇌의 쾌락과 고통의 조절 시소에 올라탄 그렘린은 그 자극의 강도에 맞춰 균형을 맞추기 위해 늘어나고, 초기의 자극만으로는 만족을 하지 못해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요구하게 만든다.

그리고 예전보다, 소득이 높은 선진국일수록 이러한 중독의 유혹이 도처에 널려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4장부터는 이러한 중독의 심각성과 자신에 대한 파악을 마쳤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4주간의 도파민 디톡스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도록 하는데, 저자의 임상 경험과 과학적 연구 결과로 보면 디톡스에 필요한 기간을 최소 한 달로 잡고 있다. 그리고 중독의 대상을 줄이는 것보다 완전히 끊을 것을 권한다!

계획을 세웠다면 철저하게 유혹에 저항하기 위해 본인의 인내심을 믿지 말고 자기 구속을 하도록 권한다. 자기 구속의 방법이 자세히 나오니 참고하자!


5,6장부터는 실제 디톡스를 하면서 필연적으로 마주치는 금단증상을 극복할 수 있는 마음챙김과 통찰, 이를 높이기 위한 솔직해지기에 대해 나온다.


7,8장은 디톡스를 하면서 느꼈던 과정을 돌아보고 장점과 단점을 정리하도록 한다.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자신을 더 잘 알게 되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유용하다고 말한다. 또한 다음번의 더 효과적인 도파민 디톡스를 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기 위한 전략도 구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도파민 디톡스에서 중요한 것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완벽함이 아닌 그냥 계속해서 실천하는 것을 강조한다. 만약 넘어진다면 다시 일어나서 시도해야 한다.

우리는 그 어느 시절보다 더한 중독의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 모두 무언가에 중독되었거나 중독될 수 있다. 중독에 대한 명확한 이해와 이에 대한 디톡스는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기에 이 책 <도파민 디톡스>를 지금 만나게 된 게 참 다행이다!


**책을 구매하면 디톡스를 할 수 있도록 도파민 디톡스 트래커라는 플래너까지 함께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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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5 - 2025 대한민국 소비트렌드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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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서울대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님의 트렌드 코리아 2025가 나왔다. 매년 읽게 되고, 읽어야만 할 거 같은 한 해의 지침서 트렌드 코리아가 벌써 20년이 넘었다고 한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데 있어 최고의 서적이라 긴 시간 동안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것이 아닐까?




책은 먼저 2024년 트렌드의 큰 흐름에 대해 정리한다.

초효율주의, 불황기 생존 전략, 지리한 정체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 시그니처의 힘, 요즘가족이라는 화두로 2024년 트렌드를 되짚어 준다.

2024년도는 일상, 업무, 쇼핑 등에서 효율을 꾀하는 움직임이 많이 보였다. 점점 빠르게 흘러가는 시대, 시간이 돈보다 귀해지는 '분초사회'에 발맞춰 기성비 있게 일상을 영위하고 업무와 쇼핑을 처리하며, 더불어 시간의 효율을 극대화해 주는 AI 기술도 다룰 줄 아는 '호모 프롬프트' 역량도 중요해지는 한 해였다.


또한 세계 경제가 코로나 이후 경기 침체의 공포에 사로잡힌 한 해였는데, 이를 위한 생존 전략으로 가격, 콘텐츠, 비즈니스 '스핀오프' 프로젝트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를테면 조건, 시간, 대상에 따라 변동하는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을 앞세워 같은 상품이어도 가격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도 하고, 업종을 넘나들며 콘텐츠 간의 스핀오프 전략도 시도했다. 영유아 상품을 대표하던 기저귀 시장이 성인 타깃의 상품군을 만들어 내는 등 비즈니스 스핀오프도 이젠 확산하고 있다.


그 외에 '도파밍', '육각형 인간' 등등 자극과 완벽을 추구하는 요즘 일상을 대변하면서 한편으로는 과한 자극과 기준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완을 추구하는 반작용까지 다루었다.


또한 선택지 과잉 시대 속에서 소비자들이 나에게 맞는 인플루언서를 따라 소비하는 '디토소비'와 지역색이 묻어나는(김천의 김밥축제나 대전의 빵지순례지도가 그 예시) '리퀴드폴리탄' 움직임 등 2024년도의 트렌드도 이 책 코리아 트렌드의 키워드로 한눈에 읽혔다.


2024년 트렌드를 반영한 10대 상품도 선정하였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푸바오, AI 스마트폰, 숏폼 음원, 일본 여행, C커머스, 공공기관 유튜브, 저렴이 화장품, 동구먹방 로컬 브랜드, 스포츠 관람, 육아지원제도이다.

선정된 202410대 상품을 살펴보면,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는 시성비, 삶의 우선순위가 된 재미와 즐거움, 불황형 소비, 쉼이라는 흐름이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0가지 선정된 상품을 살펴보니, 과연 올 한 해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C커머스의 부상(중국의 저렴한 상품구매 플랫폼), 기아 야구 경기의 삐끼삐끼 춤이 떠오르던 프로 야구 직관, 푸바오의 인기, 대전 성심당 오픈런 등에서 많이 공감됐다.


그렇다면 2025년을 읽을 수 있는 트렌드 키워드는 무엇일까?

2025년은 뱀의 해로 녹록지 않은 2025년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뱀처럼 섬세한 감각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SNAKE SENSE' 를 영문 키워드로 삼았다.



2025년의 10가지 키워드를 살펴보면,

첫째, 옴니보어(Savoring a Bit of Everything:Omnivores)이다. 잡식성이라는 의미로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라는 의미인데, 사회적으로는 세대에 대한 고정관념이 사라진 시대를 뜻하며, 소비 현상도 나이와 성별, 소득 등에 따른 경계와 구분이 사라지는 완전히 새로운 소비시장이 만들어지는 걸 일컫는다. 예를 들어 '갓기'라 해서 어린 나이지만 능력이 뛰어난 이들을 들 수 있는데, 올 한 해 '마라탕후루' 노래를 만든 이가 11'서이브'라는 유튜버라는 사실을 알고 새삼 나이와 능력의 무관함을 깨달았다. 또한 스포츠는 나이 든 아저씨나 좋아할 거란 편견을 없앤 프로 야구 티켓 구매자 중 여성의 비율이 54% 이상이라는 통계도 성의 경계가 사라지는 소비 현상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두 번째 키워드는 아보하(Nothing Out of the Ordinary: Very Ordinary Day)이다. 아주 보통의 하루의 앞 글자를 딴 것인데, '행복해야 한다'라는 믿음에서 '무난하고 무탈하고 안온한 삶'을 추구하는 변화를 일컫는다. 이는 행복의 과시로 변질된 보여주기식 '소확행'에 대한 피로이자 반발이면서 일상의 소소한 안녕을 추구하는 경향을 나타낸다. 개인적으로는 이 키워드가 많이 와닿았다. '그저 그런 보통과 같은 하루'가 소중하며, 특별할 거 없는 오늘 하루를 무난하게 살아낸 것도 대단한 것인데 마치 날마다 새롭고 행복해야 할 거 같은 삶에 좀 더 덜 부담을 갖게 해서다.

오늘 하루도 '자알~ 살았다!' 하고 스스로 토닥여 주는 아주 보통의 하루! 멋진 키워드다!


세 번째는 토핑경제(All About the Toppings)이다. 남과 똑같지 않은, 자신만의 개성을 기성품에 추가하는 것을 말하는데, 피자에 토핑하듯 하여 토핑경제로 일컫는다. 기본상품보다 옵션이나 추가가 더 주목받고 비싸지는 역전 현상도 벌어지는데, 요즘 유행하는 와펜매장이나 토핑을 마음대로 고르는 요아정, 크록스의 수많은 지비츠가 떠오른다.


다음으로 페이스테크(Keeping It Human : Face Tech)인데, 인간의 얼굴을 한 기계, 기술을 뜻하며, 무생물인 기계에 표정을 입히는 것, 처음 보더라도 직관적으로 쉽게 그 기술에 다가갈 수 있게 하려는 노력 등을 아우른다. 사람의 얼굴을 하거나 표정을 짓는 로봇부터 사람과 각종 인공물에 대한 상호작용을 돕는 것까지 생각하는 '페이스테크' 장착이 기술 과잉 시대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트렌드라는 점이 참 아이러니하다.


다섯 번째로 무해력(Embracing Harmlessness)이다. 작거나 귀엽거나 서툴지만 순수한 것들이 사랑받는데, 이처럼 나에게 아무런 스트레스나 해가 되지 않는 무해한 대상을 추구하는 것을 말한다. 깜찍한 인형이나 키링, 키덜트 미니어처, 푸바오의 뒤를 잇는 레서판다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이 무해력의 배경에는 나를 둘러싼 환경이 만만치 않을 때, 스트레스가 커질 때,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본능적인 반작용에서 나오는, 내게 상처주지 않을 만한 유약하고 무해한 존재를 찾는다는 저자의 해석에서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여섯 번째 그라데이션 K (Shifting Gradation of Korean Culture)는 한국적인 문화, 상품이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데 있어, 한국적인 것의 정체성을 이분법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한 색깔에서 다른 색깔로 서서히 변화하는 그라데이션 개념을 사용해 파악해야 한다는 걸 뜻한다. 무엇이 진정으로 한국적인 것인지 보다 유연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제 한국은 단일민족국가가 아니긴 하다. 국내의 인종, 문화도 다양해졌고 나아가 한국제품이나 문화에 대한 세계의 관심도 매우 크다. 이젠 한국인만 생각하며 상품을 생산할 때가 아닌 듯하다.


일곱 번째 물성매력(Experiencing the Physical: the Appeal of Materiality)이다.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는 비물질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보고, 만지고, 느끼고 싶어 한다. 특정 대상에 경험 가능한 물성을 부여하여 손에 잡히는 매력을 지니게 하는 것이 물성매력이라 저자는 말한다. 브랜드를 물성화한 사례로 선양소주의 팝업스토어가 인상적이었는데, 병뚜껑 모양의 보트를 타고 인공바다 존을 건너는 체험을 통해 참여자들은 그 브랜드를 더 잘 기억하고 각인할 듯싶다.

회사가 돈을 벌 목적을 뒤로 하고 벌이는 이러한 이벤트가 정말 멋지고 그 브랜드에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


여덟 번째는 기후 감수성(Need for Climate Sensitivity)이다.

이제는 지구 온난화를 넘어 지구가 끓는 시대에 도래한 거 같은 기후 역변을 맞이하고 있다. 기후변화의 문제는 당장 해결해야 할 현존하는 위험이자 일상이다. 기후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그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후감수성은 이젠 필수 덕목이다. 기후변화는 소비생활과 기업의 비즈니스 세계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 우리 집의 수납장만 열어봐도 여름내 들고 다닌 양우산부터 계절이 무색한 각종 모기 퇴치 장치, 한겨울 극한 한파를 대비한 방한용품 등등 나의 일상 곳곳에서 기후변화의 위기를 감지한다. 개인도 이럴진대 기업도 기후 리스크 관리와 기후변화에 발맞춰 각종 상품을 내놓아야 생존한다. 얼마 전 히트했던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가 좋은 사례 같다.


아홉 번째는 공진화 전략(Strategy of Coevolution)이다.

요즘에는 혼자만 독야청청 잘 살기 어렵다. 산업에도 상생을 도모하는 공진화로 공동 성장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협력하여 차량 내부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싱크앱과 연계한 집안 관리가 가능하고, 운전자의 휴대폰이나 스마트워치와 연동하여 졸음운전 체크도 가능하다. 나도 우리 동네의 청량리 시장의 스타벅스 경동 1960이 떠올랐는데, 지역 시장과 상생하려는 대기업의 공진화 전략을 여기에서도 발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원포인트 업(Everyone Has T heir Own Strengths: One-Point-Up)이다. 요즘 사람들의 자기 성장 전략은 위대한 인물을 롤모델 삼아 장기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며 조금씩 성취감을 쌓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이처럼 지금 도달 가능한 한 가지 목표를 세워 실천함으로써, 나다움을 잃지 않는 자기 계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원포인트업이다. 기존의 성공 공식을 따르지 않고 '나다움 성공'을 추구하는 것, 엄청난 성취보다 작은 루틴의 실천을 만족하는 어찌 보면 더 실제적이고 실천할 수 있는 성공을 향하는 영리해진 성공 전략인 거 같아 이 키워드 또한 마음에 새기게 된다.


매년 이맘때, 트렌드를 읽어보는 것은 연례행사처럼 이젠 일 년 루틴으로 자리를 잡았다. 책을 읽으며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내년의 트렌드를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이 시간은 내년을 또 알차게 시작할 마음가짐을 갖게 해주어 참 소중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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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와 함께한 여름날들 -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봄소풍 보물찾기 4
리처드 펙 지음, 지선유 옮김 / 봄소풍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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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길었던 2024 여름의 끝자락, 하늘색 표지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하얀 앞 치마를 두른 할머니의 포즈가 인상적인 책, <할머니와 함께한 여름날들>을 펼쳐보았다. 뉴베리 아너 상을 받기도 했고, 미국의 초등교사들이 추천한다기에 더욱 궁금하기도 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와 같은 여름날의 시골 풍경이나 인자한 할머니와의 잔잔한 추억이 담겼으리라 기대하며 첫 장을 읽어나갔는데...... 전혀 기대했던 이야기의 방향이 아니다.


이야기 속 배경은1920년대 미국이다. 경제의 호황과 갱단 범죄의 정점을 찍고 대공황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미국 시카고에 사는 아홉 살 조이와 일곱 살인 메리는 할머니와 일주일을 보내기 위해 시골로 보내진다.

할머니의 집은 화장실이 밖에 있어 불편한 데다 늙은 고양이가 언제 튀어나와 아이들을 할퀼지도 모르고, 아직까지 마차를 이용하거나 말을 타고 다녀야 하는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단 하루도 재밌게 지내기 힘들거 같다.

하지만 마을의 샷건 치텀이 죽자 이 지루한 마을이 갑자기 떠들썩해진다.

그의 죽음을 취재하기 위해 신문 기자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하고, 망자에 대한 소문에 그럴싸할 살을 붙이기 할머니 집까지 기자가 찾아온다. 기자라면 가장 기본인 정확한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고 마을 사람들의 입소문에 기대어 자극적인 기사를 쓰려는 기자의 속셈을 간파한 할머니는 생전 형편없는 총기술을 가졌던 샷건 치텀을 남북전쟁의 명사수라는 거짓말을 한다. 기자는 형편없는 시골 늙은이의 가난한 최후라고 쓸 예정이던 기사를 할머니의 그럴싸한 거짓말에 속아 남북전쟁의 영웅의 최후로 재탄생시킨다. 게다가 할머니의 집에서 직접 샷건 치텀의 장례식까지 치르게 되어 마을 사람들과 기자들이 몰려온다. 장례식 도중 할머니는 의도치 않게 부활한(?) 샷건의 시신을 향해 엽총을 쏘게 되는데...... 여기까지가 그나마 정도가 제일 양호한 첫 번째 여름날이야기이다.

두 번째 여름날에는 더 통쾌한 장면을 볼 수 있다. 시골의 혼자 사는 노인들을 노린 카우질 가의 형제들의 못된 장난에 그들의 눈물과 혼이 쏙 빠지도록 응징하는 할머니를 보고 있노라면 후련하다.

이렇게 남매는 할머니 집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더 기상천외한 일들을 맞이한다.

7년 동안 여름날을 할머니 집에서 보내면서 겪는 사건 사고마다 때로는 능청스럽고,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하는 할머니로 인해 언제나 손자, 손녀의 가슴은 조마조마하지만 사건이 마무리 지어질 무렵에는 무언가 따뜻함이 차오른다.


책 속 아르델 할머니는 힘없고 나약하여 도와드려야 할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살아있는 뱀도 맨손으로 잡아 목을 비틀어버리는 그야말로 쎈(!) 할머니이다!

읽다보면 점점 할머니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데, 주변에 무심하지만 필요할 때엔적절한 도움을 주고, 위선과 불의를 보면 참지 않고 반드시 갚아주며, 귄위나 불합리함에 절대 굽히지 않는 당당한 이 할머니를 과연 어느 누가 싫어할까? 그리고 세상 쿨하기만 할 거 같은 할머니의 사람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느껴져 가슴이 따뜻해진다.

이렇게 단 하루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흥미진진한 사건이 기다리는 아르델 할머니 집에서 여름을 보내고 나면 절로 다음 여름이 기다려질 듯 하다.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할머니와 함께할 여름날들, 리처드 펙, 봄소풍, 뉴베리 아너, 미국청소년 소설, 미국초등소설, 미자모카페, 미자모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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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쫌 아는 10대 - 왜 생겨났고, 왜 필요하고, 왜 지켜야 할까? 사회 쫌 아는 십대 20
김나영.김택수 지음, 방상호 그림 / 풀빛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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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라는데, 아빠와 딸의 다정한 대화로 이루어진 책.

뭔가 사회과나 법 관련 책의 표지라기엔 귀여운 노란 표지.

책장을 넘기면, 중간 중간 그려진 삽화나 영화 이야기에도 눈길이 한참 머무른다.

책의 전체적인 디자인이 아기자기하게, 10대 친구들이 가볍게 들고 읽도록 그 얇기도 얇다.


그렇다고 마냥 가벼운 내용일까 여기며, 목차를 하나하나 훑어보면, 법의 필요성, 탄생의 과정, 법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것들을 짜임새 있게 구성해 놓았다.


저자 김나영 씨의 소개를 살펴보니, 사회교육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경제교육과 사회경제학을 전공한 사회 선생님이다. 아마 책 속 '나영'이라는 딸인 듯 싶다. 그리고 공동 저자인 김택수 씨는 법대를 졸업하고 18년간 판사 생활을 하기도 했다. 책 속 아빠가 아닐까?


부녀간의 대화는 법이 사라진 사회의 모습을 담은 영화 <파리대왕>으로 시작한다. 영화 설명만으로 영화를 보지 않아도 법이 없는 세상을 단번에 이해하도록 한다. 예전에 파리대왕을 봤던 거 같은데, 이렇게 법이 없는 사회의 사례로 들어 설명하니 내가 봤던 그 책이 맞나 싶을 정도로 또 다른 관점의 깨달음을 얻게 한다. 그렇게 제멋대로인 인간의 악한 본성에 대한 또 다른 예로 실제 일어났던 미뇨넷호 사건을 들어 생존에 위협이 될 때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 이어 말한다.

법은 인간의 악한 본성뿐 아니란 제멋대로인 왕권 제한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아빠와 딸은 로빈 후드 이야기로 시작해서 실제 부당한 세금에 지친 기사들에 의해 왕권을 제한하게 된 마그나 카르타 이야기나 시민혁명, 권리 장전까지 소설과 역사적 사실을 들어 왕도 법을 지켜야 하며, 이러한 법으로 개인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다는 법의 필요성과 그 탄생의 과정을 자연스레 알려준다. 간결하게 설명하지만 필요한 정보를 담아내 법 탄생에 대한 정리와 관련한 역사적 지식이 급상승한다. 여기서 궁금한 것은 이 책에 나온 키워드로 더 찾아보며 지식을 다져도 좋다.


법의 필요성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법이 보호하려는 다양한 권리로 이어진다. 권리 파트에서는 대비되는 자유권과 사회권, 평등권과 자유권의 대비되는 권리에 대해 고민해 보게도 한다. 부녀의 대화를 따라가면서 독자들도 자신의 생각을 가늠해 보겠지만, 챕터의 말미에 '나영쌤과 함께 생각을 나눠 봐!'라는 코너를 두고, 현재 대두되는 사회 문제나 논제를 제시하며 생각할 거리도 안겨준다.

이 책의 장점은 그간 서로 다른 분야에 놓여 있던 요소들이 '법'이라는 테마로 잘 엮어지는 그 짜임새에 있다. 읽으면서도, 상황에 안성맞춤인 영화, 소설, 사건, 철학자 등등을 대입하는 저자의 해박함과 법에 대한 전문성에 감탄한다.

법을 잘 아는 것은 물론 문화, 역사, 정치, 인문학 전반에 대한 혜안 지니지 않고는 이렇게 쉽게 엮어낼 수 없을 거 같다. 이만큼 어려운 주제를 쉽고 재밌게 풀어낸 책은 아직 못 본 거 같다. 법에 대해 알고 싶고, 탄생 역사와 그 당위성까지 궁금한 10대는 물론 전 연대의 독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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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어벤저스 2 - 동물 보호법, 책임감을 가져라! 어린이 법학 동화 2
고희정 지음, 최미란 그림, 신주영 감수 / 가나출판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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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어린이 변호사들이 있는 법무법인 지음.

지난번 <변호사 어벤저스 1>에서 유명 아역 배우 이샛별과 벌인 명예 훼손 사건을 멋지게 해결해 '변호사 어벤저스'라는 별칭(?)도 가지게 되었지만 아직 이 팀에 사건은 들어오지 않는다.

역시 어린이라는 한계 때문인가?

잠깐 이 어린이 변호사들을 소개하자면, 어린이 변호사 양성 프로젝트에 선발되어 로스쿨을 졸업하고 이제 막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수습 변호사들 유정의, 권리아, 양미수와 1기 출신의 주니어 변호사 이범이다. 그리고 시니어 변호사 고민중의 지도 아래 꾸려진 국내 유일무이의 변호사 팀이다.

나름 이전 명예훼손 사건을 잘 맡아 해결해 사건이 들어올 법도 하지만 아직은 못 미덥다. 비록 사건 의뢰는 없더라도 언제 어디서라도 사건 해결이 필요하면 이 어린이들은 출동한다.

쓰레기 더미에 유기된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 권리아와 양미수는 변호사답게 주인이 버린 종량제 봉투와 영수증에서 그 단서를 찾는다. 이들의 활약을 넌지시 지켜본 지음의 한대표는 고교 후배의 사건을 맡긴다. 구해성의 딸 구영은이 아끼는 강아지 구름이가 길 가던 이기남의 다리를 문 것인데, 이기남은 이 사건으로 손해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기남은 괴팍하게도 구영은에게 윽박 지르고, 자신을 문 강아지를 던지고, 밟기까지 하여 아이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한다. 이에 구해성은 자신의 딸에 대한 아동 학대와 동물 학대에 대해 고소와 소송을 진행하기로 한다. 증거가 많지 않은 이 복잡한 소송의 목적은 오로지 자신의 딸에게 정의로움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사고를 빌미로 피해자가 부당하게 행동해도 적당히 합의해 주고 끝내려는 게 보통인데, 이를 통해 피해자는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며, 자신의 딸 또한 더 큰 죄책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할수록 이기남의 동물 학대에 대한 증거는 수집하기 어렵다. 과연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을는지......

탐정을 좋아해 어린이 탐정물을 즐겨 읽는 우리 집 초등학생 어린이는 변호사 어벤저스 시리즈 또한 좋아한다. 저번 1편을 읽고 2편을 기다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제일 먼저 집어 들고 단숨에 읽어갔다. 법정 동화인데 어떤 게 재밌냐는 내 질문에 탐정물은 사건을 여러 군데에서 단서를 찾아 그 사건을 해결하는데, 변호사 시리즈는 주로 법을 통해 해결하는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평소에는 잘 생각해 보지 않던 친구들 간의 명예훼손이나 동물에게 화내며 반응하던 경우나 어른들이 아이를 을러대는 것이 평소 많이 보던 상황이지만 문제라고 생각지 않았던 부분일 수 있는데, 이 책을 통해 관련 법도 있고 범죄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처럼 변호사 어벤저스는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법의 존재를 깨닫고, 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잘 구성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중간중간 만화를 통해서도 법이나 권리, 재판 관련 용어,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규범이나 상식을 알기 쉽게 직접 설명해 놓기도 해서 훌륭한 사회 교과서 역할도 한다.

무엇보다 의사 어벤저스 시리즈를 썼던 고희정 작가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법 이야기를 와닿도록 쉽게 동화로 엮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앞으로도 또 어떤 사건으로 법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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