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이전 명예훼손 사건을 잘 맡아 해결해 사건이 들어올 법도 하지만 아직은 못 미덥다. 비록 사건 의뢰는 없더라도 언제 어디서라도 사건 해결이 필요하면 이 어린이들은 출동한다.
쓰레기 더미에 유기된 강아지의 주인을 찾아 권리아와 양미수는 변호사답게 주인이 버린 종량제 봉투와 영수증에서 그 단서를 찾는다. 이들의 활약을 넌지시 지켜본 지음의 한대표는 고교 후배의 사건을 맡긴다. 구해성의 딸 구영은이 아끼는 강아지 구름이가 길 가던 이기남의 다리를 문 것인데, 이기남은 이 사건으로 손해배상금을 요구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기남은 괴팍하게도 구영은에게 윽박 지르고, 자신을 문 강아지를 던지고, 밟기까지 하여 아이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한다. 이에 구해성은 자신의 딸에 대한 아동 학대와 동물 학대에 대해 고소와 소송을 진행하기로 한다. 증거가 많지 않은 이 복잡한 소송의 목적은 오로지 자신의 딸에게 정의로움을 가르치기 위함이다. 사고를 빌미로 피해자가 부당하게 행동해도 적당히 합의해 주고 끝내려는 게 보통인데, 이를 통해 피해자는 자신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며, 자신의 딸 또한 더 큰 죄책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할수록 이기남의 동물 학대에 대한 증거는 수집하기 어렵다. 과연 어디에서 실마리를 찾을는지......
탐정을 좋아해 어린이 탐정물을 즐겨 읽는 우리 집 초등학생 어린이는 변호사 어벤저스 시리즈 또한 좋아한다. 저번 1편을 읽고 2편을 기다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제일 먼저 집어 들고 단숨에 읽어갔다. 법정 동화인데 어떤 게 재밌냐는 내 질문에 탐정물은 사건을 여러 군데에서 단서를 찾아 그 사건을 해결하는데, 변호사 시리즈는 주로 법을 통해 해결하는 거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아마도, 평소에는 잘 생각해 보지 않던 친구들 간의 명예훼손이나 동물에게 화내며 반응하던 경우나 어른들이 아이를 을러대는 것이 평소 많이 보던 상황이지만 문제라고 생각지 않았던 부분일 수 있는데, 이 책을 통해 관련 법도 있고 범죄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처럼 변호사 어벤저스는 아이들의 일상 속에서 법의 존재를 깨닫고, 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잘 구성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중간중간 만화를 통해서도 법이나 권리, 재판 관련 용어,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규범이나 상식을 알기 쉽게 직접 설명해 놓기도 해서 훌륭한 사회 교과서 역할도 한다.
무엇보다 의사 어벤저스 시리즈를 썼던 고희정 작가가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법 이야기를 와닿도록 쉽게 동화로 엮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앞으로도 또 어떤 사건으로 법 이야기를 풀어낼지 기대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