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꿀벌의 예언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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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나라를 비롯한 지구 곳곳의 재난 상황. 벌게진 지구 열대화 사진. 길고 긴 전쟁. 치솟는 곡물가격. 점점 사라져가는 꿀벌들. 요즘 많이 접하는 뉴스 기사들이다. 이들 간에는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을 것도 같은데,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라 어느덧 기사에 무뎌진 나를 본다. 어쩌면 애써 무시하고 오늘 하루만 무사히 버티자 라는 심산인지도 모르겠다.


<꿀벌의 예언>이 우리 집에 도착한 날도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 '극한호우' 경보가 내려졌다. 비를 뚫고 온 책 1, 2권을 나란히 맞춰 보니 표지 그림이 재미나다. 오동통한 꿀벌이 지구를 덮고 있고, 그 옆에는 다윗의 별과 십자가, 해와 달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워낙 이야기꾼인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의 표지라 어떤 의미가 숨겨져있지 않을까 여기며, 책 속으로 금세 빠져들었다.


이야기는 소설의 주인공인 르네 톨레다노가 미래를 볼 수 최면요법으로 30년 뒤의 자신과 만나며 시작된다. 미래의 르네인 르네63은 암울한 미래에 대해 알려준다.

"인구는 150억 명 그대로인데 제3차 세계 대전이 벌어졌다네!"

"꿀벌의 실종이 이 모든 것의 발단이네."

"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가 꽃 식물이네. 그리고 이 꽃 식물의 80퍼센트가량의 수분을 담당하는 곤충이 바로 꿀벌이야. 그동안 꿀벌은 서서히 사라지는데 인구는 무서운 속도로 늘어났던 거야."

그리고 이 3차 세계 대전을 중단시킬 방법도 알려주는데 책 제목만 겨우 기억해 낸다. 바로 '꿀벌의 예언'.

최면 요법으로 미래나 과거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주인공 르네


 악연 베스파 로스푸코가 본 미래


꿀벌의 날갯짓이 사라진 이 지구의 종말을 막으려면 이 예언서를 찾아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이번에는 과거로 최면 여행을 떠나게 된다. 바로 중세의 십자군 기사와 만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토록 찾고자 했던 예언서는, 현재와 미래의 르네의 영감으로 중세의 기사 살뱅 드 비엔에 의해 쓰이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예언서는 그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에게 빼앗기고, 살뱅도 죽게 되어 그 행방이 묘연해진다. 시공간을 달리하여 에브라르로 환생한 르네의 또다른 전생은 애석하게도 현재의 르네를 악마라 거부하는데 과연 현재의 르네는 꿀벌의 예언서를 읽을 수 있게 될까? 그리고 미리 보았던 암울한 미래를 바꿀 수 있게 될는지.


예언서의 마지막 장에 쓰인 것은????


이 소설은 현재의 르네가 <꿀벌의 예언서>의 행방을 찾아 떠나는 현재와 이 예언서가 탄생하는 중세, 그리고 유대인의 역사 이렇게 세 줄기로 구성되어 흘러간다.

책을 읽는 내내 예언서와 이와 얽힌 인연들의 전생과 환생을 넘나들며, 예언서를 지키고, 빼앗기고, 다시 찾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박진감 넘치는 미스터리 모험극을 한 편 본 느낌마저 든다.

또한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어쩌면 더 소설 같기도 한 유대인들의 고달픈 역사를 읽다보니 현재 중동의 상황에 대해 관심이 가기도 했다.

고달픈 유대인의 역사도 알게 된다


과연 이번에도 책을 내기 전까지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한결같은 노력을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고증을 거치고, 완성작이 나오기까지 여러 버전으로 책을 썼을 성실한 작가의 노력 덕으로 지적이면서도 판타스틱 한 호사를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책 곳곳에는 '인류는 3보 전진 2보 후퇴, 또다시 3보 전진을 통해 나아간다.'라는 예언의 한 구절이 나온다. 이 예언은 내게 지난 세월과 이어져 '현재'라는 지점을 통과하는 지금 이 순간, 그동안 인류가 저지른 실수와 후퇴를 만회할 마지막 기회가 이제 얼마 안 남았음을 깨닫게 해주기도 했다. 더 늦기 전에 얼마 남지 않은 꿀벌과 지구의 유산을 더 이상 파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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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카큐 General - 인공지능이 선정한 우선순위 영단어
Mr. Sun 어학연구소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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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학창 시절 영어공부는 문법과 독해에 중점을 두었던 거 같다. 소위 말하는 실용 영어보다는 입시 영어 위주의 학습을 해야 했던 시절이었기에 더욱 시험을 염두에 둔 영어 공부였다. 그러다가 팝송을 좋아하여 팝으로 익히는 영어에 빠진 적도 있었다. 노래 가사를 외우고 이를 단어만 바꿔 가사의 문장을 응용하니 영어가 무척 빠르게 늘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뭐가 되었든 많이, 의도적으로 시간과 집중하려는 노력을 들여야 하는 게 언어인 거 같다.

의도적인 노력에는, 원서 읽기나 영어 대화 상황도 중요하고, 이에 못지않게 어휘 암기도 중요한 거 같다.

영어를 정복(?)하지 못한 쓰라린 경험에 아이만큼은 자연스러운 언어 노출에 좀 더 신경을 써서 교육했다. 요즘은 아이가 또래에 비해 어휘력이 좀 괜찮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듣는다. 평소 원서 읽기도 꾸준히 하지만 어릴 때부터 어휘를 재밌게 설명해 주는 WorldCom Edu의 무료 학습 동영상과 학습지, 지금도 하는 단어 학습지의 공부가 큰 도움이 되었던 거 같다.

-아이의 어휘 공부-


어휘가 늘면 거기에서 파생되는 정보가 는다.

원서를 읽을 때 얼추 감으로 유추하던 단어에서 좀 더 노력하여 어휘를 의식적으로 익히니 픽션 글은 물론 논픽션 글도 부담 없이 접하려는 모습을 지켜봤다.

언제 이런 어휘들까지 알고 있나 싶을 만큼 많은 어휘를 아니, 배경지식도 늘어 TED-ED나 NBC Kids 뉴스, CNN10 등의 시사 교양 영어를 접하는 데 내용을 잘 이해한다.

물론 자연스럽게 영어를 익히는 것이 가장 좋지만, 영어권 국가가 아닌 이상 의도적이고 반복적인 어휘 학습은 필수라고 여겨진다. 자연스러운 독서나 대화 환경과 단어 암기가 함께 가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단어 책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신박한 어린이책이나 어학책을 잘 만드는 올드 스테어즈에서 영단어 책이 나왔다 하여 관심이 갔다. 요즘 흐름에 맞게 인공지능이 선정한 단어를 소개했다고 한다. 인공지능이 선정한 우선순위 영단어라고 하니, 인터넷상에 많이 노출되는 빈도수가 높게 자주 쓰이는 단어들이지 않을까?



-책 표지-

이 책이 표방하는 것에는 단어 암기를 두 가지 조건 하에 기억하도록 하는 것이다.

출판사의 책 소개를 빌리자면,

"단어를 암기하는 데에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하나는 궁금증이다. 첫째 단어를 암기하기 전에 그 단어에 대해 궁금함을 느껴야 단어가 오랫동안 머리에 머무른다. 단어를 암기하기 전에 궁금증을 가져보자. 원문을 읽는 방법도 있고, 또 이 책과 같이 퀴즈를 풀어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둘째, 구체성이다. (단어가 그냥 주어지면 안 되고) 구체적으로 실감 나게 배경이 제시되어야 맥락과 함께 단어가 기억난다."


-책 소개-


이렇듯 단어는 구체적인 맥락과 함께 등장할 때 더 잘 이해되고 기억날 것이다.

이 책의 단어 제시 방식이 퀴즈처럼 의미를 맞춰보도록 궁금함을 느끼게 한 후 그 뜻을 바로 알려준다. 그리고 예문을 통해 단어를 활용하면서 맥락과 함께 외워보도록 한다.

책의 왼쪽 페이지에는 단어와 그 아래 작은 글씨로 발음을 나타내고 있다. 약하게 발음해야 하는 부분을 한글로 표현했는데 단출한데도 따라 읽고 싶게끔 했다.^^

그리고 단어마다 각각 다른 스토리를 갖고 있어 한 단어로 기억되기에 좋다. 바로 의미를 제시하기보다 먼저 한글 문장 안에 쓰인 영단어를 보며 그 뜻을 궁금하도록 제시한다. 우리 뇌를 자극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왼편 페이지-

궁금해하던 그 단어를 오른쪽 페이지로 시선을 옮기면 바로 그 뜻을 파악할 수 있다.

그렇게 알게 된 단어는 예문이 더 제시된다.

-오른편 페이지-


개인적으로는 이 책은 어느 정도 단어를 파악한 이들에게 적합한 단어와 양인 거 같다. 그리고 예문은 필요한 구문만 간단히 제시되어, 이미 알고 있는 단어를 안 잊기 위해 활용하면 좋은 책인 듯하다. 단어는 쓰지 않으면 어느 순간 가물가물해진다. 그럴 때 빠르게 반복적으로 익히면서 잊었던 단어를 떠올리기에 좋은 책 같다.

이런 제시 방식으로 1만 개의 단어를 시리즈로 준비했고, 이 책은 앞으로 나올 책 중에서 3,000단어를 다루고 있다. 이를 8주 안에 익혀 보자고 한다!

-1일에 익힐 단어가 대략 이 정도이다. 주5일에 약 70단어 이상-


점점 희미해져 가는 내 머릿속 영어 단어 창고를 밝혀줄 보카 큐 General을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년들과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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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인스타 핫플 국내여행 가이드북 - 에이든에서 엄선한 #인생프사 찍기 좋은 핫플레이스 1791개, 2023-2024 에이든 가이드북
타블라라사 편집부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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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소비자 트렌드를 보면 '공간력'이라는 키워드가 있다. 이는 개인에게 의미가 있고, 스토리가 있는 공간을 중요시하는 요즘, 사람들은 특정 장소를 접근성이 좋아서 지나가다 들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일부러 찾아가고 있는 트렌드를 말한다.

개인에게 의미가 있는 공간은 테마가 있거나 힐링한다거나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할 것이다.

이토록 나에게 의미가 있는 공간을, 요즘은 어떻게 찾을까?

아무래도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많이 살펴보는 것 같다. 특히 환상적으로 찍힌 사진에 꽂혀서 그 사진의 장소가 궁금해 무작정 가본 적도 있을 것이다. 해외여행의 경우 특히 그런 것 같다. 내가 잘 모르는 장소일수록 여행 사진에 영향을 많이 받긴 하는 것 같다. 막상 그 장소에 가보면, 연출된 사진의 실상에 실망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진만 보고 막연하게 품었던 환상이 실제구나!' 하며 감탄했던 거 같다.

사진의 한 컷으로 이끌려 갔던 장소는 그 이상의 만족감을 주었으니 나름 괜찮은 선택이지 않은가?

이런 점에 착안하여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로만 구성된 책이 나왔다.

게다가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를 한데 모아 가장 최신의 가볼 만한 곳으로 안내해 준다.

<표지>


타블라라사의 이정기 대표는 전국을 지역별로 나누고 테마별로 나눠 최근 뜨고 있는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를 찾았다. 그리고 해당하는 핫플레이스에 사진을 올린 인플루언서들을 일일이 찾아 허락 받아 <에이든 인스타 핫플 국내여행 가이드북>이라는 책을 냈다. 이 가이드북에는 이런 작업을 통해 총 1,791개의 핫플레이스를 소개한다.

이번 책을 통해 타블라라사라는 회사를 알게 되었는데, 이곳은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몇 안 되는 '관광벤처' 회사로 자유여행자를 위한 여행지도 및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국내 여행 가이드북뿐만 아니라 테마별로 가이드북을 펴내고 있는 여행 관련 도서로 특화된 곳이다. 회사 대표가 14년 이상 여행과 관련한 콘텐츠만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지도 기획자이기도 해서인지, '타블라라사'라는 검색어만 쳐도 테마별 지도가 꽤 나온다.

그중 이번 테마는 '인스타 핫플 국내 여행 가이드북'이라 가장 최근에 뜨는 장소에 대해 안내한다.


책은 목차, 핫플레이스 MAP, 테마 핫플레이스 (사진 안내), 지역별 테마 핫플레이스(사진+설명 안내)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의 사용법은 고르고, 체크하고, 지도 위 확인으로 요약할 수 있다

책장을 펼쳐서 2장 테마 핫플레이스나 3장부터 나와 있는 지역별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사진을 보면서 마음에 드는 '꽂히는 사진'을 고른다. 사진을 골랐다면 해당 장소가 어떻게 세팅되어 있는지, 어떻게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사진에 표기된 해당 지역 페이지의 설명을 통해 체크한다. 이곳을 가고자 한다면 설명의 맨 마지막 지도 좌표를 확인하여 지도에서 위치를 찾으면 된다.


나도 이 책의 안내를 따라 우선 2장의 사진으로만 구성된 테마별 핫플레이스를 주르륵 살펴보았다. 테마는 건축, 거리, 꽃, 꽃밭, 프레임샷, 감성숙소, 자연, 폭포, 바다, 재미, 독특한, 전망, 카페, 추천으로 장소를 나눴다.




이곳에는 큰 사진으로만 소개되어있고, 그 아래 장소명과 장소에 대한 설명이 담긴 페이지가 나와 있어 보다가 마음에 드는 사진의 설명 페이지로 가서 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어느 장소에서 어떤 부분을 찍어야 하는지 설명이 나와있어 그대로 찍으면 나도 가능할 거 같다!


핫플레이스에서 찍은 사진들을 살펴보면 국내 아니 내 주변에 이런 곳이 있었다는 사실에 격세지감을 느꼈다. 물론, 이미 알려진 곳도 나오지만 새로 생긴 카페나 숙소, 독특한 건축물이나 이색 테마 거리 등을 보니 또 길을 떠나고 싶은 기분좋은 설렘이 생기기도 했다.


지역마다 분류된 사진과 설명을 살펴보면 그 아래에 장소와 특징에 대해 간단하게 나온다. 그리고 장소마다 사진이 잘 나오도록 구도나 설정 팁을 담았다. 하루 중 사진이 가장 잘 나오는 때나 계절에 대한 팁도 있다. 빠르게 장소 선정 및 인생 스폿을 건질 계획을 세우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다. 아무래도 바쁜 현대 사회에 길게 얘기할 거 없이 사진과 간단한 설명으로 가독성을 높인 거 같다.






타블라라사가 여행 지도를 전문으로 만드는 곳이라 그런지 핫플레이스에 대한 충분한 지도를 중간중간 삽입해 두었으며, QR코드로 책에 나온 핫플레이스의 전국 지도도 링크하여 놓았다.



이번 휴가철에 혹시 생각해 둔 장소가 있다면, 그곳과 가까운 핫플레이스도 함께 찾아가면 좋을 거 같다. 소개된 대로 멋진 사진을 찍어 개인 프사를 꾸민다면 어쩌면 주변에서 꽤 핫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을 위해 만들어진 에이든 인스타 핫플 국내 여행 가이드북을 들고 나만의 인생프사에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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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싹둑! 코알라 미용실 1 - 무기력하거나 화가 날 때 고민 싹둑! 코알라 미용실 1
윤정 지음, 박현주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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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이 많은 어린이들 앞에 마법처럼 나타나는 미용실이 있다. 코알라 미용실.

코알라 미용실에는 코알라 아줌마가 고민 많은 어린이들을 위한 1인 미용 서비스를 해 주는데, 하루 1명만 머리 손질을 해주니 꽤 비싼 요금이 들어 망설인다면 걱정할 것 없다. 그 비용은 눈물 한 방울이니까. 코알라 아줌마가 키우는 유칼립투스 화분은 친구들의 고민이 담긴 눈물방울을 먹고 자란다.


고민 싹둑 코알라 미용실의 첫 손님은 유나다.

유나는 요즘 체육 시간이 고민이다. 하기 싫은 것만 하는 체육시간, 특히 단체 줄넘기는 유나의 모둠 아이들에게 미안할 정도다. 딱히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는 유나에게 '꼼질꼼질 느껴 봐. 더듬이 머리'를 해주는 코알라 아줌마. 머리를 하면서 바라본 거울에는 유나의 걱정 거리가 스크린처럼 펼쳐진다. 제일 싫어하는 체육 시간의 유나의 모습을 보면서 유나는 자신을 관찰자가 되어 지켜보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코알라 아줌마와의 대화를 하면서 자신의 마음도 들여다보게 된다. 느릿느릿 코알라 아줌마는 유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데......

더듬이 머리를 한 유나는 이상하게도 평소라면 하지 않았을 다양한 도전을 하게 된다. 동우와 자전거 타기, 태권도 배우기, 매운 떡볶이 먹기 도전! 그리고 유나의 가장 큰 고민이던 줄넘기도 태권도장에서 신나게 연습하게 된다. 매사 의욕이 없던 유나가 생기 발랄한 자신감 넘치고, 호기심 가득한 어린이다운 모습이 된 것은 더듬이 머리 덕분일까? 만약 이 더듬이 머리가 풀어져 원래 머리로 돌아간다면 유나는 원래대로 의기소침한 아이가 될까?

하지만 걱정과는 달리 머리를 감은 유나는 여전히 궁금한 것투성이의 모습을 발견한다.



두 번째는 요즘 많이 문제시되는 분노를 참지 못하는 아이, 욱이 이야기가 나온다.

욱이는 화가 나면 괴물처럼 소리를 지르는 자신이 부끄럽다. 하지만 마치 화산이 폭발하는 것 같은 그 순간은 욱이도 어쩔 수 없다. 이런 욱이에게 딱인 머리 스타일은 화난 김을 조금씩 내뿜을 수 있는 압력솥 머리! 보기엔 우스꽝스럽지만 이 머리 스타일은 화가 났을 때 미리 조금씩 김을 빼내 머리를 가볍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 주는 것을 참 좋아하는 코알라 아줌마의 다음 머리 스타일은 무엇이 될까? 아이들의 고민도 들여다보고, 어울리는 처방 헤어스타일 마련해 주는 코알라 미용실. 어른인 나도 가보고 싶다.

이 책을 읽을 어린이들이 실제로 코알라 아줌마를 만나게 된다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책 마지막 장에 몰래몰래 적어 놓아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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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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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 하면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되는 소설 <개미>.

아쉽게도 이 소설에 손을 댔다가 끝까지 읽지 못하고 두기를 반복했다.

1990년대 내가 중고딩이었던 시절, 우리 집 책장에도 <개미>가 입장했던 거 같은데...... 아쉽게도 손이 안 갔다. 인연이 없나 싶던 베르베르의 소설이 흥미롭다 여겨진 게 <타나토노트>, <뇌>,<아버지들의 아버지>였던 거 같다. 번득이는 그의 아이디어에 편승해서 여행을 가다 보면, 잘 몰랐던 인류의 미싱 링크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사후 세계에 대해 빠져들기도 하며, 뇌의 최후의 비밀에 대해 파헤쳐 보기도 했다. 어쩌면 이렇게 다양한 분야를 이야기로 술술 풀어내는지 그의 일상이 궁금했다.

베르베르 씨의 일상을 에세이로 담아낸 <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책을 읽으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을 역시나 베르베르 소설의 한국 전담 번역자 전미연 씨도 하고 있었나 보다. 이보다 잘 표현한 것은 없을 거 같아 옮긴이의 말을 그대로 적어 본다.

"이번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에 제일 많이 떠올린 단어는 <수렴 convergence>이었다. 어떻게 한 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오롯이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을 중심으로 펼쳐질 수 있을까. 꺾일 법한 위기들 속에서도 이야기꾼의 길을 포기하지 않는 그를 보면서 나는 소설가 베르베르이기 이전에 인생 선배인 인간 베르베르에게 애정과 더불어 존경하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이 책은 한 작가의 회고록임과 동시에 소설의 탄생 역사서인 거 같다.

어쩌면 소설과 함께 쉼 없이 인생을 이다지도 성실히 그려왔고, 앞으로도 꾸려나가는지. 비록 팬이나 독자가 아니라도 한 작가의 근성과 글에 대한 애정, 창작에 대한 무한의 노력을 보면서 존경심이 들지 않을 수 없으리라.

이렇게 해서 완성된 소설들은 하나같이 그를 담아냈고, 그가 소설이고, 소설이 그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작품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하나하나 산고로 낳은 내 아이처럼 작가의 사랑을 듬뿍 받아 탄생한 훌륭한 작품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글을 쓰기 위해 생활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력하는 베르베르 씨의 비하인드 일상을 읽다 보면 눈물겹기도 하다.

젊을 때부터 좋았든 싫었든 마주하는 모든 이들에게 받은 영감이나 경험들을 나중에 소설에 쓰일 캐릭터로 기록하는 작가의 인물 수집 목록부터 하나의 주제를 깊이 파헤쳐 결국 전문가적인 식견을 갖추게 되는 기자 시절의 집념, 날마다 정해진 분량의 소설과 글쓰기 시간, 1년에 하나의 소설 출간이라는 독자와의 약속을 이행하는 작가로서의 성실함까지, 이 책을 읽다 보면, 오롯이 자신의 인생을 '글'이라는 성스러운 과업을 위해 바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제 한국 나이로는 환갑이 넘어 인생에서 가장 편안하게 쉼을 영위하려 드는 시기일진대, 그는 다시 봇짐을 메고 여행을 떠나려고 한다. 이번 타로카드는 '바보'카드다. 그의 뒤에는 고양이 한 마리가 발톱으로 엉덩이를 할퀴어 대지만 그는 사소한 일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기로 작심한 듯 전혀 개의치 않고 시선을 미래로 향하여 걸어가고 있다. 그에게는 '글'이라는 삶의 중심이 되어주는 지팡이가 든든하게 중심을 잡아줄 것이다. 나도 그를 따라 그 흥미진진한 여행에 동참하고자 한다.

이 책은 베르베르의 소설을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아니 전혀 생면부지의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그의 인생 자체가 매우 흥미진진한, 소설과도 같기에 재미와 가독성을 모두 갖춘 에세이다. 빠져들어 읽다 보면 그의 다른 책들도 궁금해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네이버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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