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꿀벌의 예언 1~2 세트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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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나라를 비롯한 지구 곳곳의 재난 상황. 벌게진 지구 열대화 사진. 길고 긴 전쟁. 치솟는 곡물가격. 점점 사라져가는 꿀벌들. 요즘 많이 접하는 뉴스 기사들이다. 이들 간에는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을 것도 같은데,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라 어느덧 기사에 무뎌진 나를 본다. 어쩌면 애써 무시하고 오늘 하루만 무사히 버티자 라는 심산인지도 모르겠다.


<꿀벌의 예언>이 우리 집에 도착한 날도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 '극한호우' 경보가 내려졌다. 비를 뚫고 온 책 1, 2권을 나란히 맞춰 보니 표지 그림이 재미나다. 오동통한 꿀벌이 지구를 덮고 있고, 그 옆에는 다윗의 별과 십자가, 해와 달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워낙 이야기꾼인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품의 표지라 어떤 의미가 숨겨져있지 않을까 여기며, 책 속으로 금세 빠져들었다.


이야기는 소설의 주인공인 르네 톨레다노가 미래를 볼 수 최면요법으로 30년 뒤의 자신과 만나며 시작된다. 미래의 르네인 르네63은 암울한 미래에 대해 알려준다.

"인구는 150억 명 그대로인데 제3차 세계 대전이 벌어졌다네!"

"꿀벌의 실종이 이 모든 것의 발단이네."

"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가 꽃 식물이네. 그리고 이 꽃 식물의 80퍼센트가량의 수분을 담당하는 곤충이 바로 꿀벌이야. 그동안 꿀벌은 서서히 사라지는데 인구는 무서운 속도로 늘어났던 거야."

그리고 이 3차 세계 대전을 중단시킬 방법도 알려주는데 책 제목만 겨우 기억해 낸다. 바로 '꿀벌의 예언'.

최면 요법으로 미래나 과거의 자신을 만날 수 있는 주인공 르네


 악연 베스파 로스푸코가 본 미래


꿀벌의 날갯짓이 사라진 이 지구의 종말을 막으려면 이 예언서를 찾아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이번에는 과거로 최면 여행을 떠나게 된다. 바로 중세의 십자군 기사와 만나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토록 찾고자 했던 예언서는, 현재와 미래의 르네의 영감으로 중세의 기사 살뱅 드 비엔에 의해 쓰이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예언서는 그만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에게 빼앗기고, 살뱅도 죽게 되어 그 행방이 묘연해진다. 시공간을 달리하여 에브라르로 환생한 르네의 또다른 전생은 애석하게도 현재의 르네를 악마라 거부하는데 과연 현재의 르네는 꿀벌의 예언서를 읽을 수 있게 될까? 그리고 미리 보았던 암울한 미래를 바꿀 수 있게 될는지.


예언서의 마지막 장에 쓰인 것은????


이 소설은 현재의 르네가 <꿀벌의 예언서>의 행방을 찾아 떠나는 현재와 이 예언서가 탄생하는 중세, 그리고 유대인의 역사 이렇게 세 줄기로 구성되어 흘러간다.

책을 읽는 내내 예언서와 이와 얽힌 인연들의 전생과 환생을 넘나들며, 예언서를 지키고, 빼앗기고, 다시 찾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박진감 넘치는 미스터리 모험극을 한 편 본 느낌마저 든다.

또한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그에 못지 않은 어쩌면 더 소설 같기도 한 유대인들의 고달픈 역사를 읽다보니 현재 중동의 상황에 대해 관심이 가기도 했다.

고달픈 유대인의 역사도 알게 된다


과연 이번에도 책을 내기 전까지의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의 한결같은 노력을 책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고증을 거치고, 완성작이 나오기까지 여러 버전으로 책을 썼을 성실한 작가의 노력 덕으로 지적이면서도 판타스틱 한 호사를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책 곳곳에는 '인류는 3보 전진 2보 후퇴, 또다시 3보 전진을 통해 나아간다.'라는 예언의 한 구절이 나온다. 이 예언은 내게 지난 세월과 이어져 '현재'라는 지점을 통과하는 지금 이 순간, 그동안 인류가 저지른 실수와 후퇴를 만회할 마지막 기회가 이제 얼마 안 남았음을 깨닫게 해주기도 했다. 더 늦기 전에 얼마 남지 않은 꿀벌과 지구의 유산을 더 이상 파괴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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