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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경제학
토스.박민혁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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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를 살펴보면 경제가 발전하다가 어느 수준에 도달하면, 육류 소비량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습니다.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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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계의 알쓸신잡
별 생각 없이 따라가는 유행의 흐름에는 반드시 맥락이 있고, 한국이라는 상황적 특성이 강하게 작용한다. 특히 '밥에 진심인' 한국인에게 있어서 음식과 경제는 뗄 수 없는 사이다. 어렴풋이는 알지만 누군가가 콕 집어서 말해주지 않으면 흩어져버리는 모호한 정보들을 미식 트렌드를 통해서 정확하고 재미있게 짚어주고 있다.
내추럴 와인이 무엇이며 왜 유행하는지, 핫플레이스의 조건이나 국내 치즈 가격은 왜 비싼건지 그리고 '食'에 대한 주제라면 절대 뗄 수 없는 식량 위기 문제까지. 메뉴판처럼 생긴 책을 음식을 즐기듯 가볍게 읽어내려가다 보면 신기한 지식들이 들어와 있을 것이다.
가장 집중을 하며 읽었던 파트는 오마카세였다. 얼마전에 한우 오마카세집을 다녀와서 더 집중하면서 읽었다. 선택의 고통에서 벗어난다는 점, 정해진 금액 안에서 조금씩 다양한 메뉴를 접할수있다는 점이 좋아서 굉장히 만족했는데, 책에서도 비슷한 장점을 이야기하다가 오마카세는 재료비가 고정되어 있어 인플레이션 때는 소비자에게 가격을 전가시킬 수 밖에 없다는 특징을 보고 놀랐다. 만약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면 말없이 재료의 질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점이 재밌어서 기억에 강하게 남는다. 보통은 불황 속에서도 음식 가격을 동결하면 식당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준다고 생각하니까.
식문화라는게 같은 공동체 속에서는 아무래도 보편적인 부분이 많아서 예상 가능한 부분도 있었지만 한걸음 뒤로 물러서서 다각도로 바라본 경험은 없는지라 이런 이야기들이 새로웠다.
물론 유튜브를 봐도 된다. 나는 영상보다 책으로 읽는 것을 선호해서 만족스러웠지만, 활자를 읽는 것보다 영상으로 보는 것이 편한 사람들은 유튜브가 더 좋은 매체일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 미식경제학을 접하든 알아두면 분명 쓸데있고 사람들과 간단히 캐주얼 토크를 하기 좋은 주제들이며 사회·경제를 보는 눈이 다른 방향으로 트일 수 있는 계기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기질적으로 날강도 같은 면이 있어서 누가 이렇게 콕콕 집어서 떠먹여주면 날름날름 잘 받아먹는다. 이걸로 힙-한 사람들 유행 따라간다 ٩( ᐛ )و
++ 미식경제학 유튜브가 1년전 영상이고, 해당 책의 내용도 그걸 바탕으로 쓴 것 같은데 아직도 성수동이 핫플이고, 여전히 K-나물이 잘 나가는지 궁금하다. 미식경제학 시즌2 꼭 나왔으면 좋겠다. 앉아서 따라가는 유행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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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이 멸종 위기 음식으로 꼽히기도 하는 가운데, 제초제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추럴 와인이 던지는 화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p.36)
우리나라 젖소 농가에서는 보통 얼룩소로 잘 알려진 홀스타인 종을 사육하고 있습니다. 추위에 강하거든요. 그런데 이 종은 다른 종에 비해서 원유에 유지방 함량이 적은 편입니다. 그래서 낙농가에서는 유지방을 높이려고 사료를 더 많이 먹이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사료비가 많이 드는데, 그 가격이 그대로 원유 가격에 반영되는 거죠. (p.79)
우리나라 채식주의자들 사이에서는 '비덩'이라는 개념이 있대요. 국물은 어쩔 수 없이 먹기는 하되, 거기 들어간 고깃덩어리는 안 먹는다는 거죠. (p.197)
*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