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약시대 - 과학으로 읽는 펜타닐의 탄생과 마약의 미래
백승만 지음 / 히포크라테스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3년 3월, 미국에서는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사망한 19개월 영아의 사례가 보도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펜타닐 중독. 이불 등에 남아 있던 미량의 펜타닐에 노출되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p.105)
-

얼마전에 다이소에서 팔던 '먼지 제거 스프레이'가 강한 환각과 마약같은 중독을 일으킨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펑펑 터지는 마약 관련 뉴스. 나는 마약을 구경도 못해봤는데, 다들 어디서 그렇게 정보를 듣고 마약을 접하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래서 관심이 간다. 원래 사람이란 위험하고 금지된 것에 끌리기 마련 아닌가. 그렇다고 마약을 해볼 수는 없으니 열심히 책을 읽어봤다. (약쟁이 아님, 할 기회가 있어도 할 생각 없음.)

아무래도 매스컴을 타고 나오는 마약 뉴스는 자극적인 장면만 편집해 내보내기에 책을 통해 만나는 편이 나로서도 훨씬 좋았다.
<대마약시대>는 미국이 현재 골머리를 앓고 있는 펜타닐의 시작점부터 그 실체를 낱낱이 짚어간다.
사태의 시작점, 개인의 이야기, 마약의 위험성, 단약의 어려움, 사회구조적 문제. 그렇게 미국의 골칫거리가 어떻게 한국까지 상륙하고 퍼지는지까지 말이다.

-
누가 펜타닐을 공급했든지 간에 그 발단은 어쨌든 미국 자체에 있다. 미국 회사가 미국 국민에게 마약을 팔았고 그렇게 미국에 마약이 넘쳐나게 됐다. (p.108)

이 책에서는 ‘마약류 중독’이라는 표현을 주로 썼지만 최근에는 ‘물질 사용 장애(substance use disorder, SUD, 또는 물질 관련 장애)’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말만 바꾼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용어가 갖는 의미의 차이는 크다. 중독이라면 개인의 나약함 때문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장애’라면 질병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p.256)
-

최근 읽은 마약 관련 책이 <마약 하는 마음, 마약 파는 사회>인지라 서로를 비교하며 볼 수 밖에 없었는데
<마약마사> 보다는 조금 더 과학적인 시선으로 마약을 보는 터라 난이도는 있지만, 재치 있는 문장으로 즐겁게 읽었다. <인간의 흑역사>나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같이 툭툭 내뱉는 듯 시니컬한 유머스타일은 적절한 타이밍에 등장해 즐거움을 준다.
마약을 분자구조로 보고 이게 몸 안에서 정확하게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해독을 위해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더욱 정확하게 파고드는 책.
관련 도서를 연속으로 보다보면 비슷한 내용에 질리기 마련인데, <마약마사>와 <대마약시대>는 조금 결이 달라 둘 다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아무래도 의사가 쓴 책과 교수가 쓴 책은 다른 법.

책을 읽어본 경험이 거의 없거나, 국내 사례가 더 궁금하다면 <마약마사>를.
마약의 구조, 발전과 해독 시도 과정 등을 더 자세하게 알고 싶고, 펜타닐 관련하여 조금 더 미시적으로 보고 싶다면 <대마약시대>를 추천한다.

-
대마약시대가 왔다. 연예, 스포츠, 정치, 경제 등 사회 전반에서 마약 관련 뉴스를 접할 수 있다. 검사를 시행한 모든 하수처리장에서 마약이 검출됐고, 다크웹과 SNS를 이용한 마약 거래가 늘어나면서 마약 사용자의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마약류 사범의 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대항해시대도, 대해적시대도 아닌, 대마약시대가 도래했다. (p.6)
-

* 출판사로부터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