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가 돌아왔다 - 2판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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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여러 단편이 담긴 책입니다. 술술 읽히고 여러차례 웃다가 턱이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대부분 마찬가지시겠지만 보통 소설은 한 번 읽고 다시 보는 일이 드문데 이 책은 적어도 두 번은 더 읽고 싶어집니다. 물론 이건 제 경우입니다.^^*

<정식은 자신이 증거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는 자로 간주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다. 이러지들 마십시오. 저 죄 없어요.도대체 왜들 이러는 거요? 승용차 안의 형사들은 누구도 대꾸하지 않았다. 콜라박스를 나르는 인부들이 콜라병과 대화하지 않고 우시장의 중간상들이 소와 이야기하지 않듯이 이송중인 피의자에게 형사들은 말 걸지 않는다.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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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 하워드 진의 자전적 역사 에세이, 개정판
하워드 진 지음, 유강은 옮김 / 이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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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이자 열정적인 사회운동가 , 행동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학생들에게 몸보 보여준 미국의 훌륭한 교수였던 하워드 진의 자전적 에세이 입니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경험과 그 이후 반전운동, 분리주의인종정책에 대한 반대시위등 미국의 전쟁과 역사적 급변기의 현장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입니다.

대단하고 눈에 띄는 큰 일보다는 작고 소소한 용기와 행동들이 모여 더 놀라운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았던 사람이기도 합니다.

역사 공부는 물리적으로 닿을 수 없는 곳으로의 손쉬운 여행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하는 책이었고 마치내가 그 현장에서 경험한듯 내내 가슴뛰었고 울컥했던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지식인들과 시민들덕에 총기사고가 끊이지 않고 의료보험이 사회악이 되어버린 미국에게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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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엘리자베스 왕조였고, 당시의 도덕은 우리와 달랐다. 그들의 시인도, 풍토도, 심지어는 야채도 지금과는 달랐다.  - P27

그는 정원의 꽃만을 사랑하지는 않았다. 야생화, 심지어는 잡초도 항상 그에게는 매력이 있었다.
- P28

말로 듣는 이야기는 글로 쓴 것만금 세련되거나 각색된 것이 아니었다. - P29

도덕적인 이야기는 덮어두자 - P30

그 낯선 여인의 이름은 마루샤 스타니로브스카 다그마르 나타샤 일리아나 로마노비치 공주였고, - P37

사랑이란 그에게 있어 톱밥과 재에 불과했다. 그가 맛본 사랑의 맛은 극도로 진부했다. 하품도 하지 않고 어떻게 그것을 견뎌냈는지가 놀라웠다. 그녀를 바라보았을 때, 그의 진한 피는 녹았고, 혈관 속에서 얼음이 포도주로 변했기 때문이다.  - P38

그는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들었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들었다. 황량한 겨울 풍경 위로 봄이 넘쳐났다. 올랜도는 남자를 느꼈다. 손에 칼을 잡고, 폴란드 인이나 무어인보다 더 대담한 적을 향해 돌진했다. 그는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어, 바위틈들 사이에서 자라고 있는 위험한 꽃을 보았다. - P38

"생애 최고의 날이 왔노라!" - P53

만약에 그것이 잠이라면 어떤 성격의 잠인가, 라고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잠은 치료를 위한 하나의 방편일까 더없이 화가 나게 하는 기억들, 인생을 망쳐버릴 것 같은 일들을 검은 날개로 문지르고, 가장 추하고 천한 것들마저 까칠한 부분을 문지르고 금박을 입혀, 광택과 광채가 나게 하는 최면상태인가? - P62

병은 고독한 올랜도를 맹렬하게 파고들었다. 밤이 깊어질 때까지 6시간씩이나 책 읽는 일이 있었고, 가축의 도살이나 귀리 추수에 관한 지시를 받으려고 사람들이 찾아오면, 그의 2절판 책을밀어놓고, 그들이 한 말을 알아듣지 못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 P68

일단 독서병에 걸리면, 몸의 기관이 약해져서 쉽사리 다른 재앙에 빠지게 되는데, 그것은 잉크 병 안에 숨어 있고, 깃털 펜 속에서 곪고 있는 것이다. 불쌍한 병자는 글을 쓰기 시작한다. 이것은 가진 것이라고는 비가 새는 지붕 아래 놓인 의자 하나와 테이블뿐이어서, 잃을 것이 별로 없는 가난뱅이에게도 문제려니와,
집이 있고, 가축이 있고, 하녀들이 있고, 나귀들과 리넨이 있으면서 글을 쓰는 부자의 경우에는 그 입장은 참으로 딱하다. 이런 물건들을 즐길 수 없다. 
- P69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해괴한 농간을 부리는데, 이를테면어울리지 않게 우리를 진흙과 다이아몬드로 만드는가 하면, 무지개와 화강암으로 만들고, 그것들을 더없이 어울리지 않는 하나의 상자에 채워 넣는다. 그리하여 시인이 푸줏간 주인의 얼굴을 하고 있는가 하면, 푸줏간 주인이 시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 자연은혼란과 신비를 좋아해서, 지금도(1927년 11월 1일) 우리는 왜 이층으로 올라가는지, 왜 또다시 내려오는지 모르는 것이다. 우리의 가장 일상적인 동작들은 미지의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의 항해와도 같다.
- P71

사랑과 야망, 여인과 시인은 꼭 같이 허망된 것이었다. - P87

왜 할 말을 간단하게 말하고 그치지 않는가?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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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는 그답게 다마스크 장밋빛으로 물든 얼굴로 
그녀의 시선을 견뎌냈다. - P25

강물은 느릿느릿 흘러갔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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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기 구겐하임 자서전 - 어느 미술 중독자의 고백
페기 구겐하임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인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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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구겐하임 미술관‘의 그 구겐하임 집안인물.
조금 두서없이 여러가지 이야기를 풀어놓는 점이 있긴하지만 워낙 화려한 인맥 덕분에 -검색을 동반하면-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작품 수집가(예술인 수집가라고도 할 수 있겠다)로써도 예술가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으로도 그녀의 역할은 많은 순간 빛났다. 뒤샹,칸딘스키,몬드리안,막스에른스트,..세계대전과 맞물리며 현대미술에 더욱 공헌이 큰 저자의 발자취가 잘 담긴 책이다.

무엇보다 사뮤엘 베케트와 그녀의 인연이 가장 충격이었다. <고도를 기다리며>의 그 베케트와 그녀가 한동안 연인이었다니! 이건 확인해보니 N사 백과사전에도 없는 내용이다. 갈수록 책과도 새롭고 좋은 인연이 이어지는 것같다.

아래사진에 그녀의 침대헤드도 조각가가 만든 하나의 작품이다 <알렉산더콜드1898~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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