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는 노크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렀다 - P84

나는
벗어날 수 없는 누명을 썼다는 걸 알았다.

거짓말을 연습하는 동안
해가 지고 있었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뒤로
그림자가 두 개로 갈라지고 있었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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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쏜살 문고
버지니아 울프 지음, 이미애 옮김, 이민경 추천 / 민음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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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가 수없이 언급되어지는 이유를 가슴 뭉클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는 위대한 ‘선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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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천재‘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명백했지요. 그녀는 위대한 선배들, 즉 레이디 윈칠시, 샬럿 브론테, 에밀리 브론테,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이 지녔던 자연에 대한 사랑이나 열렬한 상상력, 열광적인 시상, 빛나는 기지와 명상적 지혜를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도로시 오즈번처럼 아름다운 선율과 기품이 넘치도록 쓸 수도 없었지요. 실제로 그녀는 그저 영리한 여성에 불과했고 그녀의 책들은 틀림없이 십 년이 지나면 출판업자들에 의해서 펄프로 환원될 것입니다.  - P136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훨신 위대한 재능을 가진 여성들에게 오십 년 전만 해도 결여되어 있던 어떤 유리한 점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녀에게 남성은 더 이상 ‘반대당파‘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남성들을 맹렬히 비난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 P137

그녀의 책은 성이 그 자체를 의식하지 않을 때라야 생겨나는 그 신기한 성적 자질로 가득 차 있습니다.
- P137

그녀가 일시적인 것과 개인적인 것들로 무너지지 않을 항구적인 건축물을 세울 수 없다면 아무리 풍부한 감각과 섬세한 인식이라도 아무 쓸모가 없겠지요.  - P138

그녀가 치를 시험은 오른쪽이나 왼쪽을 돌아보지 않고 울타리를 넘는 것이었지요. 만약 당신이 욕설을 퍼붓기 위해 멈춰 선다면 당신은 파멸이라고 나는 그녀에게 말했지요. 비웃기 위해 멈추어도 마찬가지라고 말입니다. 망설이거나 더듬거린다면 당신은 끝장이다. 오로지 뛰어넘는 것만을 생각하라. 나는 그녀의 등에 내 온 재산을 건것처럼 간청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새처럼 그것을 가볍게 넘었습니다. 그러나 그 너머에도 울타리가 있고 또 그 너머에도 있었지요. 박수 소리, 고함 소리가 신경을 마모시키고 있었으므로 그녀가 지구력을 가질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최선을 다했지요. 메리 카마이클이 천재도 아니고, 돈과 시간, 여유 등의 바람직한 조건들을 충분히 갖추지도 못한 채 침실 겸 거실에서 첫 번째 소설을 쓰고 있는 무명의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 P139

나는 마지막 장(章)을 읽으며 (누군가 거실의 커튼을 걷어서별이 총총한 하늘을 배경으로 사람들의 코와 드러난 어깨가 적나라하게 보였지요.) 그녀에게 백 년을 더 주자고 결론지었습니다. 그녀에게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를 주자, 그녀가 솔직하게 자신의 내면을 이야기하고 지금 쓴 것의 절반을 빼 버리도록 허용해 주자, 그러면 그녀는 조만간 더 나은 책을 쓸 거라고 말입니다. 나는 메리 카마이클이 쓴 『생의 모험』을 서가의 끝에 꽂으며 그녀는 시인이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백 년이 지나면 말이지요.
- P139

 거리 끝의 플라타너스에서 이파리 하나가 떨어져 그 휴지(休止)와 정지의 순간에 내려앉았습니다.  - P141

마음이란 확실히 우리가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전적으로 의존하는, 참으로 신비로운 기관입니다. - P142

사람이란 도전을 받게 되었을 때, 그전에 전혀 도전받은 적이 없었다면, 훨씬 지나치게 앙갚음을 하는 법입니다.  - P145

어떤 책에 암시력이 결핍되어 있을 때, 그것이 마음의 표면에 아무리 세게 부딪친다 하더라도 내면을 뚫고 들어갈 수는 없습니다.
- P150

우리가 콜리지의 문장 하나를 떠올리면 그것은 폭발하면서 온갖 다른 생각들을 탄생시키지요. - P149

내 눈에는 불꽃을 내며 타오르는 것들이 아직 성년이 되지 않은 여러분에게는 모호해 보이겠지요. - P152

창조적 예술이 이루어질 수 있으려면 먼저 마음속에서 여성성과 남성성이 협력해야 합니다.  - P152

칭찬은 비난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 P155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아무리 즐거운 소일거리라 하더라도 그것은 더없이 무익한 일이며, 가치를 측정하는 사람들의 규정에 복종하는 것은가장 굴욕적인 태도입니다. 여러분이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것, 그것만이 중요한 일입니다.
- P155

은 항아리를 들고 있는 교장 선생님이나 소매를 걷어붙이고 자를 든 어떤 교수님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서 당신의 비전을 머리카락 한 올만큼이라도, 그 빛깔의 미묘한 색조라도 희생시킨다면, 그것은 가장 비굴한 변절입니다.
이에 비교하면 인간에게 가장 큰 재앙이라 일컬어지는 재산과 정조의 희생은 그저 사소한 고통일 뿐이지요.
- P155

시는 지적 자유에 달려 있지요 - P157

대다수 교육받지 못한 영국 여성들처럼 나도 책 읽기를 - 대량으로 읽기를 - 좋아합니다.
- P158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리 사소하고 아무리 광범위한 주제라도 망설이지 말고 어떤 종류의 책이라도 쓰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행하고 빈둥거리며 세계의 미래와 과거를 성찰하고 책을 읽고 공상에 잠기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사고의 낚싯줄을 강 속에 깊이 담글수 있기에 여러분 스스로 충분한 돈을 소유하게 되기 바랍니다 - P158

픽션이 시나 철학과 뺨이 닿을 정도로 가까워지면 훨씬 나아질 것입니다. - P159

좋은 책이란 바람직한 것이며, 좋은 작가들은 비록 그들이 인간적으로는 갖가지 타락상을 드러낸다 하더라도 좋은인간들이라는 것입니다.  - P159

때로 먼지투성이의 길에서, 때로는 거리에 떨어진 신문 조각에서, 때로 햇빛을 받고 있는 수선화에서 리얼리티를 발견할수 있겠지요.  - P159

『리어 왕』, 『에마, 또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으며 나는 최소한 그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이런 책들을 읽고 나면 감각 기관이 신기한 개안 수술을 받은 듯 그 이후로는 사물이 더욱 강렬하게 보이지요. 세상은 그 덮개를 벗고 더욱 강렬한 삶을 드러내는 듯합니다. 리얼하지 않은 것과 반목하며 사는 사람은 부러워할 만한 사람들입니다. 반면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일로 뒤통수를 얻어맞는 사람은 불쌍한 사람들입니다 - P160

나는 그저 다른 무엇이 아닌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간단하게 그리고 평범하게 중얼거릴 뿐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겠다는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시오, 하고 나는 말할 겁니다. 그 말을 고귀하게 들리게끔 표현할 수 있다면 말이지요.오로지 사물을 그 자체로 생각하십시오.
- P161

존 랭던 데이비스 씨는 "아이가 전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나이가 될 때, 여성도 전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존재가 된다. 라고 여성들에게 경고합니다. 여러분이 이것을 기록해 두기 바랍니다.
- P162

그녀의 오빠가 그러했듯이, 그녀는 선구자들이었던 무명 시인들의 삶에서 자기 생명을 이끌어 내며 태어날 것입니다. 그러한 준비 작업 없이, 우리 편에서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그녀가 다시 태어날 때 그녀가 살아갈 수있고 자신의 시를 쓸 수 있다고 느끼게끔 만들겠다는 결단 없이, 그녀가 출현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불가능하니까요. 그러나 우리가 그녀를 위해 일한다면 그녀가 출현하리라는 것과 비록 가난한 무명인의 처지에서라도 그것을위해 일하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라고 단언합니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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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증은 특별한 증상이 아니라 누구나 겪는 심리적 방어기제의 일시적 혼란일 뿐입니다 - P36

증오(hatred)는 혐오(repulsion)와 달라요. 혐오는 정말로 그냥 싫은 거고 증오는 사랑 뒷면에 있는 감정이예요. 양가적 감정이죠.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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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리 와 있다
사람은 오지 않는다
비는 오고 있다.
신호를 기다린다.
아무도 선을 넘지 않는다 - P69

사람이 멀어지자 마음이 멀어지게 되었지만 몸은, 기억한다 피가 흐르는 손과 흘러내리는 안경과 삐뚤어진 모자 그리고 그 외의 여러 것 - P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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