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은 남자답지 않은 모든 것을 여성성에 일임한 뒤 여성이라는 타자를 비하하는 과정을 통해 남성성이 구성된다고 일갈한다.
다시 말해, 여성을 대상화하고 여성을 남성보다 못한 인간으로 위치시키는 여성혐오는 남성 만들기의 근간이자 필수조건이다.  - P52

‘성별화‘는 어떤행위가 성별에 따라 특정한 경향성을 띠고 그 흐름이 규범처럼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한국 사회의 어떤공간들은 성별화되어 있고, 성별화된 공간을 통해 우리는 성별화된다. 
- P52

왜 유흥업소에서의 접대를 1차‘라고 부를까? 여성 종사자가 남성 손님에게 술을 따르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유흥업소의 ‘접대‘가 1차‘로 호명되는 순간, 접대는 ‘2차‘, 즉 성매매와의 연결 속에서 구성되고 정의된다. 유흥업소 성폭력사건에 대한 인터넷 여론은 이미 한국 사회가 1차‘와 ‘2차‘의연관성을 충분히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성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성폭력을 고발하는 글에서조차 다수의 사람들은 "그런데서 일하면 그런 일 당할 줄 알았던 것 아니냐"라고 여성을비난한다.
- P74

내가 유흥업소의 특수성에 집중한 이유는 특히 이 공간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일‘로 당연하게 여겨지기 때문이다. 나는 유흥업소 여성 종사자의 경험을곱씹을 때마다 성희롱, 성추행, 성폭력이 무화되는 이 공간의특수성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중략) 유흥산업을 비롯한 성매매산업은 여성을멸시하고 혐오하는 행위가 돈을 지불했다는 이유로 평범하게여겨지는 특정한 장소이고, 그 특정한 장소가 평범한 일상이되어버린 게 한국 사회다.
- P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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