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해리, 그리고 자신과의 분리

성매매가 ‘진정한 자신‘을 침범하고 파괴하지못하도록 보호하기 위해 여성들이 어떤 기발하고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어 경계를 만들어내고유지하는지 국제 연구에서 밝힌 바 있다. (…)충격적인 사건들을 의식에서 몰아내는 심리적과정인 해리는 성폭행 경험 여성, 구타 경험 여성, 고문 당하는 전쟁 포로, 성매매 여성들이사용하는 정서적 차단 장치이다.

『다음 단계를 위한 시책』 - P216

가명을 사용하는 오랜 관행은 성매매 여성들이 얼마나적극적으로 성매매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려는지 보여주는한 예이다. 가명을 쓰는 여성들은(모든 성매매 여성들이 그렇듯이) 말 그대로 다른 이름으로 성매매한다. 가장 실용적인 수준에서의 해리이다.
- P217

성매매된 자는 해리 없이 자신의 정체성이나 분별력을 유지할 수 없지만, 심리적으로 자신을 배반한다는 잔인한 딜레마가 있다. - P218

성매매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부정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자기 자신과 심각한 정신적 외상을 초래하는 관계를 맺게 되고 그 관계 속에서 참된 자아가 매우 모호해진다. 자아가 모호해지면 자기 자신에게 질문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어 진정 위험하다.
- P219

특히 이전에 이미 학대를 경험한 적 있는 사람들에게는강압적인 성적 요구가 아주 손쉽게 적용된다. 자아를 형성하는 구조에 금이 가 있는데 강암적으로 성적인 요구를 하면 이 금이 지속적으로 벌어진다. 자아가 산산이 부숴지고,
폰다가 말하는 ‘지독한 혼란‘ 이, 그리고 성매매 연구 결과에서 아주 흔하게 발견되는 정신적 분열과 분리가 따라온다.
- P223

구매자에게 사생활을 속속들이 기꺼이 허용하는 데 만족하는 성매매 여성은 만나본 적도 소문도 들어본 적도 없다.  - P224

구매자가 진정한 정체성을 인식하지 못하게끔 극도로 거부하는 모습은 실제로 성매매에 유입되어 있는 자신에 대한 거부를 드러내는 가장 강력한 증거이다.
- P224

혼자 있을 때 나는 대개 책을 읽거나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향이 은은한 촛불을 켜놓고 목욕을 한다. 종종 이 세 가지를 모두 같이 한다. 음악을 낮게 틀고 라벤더 향이 나는 오일을 떨군 욕조 안에 가장 좋아하는 책을 손에 들고 몸을 담근다. 혼자 있는 걸 즐긴다. 내 자신과 함께 있는 걸 즐긴다.  - P227

우리는 모두 해리 현상을 겪었다. 우리 각자는 성매매로부터 자신을 분리하기 위한 각자의 방법들을 찾았다. 동일한 이유들을 비슷한 방법들로 차단했고 그로 인한 대가또한 치뤘다. 우리 자신으로부터 소외됐다. 자신으로부터의 분리는 흔하고 공유되던 집합적 경험이었다.
- P2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