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사람 중에서 아마도 가장 흥미를 끄는 인물인 키르케고르는, 적어도 그의 생애의 한 시기 동안은, 부조리를 발견하는 것 이상으로 몸소 부조리를 산다. "침묵 중에서 가장 확실한 침묵은 무언이 아니라 말을 하는 것이다." 라고 쓴 이 사람은 대뜸 그 어떤 진리도 절대적이지 않아서 본래 불가능한것인 실존을 만족시킬 수 없다고 단언한다. 인식에 있어서의돈 후안 격인 그는 숱한 가명(假名)을 사용하고 온갖 모순을되풀이하며 『교훈적 담론』을 쓰는가 하면 동시에 『유혹자의일기 (Le Journal du Séducteur)』라는 냉소적인 유심론(唯心論)교본을 쓰기도 한다. 그는 위안, 도덕, 일체의 안식의 원리 거부한다.  - P46

생각한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통일한다든가 어떤 대원칙의 얼굴로 겉모습을 친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생각한다는 것은 보는 방법, 주의를 기울이는 방법을 다시 배우는 일이며, 자신의 의식을 인도하여 생각 하나하나, 영상 하나하나를 프루스트처럼 특권적 장소로 만드는 일이다. 역설적이게도 모든 것이 특권적 지위를 가진다.  - P47

내가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합리적인 것이 아니다. 
세계는 이러한 비합리로 가득 차 있다. - P48

합리에의 욕구를 느낀다. 부조리는 인간의 호소와 세계의 비합리적 침묵의 대면에서 생겨난다. 잊어서는 안 될 것이 바로이 점이다. 바로 이것에 매달려야 한다. 생의 결론이 송두리째 그것에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비합리와 인간의 향수 그리고 그 두 가지의 대면에서 솟아나는 부조리, 이것이 바로 한실존이 감당할 수 있는 모든 논리와 더불어 필연적으로 끝나게 되어 있는 드라마의 세 등장인물이다.
-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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