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한 인간은 영영 알 수 없는 존재여서 그 속에는 항상우리의 인식 능력을 벗어나는 환원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는 것은 아마도 사실일 것이다.  - P27

한 인간은 그의 솔직한충동에 의해서와 마찬가지로 그가 연기하는 연극에 의해서도정의될 수 있음을 가르쳐 준다. 
- P27

어느 날 문득, "왜?"라는 의문이 솟아오르고 놀라움이 동반된 권태의 느낌 속에서 모든 일이 시작된다. 시작된다" 라는 말은 중요하다. 권태는 기계적인 생활의 여러 행동이끝날 때 느껴지지만, 그것은 동시에 의식이 활동을 개시한다는 것을 뜻한다. 권태는 의식을 깨워 일으키며 그에 뒤따르는 과정을 야기한다. - P30

하루하루 이어지는 광채 없는 삶에서는 시간이 우리를 떠메고 간다. 그러나 언젠가는 우리가 이 시간을 떠메고 가야 할 때가 오게 마련이다.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며 산다. ‘내일‘, ‘나중에‘, ‘네가 자리를 잡게 되면‘, ‘나이가 들면 너도 알게 돼.‘ 하는 식으로, 이런 자가당착은 참 기가 찰 일이다.
- P30

모든 아름다움의 밑바닥에는 비인간적인 그 무엇이 가로놓여 있다.  - P31

 세계의 두꺼움과 낯섦, 이것이 바로 부조리다.
- P32

인간들 역시 비인간적인 것을 분비한다. 통찰력이 살아나는 어떤 순간에는, 인간들이 하는 행동의 기계적인 면과 의미없는 무언극이 그들 주위의 모든 것을 다 어리석은 것으로 만든다. 

한 사내가 유리 칸막이 저쪽에서 전화를 걸고 있다. 그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무언극 같은 뜻 모를 몸짓은 보인다. 저 사람은 왜 사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인간 자신의 비인간성 앞에서 느끼는 이 불안, 우리의 됨됨이가 보여 주는 이미지 앞에서 경험하는 측량할 길 없는 이 추락, 우리 시대의 어느 작가가 말한 바 있는 구토(區吐)‘, 이것 또한 부조리다. 

마찬가지로 어떤 순간 거울 속에서 우리와 마주치는그 이방인, 우리 자신의 사진들 속에서 다시 만나는 친근하면서도 음산한 형제, 이것 또한 부조리다.
- P32

 사실상 공포는 사건의 수학적 측면에서 오는 것이다. 시간이 우리에게 공포를 주는 것은 시간이 증명을 하기 때문이며 해답은 그 뒤에 온다. 여기서 영혼에 관한 온갖 미사여구들은 적어도 당분간은, 십중팔구 그것과 반대되는 증명과 만나게 될 것이다.  - P33

정신의 첫걸음은 진실과 허위를 구별하는 일이다
- P34

모든 것이 진실이라고 주장할 경우 우리는 반대의주장도 진실이고, 따라서 우리 자신의 주장이 허위라고(반대의 주장이 그 주장이 진실일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으니까) 단언하게 되니 말이다. 그런데 만약 모든 것이 허위라고 말한다면 바로 그 주장 자체 역시 허위가 되고 만다.  - P34

역설의 단순성 자체가 그 역설을 넘을 수 없는 장애로 만든다.  - P35

만약 진정으로 그런 죽음의 생각을 실감한다면 우리의 인생이 송두리째 뒤집혔을 터인데도, 바로 그 가장된 무지 때문에 우리는 그런 생각을 마음에 담고도 태연하게 살아간다.  - P37

나는 도대체 누구에 대해서, 무엇에 대해서 "그것을 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안다‘는 것은 사실상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 P37

내가 나의 존재에 대하여 갖는 확신과 내가 그 확신에 부여하려는 내용 사이에 가로놓인단절은 결코 메워질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나 자신에게 영원히 이방인일 것이다. 
- P38

바란다는 것, 그것은 곧 온갖 역설을 불러일으킨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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