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히 많은 자아‘의 복합체에서 분리되어 자기 자신을 이루는
‘하나의 자아‘가 된다는 것은 하나의 정신을 주장하는 기독교전통에서 나온 순진한 환상입니다, 리보와 자네는 인격을 다양한 정신의 연합으로 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안에는 다양한정신, 그러니까 지배적인 자아의 통제 아래 있는 정신들의 연합이 있기 때문입니다. 카르도주 박사는 잠시 침묵하다가 계속했다. 규범이니 우리의 존재니 정상성이니 하는 것은 단지 결과일 뿐 전제가 아닙니다, 우리 정신들의 연합에서 명령을 내리는 지배적인 자아의 통제에 좌지우지되는 것입니다. 더 강하고 힘센 또 다른 자아가 나타나는 경우에 그 자아는 주도권을잡고 있던 자아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해서 정신의 집단다시 말해 정신의 연합을 지배하게 되죠. 직접적인 공격으로든끈질긴 침식으로든 또 다른 지배적 자아가 나타나 쫓겨날 때까지 그 주도권은 유지됩니다, 페레이라 박사님, 카르도주 박사가 결론을 내렸다. 아마 끈질기게 야금야금 침식해서 박사님의정신의 연합의 주도권을 잡아가는 지배적인 자아가 있을 겁니다, 박사님은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단지 그때그때 그것에순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ㅡ페레이라가 주장하다,안토니오 타부키 - P181

그럼 난 뭘 해야 합니까? 페레이라가 물었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카르도주 박사가 대답했다. 기다릴밖에요, 천천히 침식을일으킨 후에, 문학이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 믿으면
서 신문사에서 범죄 기사를 쓰며 이 모든 세월을 보낸 후에, 박사님의 정신의 연합을 주도하고 있는 하나의 지배적 자아가 있을 겁니다. 박사님은 그 자아가 표면에 나타나게 내버려두시면됩니다. 달리 어쩔 도리가 없어요, 어쩔 수 없이 박사님 자신과갈등을 일으키게 될 겁니다, 박사님께서 자신의 삶을 회개하고싶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사제에게 이야기하고 싶다면 그렇게하세요, 페레이라 박사님, 결국 그 젊은이들 생각이 옳고 지금까지의 당신 삶이 쓸데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렇게 생각하십시오, 하지만 아마 앞으로는 박사님 삶이 쓸데없다고 생각되진 않으실 겁니다. 박사님의 새로운 지배적 자아가 이끄는대로 놔두십시오, 그리고 설탕을 가득 넣은 레모네이드와 음식으로 박사님의 고통을 보상받지 마세요. (109~110쪽)

ㅡ페레이라가 주장하다,안토니오 타부키 - P182

사람은 누군가에게 닿기 위해 일상을 버텨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해럴드가 퀴니에게 닿기 위해 그녀가 살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걷듯이, 우리는 언젠가 돌아올지도 모르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누군가를 향해 걷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이 모든 행위가 삶의 연속성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게아닐까. 해럴드가 올 거라는 믿음으로 퀴니가 기다리듯이, 퀴니에게 가기 위해 걷고 있는 해럴드를 모린이 기다리고.
- P191

그가 이 세상에, 홀로 버텨가던 이 외롭고 험난한 세상에, 자신의 과거를 혹은 자신의 상처를 아는 사람을 하나쯤 만들어둔 것은 잘한 일이다. 그가 닫힌 공간에서 홀로 지내다가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을 때, 한 명쯤은 그를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은 그 자체로 위안이 될 수 있으니까.  - P226

그러니까 세컨드의 법칙을 아시는지
삶이 본처인 양 목 졸라도 
결코 목숨 놓지 말 것
일상더러 자고 가라고 애원하지 말 것
적자생존을 믿지 말 것 
세컨드, 속에서라야
정직함 비로소 처절하니
진실의 아름다움, 
그리고 흡반, 
생의 뇌관은 가 있게 마련이다 더욱 그곳에
그러므로 자주 새끼손가락을 슬쩍슬쩍 올리며
조용히 웃곤 할 것 
밀교인 듯나는야 세상의 이거야 이거

ㅡ<쉿, 나의 세컨드는>,김경미 - P248

우리 하나하나는 이 험한 세상에서 자기 아이를 지킬 수 있을만큼 강하지 못하다. 우리는 서로의 아이를 지켜주어야 한다.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278~279쪽)

ㅡ개인주의자 선언,문유석 - P259

아빠는 아이를 키우면서 세상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되었고 세상의 엄마들을 이해할 수도 있게 되었다. 힘들겠지, 하고 막연히 추측하는 게아니라 무엇이 힘든지를 알게 되었다. 아이의 몸이 자라는 순간순간 아빠의 생각 역시 자라고 있었다. 아이만 성장하는 게 아니었다.
아이와 함께 있는 아빠도 성장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 책의 제목은얼마나 적절한가.

ㅡ<아빠를 키우는 아이>에 관하여 - P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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