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가레는 프로이트가 "모든 학문의 진리, 모든 담론의 논리의 기초를 이루고있는 성적 무차이[무관심(indifférence)]"를 드러낸다고 주장한다. (Irigaray, 1977:67). 이리가레는 프로이트가 성과 무의식을 인간 문화의 핵심에 둠으로써 합리적 주체성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철학의 질서를 뒤집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성적차이가 문제가 될 때만큼은 프로이트는 다시 철학적 질서에 복종한다. 그 질서란 바로 동일성 원리다. 동일성 원리란 생성 · 소멸을 겪지 않는 영원불변의 자기동일적 존재를 원리로 삼아, 세계의 모든 존재자를 하나의 전체로서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성차를 비롯한 모든 차이는 삭제되며 가치 없고 가상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 P16
프로이트가 말하는 "두 성들로의 분화는 동일자의 아프리오리에서 출발한다" (Irigaray, 1974:27). 성적 분화 이전의 하나의 동일한 유기체를 가정하기 때문이다. 여성의 음핵은 남성의 음경이 퇴화된 것이며, 여자아이의 공격성과적극성은 남자아이의 그것과의 비교하에서만 평가된다. 즉 성적 분화 이전의 ‘하나‘는 곧 남성인 셈이다. 이때 동일성의 원리, 동일성의 욕망은 중성적이거나 중립적인 것이아니라, 남성적인 원리이자 남성적인 욕망이다. 지워진 차이는 여성적인 것뿐이다. - P17
이리가레는 남근 선망이 여성의 욕망이 아니라 남성의욕망이며, 여성은 이 남성의 욕망이 투사되는 거울이라고 본다. - P17
여성이 남근을 선망한다고 함으로써 남근은 한층 더 큰 가치를 갖게되고, 그것을 소유한 남성의 우월적 지위도 보장된다 - P18
이리가레는 이것을 "남근중심적 변증법"이라고 부른다. - P18
이리가레 철학의 목표를 한마디로 하자면, 성차를 은폐하고 제거하는 남성 중심적 담론과 상징 질서를 비판하고, 남성적 동일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진정한 의미의 성차를복권시킴으로써 여성과 남성이 상호 주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새로운 상징 질서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할 수있다. - P22
페미니스트들은 처음에는 이리가레의 이러한 주장이생물학적 또는 해부학적 결정론이라고 비난했다. (중략) 하지만 우리는 이리가레가 라캉 이후의 정신분석학자라는 점에서 이 구절을 다시 봐야 한다. 이는 이리가레가서술하는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단순히 해부학적 구조나성기관의 기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의미한다. 여성이 경험하는 쾌락은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것이아니라 상상되고 또한 언어적으로 상징화되는 것으로서의 쾌락이다. - P25
본질은 보이지 않는 것, 물질적이지 않은 것으로서 물질적인 것보다 더 우월한 원리다. 전통 철학에서 본질을 지닌 쪽은 남성이었으며 여성은질료에 가까웠다. 본질이 어떤 사물을 그 사물이게끔 하는고유한 성질이라면, 본질이 없는 여성은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아닌 것, 비존재나 다름없다. - P28
성차는 이리가레의 철학을 대표하는 개념이며 동시에 이리가레가 성차의 페미니즘의 대표자로 자리매김하게 된개념이다. - P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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