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압자들에게 보장하는 이익 중에는 그들 가운데 가장 비천한자도 자기를 우월하게 느낀다는 것이 있다. 미국 남부의 한 ‘가난한 백인‘은 자신이 ‘더러운 검둥이‘는 아니라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다. 가장 부유한 백인들은 이런 오만함을 교묘하게 이용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남자들 가운데 가장 보잘것없는 자가 여자들 앞에서 반신半神처럼 행동한다. - P37
자신의 남성성에 대해 불안해하는 남자는 누구보다도 더 여자에게 교만하거나 공격적이거나 경멸적이다. 동류들에게 주눅 들지 않는 남자들은 여자를 동류로 인정할 채비가 훨씬 더 갖춰져 있다. - P38
겉으로보기에 사회적 차별은 대단치 않아 보이지만 그것이 여자에게 미치는 도덕적이고 지적인 영향은 아주 깊어서 마치 자연에서 기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 P39
그들이 진실을 많든 적든 추구하도록 하는 것은 그들의 상황이다. - P40
필시 그 어떤 인간의 문제도 편견 없이 다룬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질문을 제기하는 방식과 취해진 관점들이 이미 논자의 관심에 순위가 있음을 전제한다. 어떤 특질에 대해 말할 때는 반드시 가치관이 작용한다. 어떤 윤리적인 배경 위에서 일어나지 않는 소위 객관적 기술이란 없다. 다소 명백하게 암시하는 원칙들을 감추려고 애쓰기보다는 처음부터 제시하는 편이 낫다. 그러면매 쪽마다 우월한, 열등한, 보다 좋은, 보다 나쁜, 진보, 퇴행 등의 말에 부여하는의미를 명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지 않게 된다. - P41
"여자? 아주 간단하지"라고 단순한 표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말한다. "여자란자궁이고, 난소이며 암컷이다. 여자를 규정하기에 이 말이면 충분해." 남자의 입에서 나오는 ‘암컷‘ 이란 수식어는 모욕 같은 울림을 갖는다. 그렇지만 남자는 자기의 동물성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누군가가 "저건 수컷이야!"라고 말하면 자랑스러워한다.‘암컷‘이란 말이 경멸적인 이유는 여자의 동물성을 강조하기때문이 아니라, 여자를 그녀의 성性 안에 가둬 놓기 때문이다. - P47
모성의 노역에서 벗어나는 시기에 암컷은 때때로 수컷에 필적한다. 말도 암컷이 종마만큼 빠르고, 사냥개 암컷도 수캐만큼 냄새를 잘 맡으며, 원숭이 암컷도 지능을 시험해 보면 수컷만큼 영리하다. 다만 이러한 개성이 주장되지 않았을 뿐이다. 즉, 암컷은 포기를요구하는 종을 위해 자신을 포기하는 것이다. - P65
이러한 생물학적 조건은 극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여자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여자가 처한 상황의 핵심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는 차후의 모든 서술에서 이를 참조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몸은 우리가세계를 파악하는 도구이고, 세계는 파악하는 방법 여하에 따라서 아주 다르게그 모습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 P74
메를로퐁티가 매우 정확하게 말했듯이, 인간은 자연의 종이 아니라 역사적 개념이다. 여자는 고정불변의 현실이 아니라 하나의 생성生成이다. - P75
내가 택한 관점 ㅡ하이데거, 사르트르, 메를로퐁티의 관점 ㅡ에서 만약 신체가 사물이 아니라면, 신체는 상황이라고 말할 것이다. 즉, 그것은 세계를파악하는 우리의 도구며 우리 계획의 소묘다. - P76
모든 정신분석학자에게는 선택이라는 관념과 그와 상관관계인 가치라는 개념에대해 일률적으로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바로 그것이 정신분석학 체계의 본질적인 취약성을 구성한다. 충동과 금기를 실존적 선택에서 단절시켰기 때문에 프로이트는 그것의 기원을 우리에게 설명하는 데 실패했다. 그는 그것들을 주어진 것으로 여겼다. - P88
자신의 자유에서 오는 불안감 때문에 주체는 그 어떤 것‘에서 자기를 모색하게 되는데, 이것은 도피의 한 방법이다. 이것은 매우 근본적인 경향이어서 주체가 전체에서 떨어져 나올 때, 즉 젖을 뗀 이후 어린아이는 곧 거울 속에서 그리고 부모의 시선에서 소외된 가기 존재를 붙잡으려 애쓴다. -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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